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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줄기세포, 전이암세포의 내성 막을 수 있는가? '메트포르민'이 도움이 될까? [동네명의 박춘묵]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8. 10. 3. 14:36



암줄기세포, 전이암세포의 내성 막을 수 있는가? '메트포르민'이 도움이 될까? 


  [동네명의 박춘묵]


암줄기세포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내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공부하다 보니 일부 답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보여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암세포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ATP) 생산보단 주로 젖산을 이용하는 혐기성대사를 이용해서 ATP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기성대사는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보다 훨씬 적은 ATP를 만들죠

우리가 숨을 안 쉬고 살 수 있을까요?
암세포는 그러고도 살아남는다는 것인데요...물론, 암세포가 적은 에너지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구요 일반 세포보다 훨씬 다량의 포도당을 빨아들일 수 있기에 생존이 가능한 겁니다 그리고 아미노산인 glutamine, glutamate를 이용해서 TCA cycle 중간에 있는 alpha-Ketoglutarate로 끼어들기(기질적 인산화)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쓰기도 하구요 암환자들 식이 중 glutamine 배제 식이를 하는 경우가 그런 이유 때문인거죠

암세포는 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산화적 인산화가 아닌 젖산 대사를 굳이 선택했을까요?
이 때 만들어지는 젖산을 자기 주변에 뿌려서 산성 환경을 만들면 면역세포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암세포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자극이 생기는 등 일반 세포와는 좀 다른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진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 방식이 젖산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현상을 Warburg effect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암세포는 또 하나 특이적인 대사 방식이 있는데 그것은 PPP(Pentose Phosphate Pathway: 인산 5탄당 경로) 쪽으로 대사가 더 항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PPP의 임상적 의미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NADPH의 생산이죠 NADPH를 이용해서 주요한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환원형)을 만들어서 항산화 방어 기전이 강화되고, 스테로이드나 지방산의 생산에도 NADPH가 이용되기 때문에 세포 분열을 빨리 하려면 이런 재료들이 필요하겠죠? 즉, 세포막도 만들어야 할테고~둘째로는 Ribose 5-P를 만들어서 DNA와 RNA의 재료를 대 주는데 의가 있습니다 세포 분열을 하고 핵을 만드려면 PPP가 잘 돌아가야 된다는 뜻입니다






포도당이 세포 안에 들어오면 Hexokinase에 의해 G 6-P가 되는데...이 G 6-P는 두갈래 길에 봉착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포도당 대사인 TCA cylcle로 직행하는 Glycolysis와 PPP가 그것이지요





NADPH를 만들고, Ribulose 5-P를 만들 때까지는 비가역적 경로(oxidative PPP)입니다 일단 PPP에 들어가면 여기까지는 무조건 가야해죠 이 부분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TKT(Transketolase)와 Taldo1(Transaldolase)에요 만약 암세포가 세포분열이 더 절실하다면? Ribose 5-P 쪽으로 기질을 소진해버리는거죠 정상적으로는 PPP를 돌고 Glycolysis 과정인 Glyceraldehyde 3-P나 F 6-P 쪽으로 다시 들어오죠(이 때 TKT나 Taldo1을 씁니다) 벗, 세포분열이 절실한 암세포는 Glyceraldehyde 3-P나 F 6-P를 G 6-P 쪽으로 끌고와서 다시 PPP로 밀어 넣어버립니다


만약에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종(ROS)가 급증하는 상황이 오면 어떡할까요? 이 때도 PPP를 미친듯이 돌립니다 Glycolysis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은 지금 중요하지 않죠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인 암세포는 PPP를 통해 NADPH 만들기에 주력합니다 세포분열할 틈 당연히 없겠죠 그렇다면 Ribose 5-P로 기질을 소진하지 않고, TKT를 이용해 가능한 전력을 PPP를 다시 돌리는데 사용하게 됩니다 TKT 억제하고 싶은 맘 드시나요?




암줄기세포나 암발생 초기 또는 전이 등을 위해 암덩어리에서 암세포가 뜯어져 나간 경우에는 암세포가 에너지 공급을 받기 어려울 수 있고, 주변 백혈구의 공격에 취약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세포의 성장 이런 것보단 정착할 수 있을 때까지 주변 환경의 공격에서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놓인 암세포는 Snail(SNA/1) 등을 통해 Glycolysis의 rate-limitting step인 PFK(phosphofructokinase)를 차단하게 됩니다-상기표에서 PFKP인 이유는 전이암 세포와 비슷한 조건으로 혈류에 둥둥 떠다니는 혈소판(Platelet)을 이용한 연구라서 그래요-기가 막히면 어쩔 수 없이 포도당 대사는 PPP로 더 많이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거든요 암세포는 산화 손상에 더 강한 방어 기전을 갖추게 되는거죠


