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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밥 이야기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5. 4. 6. 22:11

 

 

 

머리밥 이야기/김동우

 

이발소를 갈 것인가?

미장원을 갈 것인가?

한 때는 이런 갈등으로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이발소는 머리 깎는 것이 끝나면 안락 의자가 거의 180도 가까이 제껴진다

그러면 남자 주인의 임무는 마치고 여자 면도사가 바톤 터치를 받아

섬섬옥수로 얼굴의 구석구석까지 면도를 해준다

 

특히 눈썹 부분을 가지런히 정리를 해주고

콧털 정리까지 그야말로 여기까지는 최고의 서비스이지만

가끔 짓꿋은 여자 면도사가 과잉 친절(?)을 베푸는 것이 부담이 되어

미장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뭐 그렇다고 결백증도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남자도 아니지만 이발소의 과잉 서비스가 싫었다

그러다가 과감하게 미장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처음으로 미장원을 들어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얼마동안 쭈빗쭈빗 망설이다가

손님들이 거의 없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설명하고 컷트를 하였는데

이발소와 조금은 다른 스타일로 작품을 완성하여

짜증이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차피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다시 붙일 수도 없는 일이라

머리가 길때 까지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가 원하는 헤어스타일로 완성이 되는가 싶으면

그 미장원의 주인이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다시 또 새로운 미장원 원장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여야만 하였다

아시다시피 헤어스타일은 늘 자신이 원하는 타입이 있기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말 곤혹스럽다

 

그래서 나는 항상 단골 미장원만 가게 되었는데

몇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나의 헤어스타일을 잘 관리하던 주인이

또 바뀌어 버렸다

 

다른 동내를 가자니 그 것도 수월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미장원 원장에게 나의 헤어 스타일을 코치하고

다시 또 수정을 하다보니

미장원 원장님도 조금은 짜증이 나고 많이 신경이 쓰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남들처럼 머리밥이 많은 것이 아니기에

최대한으로 적은 머리밥을 커버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야 하기에

항상 머리 깎을 때는 신경이 예민해 진다

 

만약에 남들처럼 머리밥이 풍성하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머리밥 없는 사람의 고충은 이해하기 힘들거라 생각 한다

 

몇 일 전에는 드디어 미장원 원장님이

이제서야 나의 헤어스타일 관리 비법을 터득 했다고 털어 놓았다

한 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 동안 나의 머리를 깎으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도 웃으면서 이제는 컷트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고

마음에 들도록 깎을 수 있어 좋다고 웃음을 보여주었다

 

한 편으로는 내 성격이 까다로운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스타일인데도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잘 파악하지 못한

원장님의 실력이 조금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머리밥이 빈약한 나의 입장에서는

조금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음에 갈 때는 빵이라도 사들고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