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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보 및 치료법

유전체 분석해 같은 癌에 다른 항암제… 치료 효과 2배로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6. 4. 29. 11:34

 

 

 

유전체 분석해 같은 癌에 다른 항암제… 치료 효과 2배로

 

 

[오늘의 세상] [암 치료 새 지평 열린다] [下]

- 내 몸에 약을 맞추는 표적 항암제

 

유전자 변이 폐암에만 10여種, 피부암·위암 항암제 써서 효과 

- 항암제 교차 사용, 健保가 걸림돌 

과잉진료로 판단, 병원에 과징금… 유전체 분석도 임상 연구만 허용 

 

68세 김모씨는 3년 전 이유 없이 체중이 쭉 빠졌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검진을 받은 결과, 출처를 모르는 암(癌)이 몸 이곳저곳에서 발견됐다. 폐와 간, 흉추와 요추에 전이된 암이 있었다. 가슴과 배 속 림프절에도 암이 번졌다. 김씨처럼 암이 어디서 시작된지도 모르고 전이암 형태로만 보이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항암제를 썼지만, 차도가 없었다.

 

그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2014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하는 암 환자 유전체 분석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환자에게 암을 일으킨 유전자 변이를 찾아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 목적이다. 거기서 결정적 단서가 나왔다. BRAF라는 발암(發癌)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것이다. 이에 의료진은 BRAF 억제 효과가 있는 항암제를 찾아서 환자에게 투여했다. 

 

그러자 한 달 만에 여러 곳에 퍼진 암이 눈에 띄게 줄었다. 마약성 진통제도 끊을 정도로 전신 상태가 호전되어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종양내과 이지연 교수는 "전이성 암 환자 428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여 거기에 맞는 표적 항암제를 골라 투여한 결과, 환자의 종양이 호전되는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높았다"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으로 표적 항암제 선택

 

폐암이라고 해서 다 같은 폐암이 아니다. 세포 종류도 다른 데다, 폐암이 생긴 요인이 환자마다 다르다. 그 차이를 찾는 것이 유전체 분석이다. 이를 통해 알아낸 유전자 변이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이른바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이다.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폐암의 경우 10명 중 6명에서 암을 일으킨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그 종류가 10개를 넘는다. 그만큼 암이 발생한 과정이 환자마다 다르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 의대 삼성유전체연구소를 통해 최대 규모(약 1000명)의 유전체 변이 임상 연구가 이뤄졌다. 거의 모두 항암 치료에도 암이 계속 자라는 진행성, 여러 장기로 퍼진 전이성, 수술로 제거가 불가능한 상태의 환자들이다. 기존 방법으로는 손쓸 도리가 없는 말기 환자들인 것이다. 하지만 분석 결과, 환자의 약 20%에서 새로운 표적 항암제를 찾게 됐고,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피부암 항암제가 폐암에 쓰이고, 위암 항암제가 뇌암에 쓰이는 식의 교차 사용 현상이 관찰됐다. 장기에 따른 항암제 족보가 사라지는 것이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암이 어느 장기에 발생했건 암을 일으킨 유전자 변이에 따라 항암제를 끌어다 쓰게 된다"고 말했다.

 

◇암 환자 유전체 검사 활성화해야 

 

유전체 분석으로 항암제를 골라 쓰는 것이 글로벌 첨단 기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진료 현장에서 쓸 수가 없다. 임상 시험에만 머물러 있다. 거의 모든 항암제의 사용 허가 범위가 장기별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 범위를 넘어 다른 장기의 암에 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인정하지 않는다. 과잉 진료에 해당해, 병원이 약값을 돌려주고, 과징금을 물게 돼 있다.

 

유전체 분석 정밀의학 시대와 너무나 동떨어진 상황이다. 암 환자에게 특효 약물을 찾았어도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암 전문의들은 유전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항암제 처방은 건강보험이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는 "미국암연구협회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체 검사를 해보니, 무려 46%의 환자에서 부적절한 항암제가 투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유전체 분석이 불필요한 항암제 사용을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유전체 분석 검사도 연구 목적으로만 허용된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진단 검사로 등록이 안 되어 있다. 지금까지 대학병원들이 연구비로 검사해 왔기에, 유전체 분석이 이뤄진 암 환자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검사 비용은 정밀도에 따라 10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 한다. 

 

암 전문의들은 암 환자 대상 유전체 분석 검사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면 검사 비용을 낮출 수 있으니 이를 조속히 활성화해서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약물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연구소장은 "정부가 국내 주요 암센터들의 한국인 유전체 분석을 통합 지원하는 공적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전국 대학병원이 공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그러면 한국인에게 맞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도 활발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