하지만 이런 Snail의 변화는 EMT(Epithelial messenchimal transsition) 동안에는 관찰되지는 않았습니다 암발생 초기나 전이 초기에 일시적으로 생기는 현상인거죠 아주 용의주도한 놈들입니다 심지어 저혈당이 지속되면 Warburg effect를 넘어서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를 통해서도 에너지를 공급받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oncogene이나 molecule들이 Glycolysis나 PPP 대사에 관여하는데요 항암제를 사용할 때 PPP 대사를 억제시킬 수 있다면 암세포의 방어능력 일부가 소실될 것이기 때문에 항암효과가 훨씬 좋아지겠죠 이 분야의 발전도 앞으로 기대해봅니다


산화 스트레스나 DNA 손상이 생겼을 때 마찬가지로 PPP를 더 돌리게 된다는 얘기구요 전이암세포가 Snail을 이용해서 PFK를 억제하는 것을 얼마나 잘 막아낼 수 있겠는가?


이것이 전이암 세포가 생존하기 위한 생리적 전략이라면 막아야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이 부분을 역전시키면 암의 전이를 차단하는데 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거죠 손상 받은 전이암 세포는 PPP 돌리지 말고, Glycolysis로 에너지나 만들다가 뒤져라~ㅋㅋ 팔이 잘렸는데 지혈할 생각도 못하고, 라면이나 끓이고 있는 모습이죠 아~잔인하지만 개념은 와 닿으시죠?

메트포르민(Metformin)이 당뇨병이나 일반적인 질환 상황에서 억제된 PFK의 활성을 역전시켰다는 논문들은 여럿 있습니다 Glycolysis를 활성화시켰다는 것은 의사들 말로 바꾸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켰다고 보면 됩니다


Oncogene으로 억제되거나 풀리는 PKF같은 대사를 일반적인 인슐린 저항성이 아닌 상황에서 메트포르민이 얼마나 역전시킬 수 있겠는가?는 앞으로 리얼월드에서 연구 대상입니다 현재 암환자를 대상으로 수백개(?)의 스터디(RCT)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0년 넘어가면 한개씩 논문이 발표될 겁니다

메트포르민은 약가도 저렴하고, 간혹 소화불량을 보이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부작용도 별로 없고, 신기능 장애(creatinine > 1.4~1.5mg/dL)만 없다면 암치료의 보조제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CT 찍을 때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2-3일 전부터 메트포르민 복용을 중단시키기도 해서 이런 점이 귀찮을 수는 있습니다 

PPP와 암대사
참고가 될 수 있는 논문 2편은 올렸으니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읽어보세요 



                                                


                     


NADPH의 작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NADPH는 PPP를 통해 주로 만들어지게 되구요 또 하나 NADP-dependent malate dehydrogenase에 의해서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만드는 곳은 한정되어 있지만 쓰임은 다양합니다 지방산이나 스테로이드 생산할 때 NADPH가 필요하구요 이 때문에 세포분열 시 NADPH가 필요하겠죠


그리고 해독에 주로 작용되는 cytochrome P450도 NADPH가 있어야 돌아갑니다 혈관 확장에 쓰이는 NO의 합성 시에도 NADPH가 필수입니다 만약 NADPH가 없다면 NO 대신 superoxide가 만들어지죠 그리고 면역세포 안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일 때에도 NADPH가 있어야 superoxide, H202, HOCL, Hydroxy radical을 만들어 쓸 수 있습니다 NADPH 아주 중요한 놈입니다

그리고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을 환원형(G-SH)으로 재생할 때 필요합니다 암세포가 산화손상에서 살아남는 것이 바로 글루타치온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암치료할 때 글루타치온을 암환자에게 남발하면 안됩니다 환자에게 해가 될 지 득이 될 지 고민하면서 써야 하는 약인거죠


신경 손상이 갑자기 오고, 환자들이 손발이 저려서 너무 힘들어 한다면 또 항암치료 자체로 죽게 생겼다면 당장은 글루타치온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테로이드처럼 잘 쓰면 명약인 것이 바로 글루타치온입니다 

동네명의 박춘묵 원장은 의사로서 무엇이 최선인가? 고민하며 진료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배워야겠죠 모르는 것도 산더미니까...하지만 제가 가는 이 길도 하나님께서 '스톱'을 외치신다면 내려 놓아야겠죠 크리스천의 우선 순위는 하나님인데...바쁘고 지친 병원의 일상에 묻혀서 삶의 우선 순위가 파괴되는 것을 하나님께선 좌시하지 않을
분이기 때문에...더 겸손하게 납작 엎드려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