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수술 후 배변습관의 변화 및 치료
암을 수술하면 여러 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데, 특히 직장암의 경우 수술 후 환자들을 괴롭히는 증상들이 다른 부위의 대장암에 비하여 많이 나타납니다. 직장암의 수술은 흔히 직장을 절제하고, 림프절을 모두 제거하며, 이후 대장과 남은 직장 혹은 항문을 연결해 줍니다.
이러한 수술법을 전방절제술 혹은 저위전방절제술이라고 합니다. 이 수술을 하면 필연적으로 배변습관의 변화, 배뇨습관의 변화, 성기능의 장애가 발생하는데 이 모든 것이 다른 부위 대장암 수술에 비해 적응이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틀어 전방절제증후군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주로 배변습관의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직장암 수술을 하면 우선 직장이 제거됩니다. 또한 주위 신경이 절단되거나 최소한 손상을 받습니다(물론 신경보존술이라는 술식을 시행하지만 최소한의 손상 및 직장으로 가는 신경의 절단은 막을 수 없습니다.). 또 배변을 조율하는 골반저의 근육이 손상됩니다. 항문괄약근도 피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 후에는 골반전체가 염증과 부종이 생기게 되고 필연적으로 섬유화가 일어납니다. 골반의 전체적인 모양도 변화하게 됩니다. 또한 직장뿐 아니라 상부의 장관도 유착 등으로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수술 전후 받는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 직장염 혹은 장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방절제증후군이라는 배변습관 변화의 원인이 됩니다.
배변습관 변화는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경험하는데 주요 증상은, 우선 배변횟수가 많고(심하면 하루 30번을 보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배변 시 양은 매우 작으며,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변을 보는데 한번에 나오지 않고 힘을 주어야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간혹 피가 섞여 나오거나, 변을 지리는 변실금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이로 인하여 항문주위 피부가 헐어서 항문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리실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앞에서 말씀드린 변화 때문에 생기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면 직장의 기능 중 하나가 창고와 같이 변을 보관하고 한번에 내보내는 역할입니다. 창고가 없어졌으니 내려오는 변을 보관하지 못하고 바로바로 조금씩 자주 내보내야겠지요. 잦은 배변의 원인이 됩니다.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예이지만 왜 이런 증상들이 생기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암수술을 하면 100이면 100 다 이런 증상이 생깁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좀 더 심할 수 있는 경우를 말씀 드리면 우선 항문을 아주 어렵게 살려서, 조금의 직장도 남아있지 않는 경우, 방사선치료를 한 경우, 환자의 연세가 많은 경우, 당뇨, 간경화 등의 병력이 있는 경우, 아주 심한 염증을 동반한 암의 경우(심한 경우는 암이 터진 상태로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주변 침윤이 있어서 수술의 범위가 컸던 경우 등은 더 심한 증상이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 증상이 똑같이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3개월까지가 심하고 이후 서서히 회복되며 1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가 생활에 적응할 정도로 회복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1년이 지나면 환자가 회복할 수 있는 정도의 약 80-90%정도로 회복하십니다.
제 경험으로도 많은 환자분들이 1년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적응할 정도까지는 회복합니다. 그러나 이 것이 수술전과 같아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은 수술전과 거의 비슷한 정도까지 회복하지만 어떤 분은 2-3년이 지나도 상당히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 이제 어떻게 조절을 해야 할까 알아보지요.
1. 우선 이런 증상이 내가 잘 못되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안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직장암 수술 후에는 어쩔 수 없이 경험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단 심하게 열이 난다거나 농이 나오거나 하는 경우는 의사를 찾아야겠지요.
2.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술 후 적응은 단순히 약을 써서 해결되지 않는 만큼 골반의 상태가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조금은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3. 증상치료가 필요합니다. 즉 약을 써서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은 주로 배변을 줄이는 약(쉽게 말하면 설사를 줄이는 약)과 통증을 줄이는 약을 쓰게 됩니다. 마약성분의 약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으므로 마약성 약을 자주 쓰기도 합니다. 일시적으로 쓰는 것은 문제 없으므로 이런 약을 쓰는데 너무 예민하실 것은 없지만 장복하는 것이 좋지는 않겠지요. 또한 너무 약을 세게 쓰면 오히려 변비가 생겨서 크게 고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잘 조절해서 써야 합니다.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4.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 좌욕 하셔야 합니다. 피부관리를 위해서 좌욕, 깨끗하게 말리기 등을 하셔야 하며 연고 등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연고는 간단한 항생제가 들어있는 정도면 충분하고, 분이나 바셀린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좋기로는 장루보유자의 피부관리를 위하여 쓰는 피부연고도 비교적 효과적입니다.
5. 식사조절입니다. 자극성 있는 음식,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 등은 증상을 더 악화시키므로 부드럽고 과하지 않도록 음식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셔야 합니다.
6. 배변습관의 호전이 없는 분들은 운동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절반 정도는 상당히 증상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약간 좋아지거나 별 변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힘들거나 돈이 많이 드는 치료가 아니므로 한 번 시도해 볼만 합니다. 단 이 치료는 수술 후 약 6개월 정도는 지나서 하는 것이 좋으며, 최소한 한 주에 한번은 병원에 오셔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또 이러한 치료를 할 수 있거나 경험이 있는 병원이 거의 없다는 것도 제약이 됩니다.
7. 외출이나 일을 할 경우는 약을 써서 보조를 하시는 것이 좋고, 기저귀나 여성용 패드를 사용하는 것도 활동성을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직장암 수술 후 배변습관의 조절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의사입장에서도 뽀족하게 이거다 하는 방법이 없어서 답답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노력하신다면 많은 경우 이를 극복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료출처: 김희철교수님 대장암과싸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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