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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투병기

담도암 3기, 생존기간 3~6개월 - 수술 후 고스톱 치러 다니십니다. - 한영석 교수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3. 12. 30. 14:07

 

담도암 3기, 생존기간 3~6개월 - 수술 후 고스톱 치러 다니십니다. - 대구가톨릭대학교부속병원 한영석 교수

 

제 글이 담도암 환우분들에게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담도암으로 수술하신 올해 74세 된 어머님 이야기입니다.

 

지난 설에 어머니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머니 팔도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설 연휴 다음날에 어머님이 자주 다니시던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했더니 황달이 심하다며 큰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습니다. 포항의 ㄱ 병원에 들러 CT며 MRI를 찍었더니 상태가 심각하다며 더 큰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습니다. 담도가 막혀 있고, 주위로도 암세포가 많이 전이 된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황달 증상 이외에는 모두 정상적이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비만은 어머님이 본래 갖고 있던 병이었습니다.)

 

청천벽력, 하늘이 노랗게 보였습니다. 삶이 바쁘다고 못다한 효도 때문에 후회만 밀려 왔습니다. 서울로 갈 것이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냐? 저희들이 사는 곳에서 서울까지는 승용차로도 여섯시간이 걸립니다. 포항 병원에서 서울 이외 담도암 수술 잘 하는 곳이 어디냐를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한영석 교수팀을 소개 받았습니다.

 

그날로 바로 대구로 옮겼습니다. 다시 CT 며 MRI를 찍고 각종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론은 담도암 3기, 수술하지 않으면 향후 생존 기간 3~6개월, 수술하기 위해 개복을 해도 전이 상태가 심각하면 수술 포기. 수술을 한다면 향후 경과를 지켜 봐야 한다는 의사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조용히 집으로 가서 하늘의 명을 기다릴 것이냐? 수술을 할 것이냐? 수술을 한다면 이곳에서 할 것이냐 서울이나 다른 곳으로 갈 것이냐? 가족끼리 의논해서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3형제 내외가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난상토론 끝에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영석 교수님의 담도암 수술 임상 경험치와 환자들의 수술 후 회복율도 살펴보고, 수술 이후 간병과 항암 치료에 따른 보호자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했습니다.

 

입원 후 1주일 만에 수술에 들어 갔습니다. 개복 결과 다행히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근치적 절제를 위해 담낭은 물론 췌장 일부, 십이장, 담도를 절제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보통 담도암 수술의 경우 3~4주 후면 퇴원 가능하다고 하였지만 저희 어머님은 두 달 넘게 입원해 있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지만 복부비만이 심하여 수술 부위 봉합한 부분이 낫질 않았습니다. 살이 썩는 냄새가 나면서 진물이 계속 흐르고 튜브를 삽입하여 진물을 받아내었습니다.

 

간병 과정이야 이야기 안해도 다 아실 것이고, 저희 어머님은 수술 후 별도의 항암 치료는 받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진물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여 오월 초에 퇴원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 1달 정도, 2주일에 한 번씩 2달 정도, 그러다 두 달에 한 번씩 병원엘 다녔습니다. 지난 12월 초에는 이제 내년 6월에나 검사 한 번 해보자고 하시네요.

 

퇴원 후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을 꼬박꼬박 챙겨드렸습니다. 수술 후 원기가 부족한 것 같아 녹용을 다려 드렸더니 바로 설사를 하셔서 3일치도 못드시고 중단하였고, 소꼬리 곰탕을 고아 드려도 역시 속에서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민간에서 좋다하는 효소나 다른 약재들도 바로 거부 반응이 생겨서 중단하였습니다. 소화기관과 관련된 장기들을 절제했기 때문에 음식에 민감한 것 같았습니다. 저희들이 챙겨드린 것 중에 보리차가 가장 속을 편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소식을 하게 되고, 틈나는 대로 마을길을 운동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어 하셨지만 조금씩 조금씩 지팡이를 짚고 다녔고 요즘은 지팡이 없이 걸어다니십니다. 지난 김장철에는 손수 양념장을 만드셨고, 요즘은 마을에 놀러다니시며 친구분들과 고스톱도 치시며, 저녁도 친구분들과 함께 드시고 귀가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토요일에 고향 갔더니 어머니 얼굴이 엷은 홍조를 띠고 있어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재발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6월에 중간 검진하고 상황이 되면 다시 한 번 경과를 올리겠습니다.

 

제가 어머니 암 진단으로 당황해 할 때 이 카페가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환자는 의사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 실감나게 해주신 대구가톨릭대학교부속병원 한영석 교수님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입원기간 내내 통원 치료 기간 내내 환자와 보호자를 살갑게 부모처럼 형제처럼 대해주신 한영석 교수님팀에게 허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