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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투병기

위암 3기도 ‘전화위복’ 박귀선 대표의 체험고백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4. 8. 7. 10:08

[2024년 희망가]

위암 3기도 ‘전화위복’ 박귀선 대표의 체험고백

“6개 루틴을 실천하면서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됐어요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2005년, 시각장애 아동의 그림동화책을 만들었다. 점자촉각그림동화책 <아기새>를 개발했다. 우리나라에 시각장애 아동이 보는 그림동화책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2013년, 점자촉각동화책 <아기새>를 맹학교와 점자도서관에 기증하기 시작하면서 점자촉각교구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4년에는 <혼자서도 잘해요> 시리즈 <단추를 잠궈요> <신발끈을 묶어요> <지퍼를 열어요> 등 다양한 점자촉각교구재를 만들어 전국의 맹학교와 점자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2019년, 점자촉각교구재 보급을 위해 사회적 기업 ‘담심포’를 설립했다. 매년 5종 이상의 점자촉각교구재를 개발하며 국내 유일의 점자촉각교구재 개발, 보급 회사로 발돋움했다.

점자촉각동화책을 개발하고, 현재까지 3만 개 이상의 점자촉각교구재를 개발해서 맹학교와 시각장애 아동의 가정, 관련 기관에 무상으로 보급하며 시각장애 아동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담심포’ 박귀선 대표(51세)!

그런 그녀에게 2022년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해다. 박귀선 대표는 “암을 만났다.”고 말한다. 위암 3기 수술을 했다. 항암치료 8회도 했다.

그런데 왜일까? 박귀선 대표는 “암 이후의 삶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루하루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도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하는 박귀선 대표를 만나봤다.

2022년 3월에…

동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다. 위내시경도 하고 대장 내시경도 했다. 그런데 며칠 후 동네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급히 오라고 했다.

느낌이 안 좋았다. 약속을 취소하고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들은 말은 “위암인 것 같다.”고 했다. 위에 1.2cm 크기의 암세포가 있다고 했다.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순간 아찔했다. ‘암이 나에게도 왔구나.’ 그렇다고 억장이 무너지거나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짧은 순간 많은 질문과 걱정이 뇌리를 스쳤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했다.

담심포를 이끌면서 암 환자들의 손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많은 암 환자들이 갑자기 암을 만났다고 했다. 운동도 하고 음식도 골라 먹었는데 갑자기 암을 만났다고 했다. 암은 그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었다. 그런 암을 멋지게 이겨낸 사람도 많이 만났다.

그래서였을까? 박귀선 대표는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죽을 병’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잘해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고 한다. 2022년 4월 12일 수술실로 향할 때도 그런 마음이었다.

위암 1기에서 위암 3기로…

2022년 4월 12일 위암 수술을 했다. 위암 1기여서 위를 70%만 잘라내면 된다고 했다. 굉장히 운이 좋다는 말도 들었다. 항암치료는 안 해도 된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수술 후 마취가 덜 깬 상황에서 들은 말은 많이 달랐다. 위암 2기에서 3기로 보인다고 했다. 림프절로 전이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택적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항암치료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하게 되면 재발·전이 확률을 10~1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박귀선 대표는 “항암치료 8회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더라.”고 말한다.

위암 1기라고 했을 때는 재발과 전이는 걱정도 안 했다. 하지만 림프절로 전이가 됐다면 상황은 좀 달랐다. 전이와 재발이 잘 된다는 걸 알았다. 전이와 재발이 되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도 알았다.

암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이유다. 항암 부작용을 공부하고, 항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도 공부했다.박귀선 대표는 “그런 노력 덕분에 8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하면서 큰 부작용 없이, 체중 변화도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그런 그녀가 매일매일 실천했다는 ‘박귀선 대표표 항암생활’은 6가지 루틴을 날마다 실천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 사회적 기업 담심포를 이끌고 있는 박귀선 대표는 국내 최초로 점자촉각동화책 <아기새>를 펴낸 주인공이다.

매일매일 실천한 루틴 6가지

박귀선 대표가 암을 만나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나쁜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매일매일 습관처럼 실천했다는 루틴은 크게 6가지다.

첫째, 모닝 루틴을 실천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와 가글을 한 뒤 따뜻한 물을 마셨다. 암 수술 후 하루도 안 빼고 마셨다. 몸속을 정화하듯이 천천히 마셨다.그런 다음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샤워를 했다. 항암치료로 힘들 때는 의자에 앉아서 따뜻한 물을 끼얹는 샤워를 했다.박귀선 대표는 “샤워를 하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말한다.

둘째, 카페 루틴을 실천했다.

샤워 후 가볍게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골라 입고 집 앞 카페로 갔다. 오전 내내 집 앞 카페에서 녹차와 물을 마시며 책 읽기를 하고 암 공부를 하고 감사일기를 썼다. 날마다 셀카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박귀선 대표는 “어떻게 하면 항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지도 공부하고, 매일매일 몸에 나타난 변화를 기록하면서 오전 내내 카페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냈다.”고 말한다.

셋째, 음식 루틴을 실천했다.

암을 만나고 알았다. 공복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것을 후회했다. 워킹맘으로 늘 동분서주하며 불규칙하게 식사했던 것도 후회했다. 점심은 대부분 외식으로 때우고 늦은 저녁 식사는 기름진 음식과 맥주 한 잔으로 대신했던 것도 후회했다.

암을 만나고 나쁜 음식 습관 대신 좋은 음식 습관을 하나하나 실천하기 시작했다. 우유와 유제품 대신 콩물과 두부를 먹었다.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채소는 매일 먹었다. 다양한 색의 과일과 채소를 매일 먹었다. 미역, 다시마, 김 등의 해조류도 매일 먹었다. 김치, 동치미, 된장, 청국장, 낫토 등의 발효음식도 매일 먹었다.

그런 반면 가공육, 직화 음식, 튀긴 음식은 입에 대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빵, 과자도 멀리했다.

식사 시간도 조절했다. 첫 음식은 오전 11시에 먹었다. 오전 11시에 첫 음식으로 제철 과일과 당근사과주스를 견과류와 함께 먹었다. 당근은 익히고 사과는 깨끗이 씻은 후 올리브오일 2스푼을 넣고 갈아서 천천히 씹으면서 마셨다.

과일은 알칼리성 음식이고, 효소 또한 풍부해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 박귀선 대표가 매일매일 실천하는 음식 루틴은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 나물, 해조류, 발효식품 위주로 먹는 것이다

첫 식사는 오후 1시에 먹었다. 우엉과 찐 고구마, 간이 약한 나물반찬, 시래기된장국, 두부조림 등으로 밥상을 차려서 먹었다.저녁 식사는 가볍게 먹었다. 오후 7시 이전에 마치고 키위, 바나나, 상추, 호두 등으로 간단히 마쳤다. 저녁 식사 후에는 반드시 공복을 유지하고 야식은 절대 먹지 않았다.

박귀선 대표는 “음식 루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화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매일 배변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면서 음식 루틴을 실천했다.”고 말한다.

넷째, 운동 루틴을 실천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잘 걷지도 않았다. 대부분 차로 이동했다. 그런 생활이 암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다.아침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했다. 오후 운동으로 집 앞 공원에서 1시간 이상 산책을 했다. 차를 타는 대신 걷기를 실천했다. 하루 8천보 이상 걷기를 실천했다. 이렇게 운동하는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인스타그램에도 올렸다.

박귀선 대표는 “매일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적당한 걷기운동을 실천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것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다섯째, 수면 루틴을 실천했다.

항암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심했다. 밤 12시, 1시, 2시 대중없이 눈이 떠졌다. 수면의 질이 엉망이 되면서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었다. 질 좋은 잠을 자기 위해 수면 루틴을 실천했던 이유다.

저녁 식사는 반드시 7시 이전에 마쳤다. 소화가 더딘 고기류도 피했다. 자기 전 물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 휴대폰 사용도 하지 않았다. 족욕을 하면서 복부찜질을 했다. 저녁 9시 30분에 모든 불을 끄고 편안한 자세로 잠을 청했다.

박귀선 대표는 “질 좋은 수면을 위한 폭넓은 공부를 하고 하나하나 수면 루틴을 만들어 실천하면서 불면증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여섯째, 업무 루틴을 실천했다.

암을 만나기 전 워커홀릭이었다. 우선순위가 일이었다. 국내 유일의 점자촉각놀이교구재 개발자이자 보급자로서 할 일이 많기도 했다.하지만 암을 만난 후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하루 종일 일 생각만 하는 대신 자신을 돌보는 데도 정성을 쏟았다.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요리도 하고 집 앞 공원에 나가 산책하는 시간도 꼭꼭 지켰다.박귀선 대표는 “일 대신 건강 돌보기를 1순위로 하면서 삶이 더욱더 충만해졌다.”고 말한다.

2024년 5월 박귀선 대표는?

위암 수술을 한 지도 어느덧 2년째다. 그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다. 박귀선 대표는 “암 이전의 삶과 암 이후의 삶은 180도 달라진 삶”이라고 말한다.

요즘도 날마다 6가지 루틴은 꼭꼭 실천한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힘들지도 않다. 그러면서 좋은 일도 넝쿨째 따라왔다. 몸도 마음도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해졌다.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체크에서 “아무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있다.

6가지 루틴을 날마다 실천하면서 12권의 책도 썼다. 브런치 스토리에 꼼지맘 작가로 등단해서 <나는 암을 태교하기로 했다>도 썼고, <나의 항암밥상-추천음식>, <나의 항암밥상-금지음식>도 썼다. <나의 일주일 항암루틴>도 썼고, <나의 항암부작용들>도 출간해 열렬한 응원을 받기도 했다.

박귀선 대표는 “매일매일 6가지 루틴을 실천하면서 항암밥상 사진도 찍고 걷기 사진도 찍고 하루 종일 어떻게 지내는지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졌다.”며 “암 유병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한다. 만약 그 기록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아이디 @ccomz_mom)에 들어가면 된다.

그래서일까? 박귀선 대표가 이루고픈 꿈도 바뀌었다.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촉각교구재 개발뿐만 아니라 암 유병자들의 아픔과 두려움을 덜어주는 일도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암 유병자들의 질 좋은 삶을 돕는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귀선 대표는 “처음 암을 만나던 날 담담할 수 있었던 것도 암을 이겨낸 롤 모델을 많이 만난 덕분이었다.”며 “암 유병자들에게 좋은 롤 모델은 암을 이겨내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사를 위협하는 암도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그런 롤 모델이 되기 위해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더 열심히 몸을 돌보니 이 또한 일석이조다.

긴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박귀선 대표는 “어느 날 갑자기 암을 만나더라도 무섭고 두려움 대신 변화할 수 있는 강력한 계기로 삼으라.”고 말한다. 암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

출처: 건강다이제스트

http://www.ikunk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4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