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와 암
암세포에서의 비타민 D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있었으며, 실험실에서 세포로 연구했을 때 비타민 D가 흑색종의 증식을 줄여주며 백혈병세포를 분화시키는 것(즉 악성세포에서 양성세포로 변화시킴)이 관찰되었습니다.
비타민 D의 작용에 대한 실험실 연구 (in vitro study)에서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세포자살 (apoptosis)를 증가시키고, 분화를 유도하며,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고, 암의 주위조직 침범과 전이에 관여하는 요소를 줄여주고, 신생혈관형성을 억제시키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림-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다니~??
동물실험에서 사료에 비타민 D보충제를 섞어주면 설치류의 몸에 심은 종양이 자라는 속도가 늦어지고, 양발생모델에서는 종양 발생이 줄었습니다.
1930년대와 40년대에 위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이 암에 잘 걸린다는 보고가 있었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에서는 비타민 D결핍이 있으면 거의 모든 암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재분석을 했을 때에는 대장암이 가장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을 나타났습니다.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에서 다양한 관찰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비타민 D의 수치가 암 발생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췌장암의 경우 비타민 D 수치가 높으면 오히려 발생이 증가하기도 했음)
암을 진단받았을 경우, 비타민 D의 수치에 따라서 사망률이 다른지에 대한 연구도 있었는데, 대장암이나 전립선암에서는 비타민 D결핍이 있으면 암에 의한 사망이 높다는 연구가 있었고, 메타분석에 의해서도 비타민 D결핍이 있으면 암에 의한 사망이 높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비타민D가낮은것이사망률이높은것의원인인지, 진행해서움직이지도못할정도의상태이기때문에비타민D가낮은것인지를파악할수없기때문에해석에주의를요합니다.
암환자에서 비타민 D를 주는 것이 생존율을 향상시키는지, 또는 종양반응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해서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있었는데, 2상연구였던 ASCENT‑I 연구에서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castration resistant prostate cancer, 호르몬 치료에도 불구하고 진행한 전립선암)에 표준치료제인 도세탁셀 (docetaxel)에 DN‑101 (비타민 D 제제) 또는 플라세보를 준 것을 비교하였을 때 생존기간이 길어진 것이 관찰되어 3상 연구인 ASCENT‑II 연구를 시행하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1,200명의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DN‑101 또는 플라세보를 병합하여 준 것을 비교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DN‑101을 준 군에서 생존기간이 더 짧아진 것이 관찰되어 연구를 조기종료 시켰습니다. ASCENT-II 에서는 DN-101 군에서는 도세탁셀 (docetaxel)을 1주일 간격으로 주었고, 플라세보 군에서는 3주일 간경으로 주었는데, 원래 3주마다 주는 것이 매 주 주는 것보다 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가 있어서 ASCENT-II 연구의 결과 해석은 주의를 요합니다만, 이후로 대규모 전향적 임상시험은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암 발생을 낮추는지, 그리고 항암치료를 할 때 비타민 D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결론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렇듯 세포연구, 동물연구, 역학연구에서는 비타민 D결핍과 암의 연관성이 보이는 결과들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암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하여 고용량 비타민 D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습니다.
근거중심의학에서는 수많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관찰연구가 있더라도 잘 수행된 한 개의 전향적 무작위 대조 연구를 이기기는 어렵지요. 아직까지는 무작위 대조 연구가 없는 상황이라서, 암 환자에서 비타민 D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이전 블로그 글 참조 - 근거 중심의학 http://oncologist.kr/220088166528)
제 생각으로는, 암 진단을 받은 후 비타민 D 결핍이 있다면 보충을 해 주는 것이 좋겠지만, 결핍이 없는데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떠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비타민 D는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하루 권장량의 경우, 기관에 따라서 정상이 어디까지인지, 하루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Institute of medicine이라는 곳에서는 70세 이하는 하루 600 IU, 70세 이상은 하루 800 IU의 비타민 D를 섭취하기를 권장했고, 25-OH vitamin D < 20 ng/mL를 비타민 D결핍으로 정의했습니다.
Endocrine society에서는 성인의 경우 하루 1500-2000 IU의 비타민 D를 섭취하도록 권장했고, 비타민 D 결핍은 25-OH vitamin D <20 ng/mL인 경우, 그리고 비타민 D 붖고은 25-OH vitamin D가 20-29 ng/mL인 경우로 정해놓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뼈의 건강을 위한 비타민 D 섭취만 권장되고 있습니다. (즉 심혈관질환, 근력, 면역계, 암에 대한 비타민 D 섭취는 권장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얼마나 생길까요??
화상 면적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9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피부 표면적을 계산하는 공식인데,화상과 마찬가지로 햇볕을 쪼일 때 어느 부위에 쪼이면 비타민 D가 생성되는 데 얼마나 기여하나를 이 9의 법칙으로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햇볕을 쪼일 때 “충분한 양”의 햇볕을 쪼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경한 정도의 화상을 입는 일광양의 반쯤 햇볕을 쪼이라고 합니다. 몸 전체에 0.5 MED (Minimal Erythemal Dose; 24 시간 후 피부가 분홍빛으로 변할 정도의 경한 화상을 입는 최소한의 태양광선의 양)의 UVB를 쪼이면 경구로 7000–10,000 IU의 비타민 D를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합니다. 따라서 약 20%의 피부표면에 0.5 MED의 햇볕을 쪼이면 약 1400–2000 IU의 비타민 D를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얼굴은 피부면적도 작아서 비타민 D생산에도 관여를 적게 하고, 태양을 많이 받아서 화상이나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큰 부위이므로 일광욕을 하더라도 얼굴은 모자나 선스크린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일광욕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경구로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이 좋겠지요.
뼈 이외의 효과를 위한 비타민 D 섭취 권장
많은 수의 역학연구에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암, 감염, 자가면역, 심혈관 질환의 발병위험이 올라간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비타민 D 보충이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경하게 만들어 준다는 무작위 전향적 연구는 없습니다. 게다가 뼈의 건강을 위하여 권장되는 비타민 D 혈중 농도는 알려져 있으나 뼈 이외의 효과를 위한 비타민 D의 농도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골다공증이나 낙상 예방을 위한 비타민 D 보충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주는 비타민 D는 추천되고 있지 않습니다.
즉 비타민 D 결핍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질환들을 호전 또는 예방을 위해서 비타민 D를 섭취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일 비타민 D결핍이 있다면, 충분한 양의 햇볕을 쬐거나 정해진 대로 경구로 섭취하면 되겠습니다.
비타민 D 결핍 시 섭취 방법
비타민 D결핍시에 보충은 경구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용량은 결핍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게 처방할 수 있습니다. 경구 섭취시 흡수가 정상적인 사람에서는, vitamin D3를 100 IU (2.5 mcg) 줄 때마다 혈중 25-OH vitamin D 농도는 약 0.7~1.0 ng/mL 가 상승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기저 농도가 낮은 사람은 증가 폭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비타민 D 결핍이 있을 때 정상인에서의 일일 권장량만 복용하는 것 보다는, 혈중 25-OH Vitamin D 농도가 20 ng/mL이하인 사람은 50,000 IU vitamin D2또는 D3를 주 1회 처방하여 6~8주간 복용하고 이후로는 유지용량으로 하루 800 IU이상의 비타민 D3를 지속 복용하는 방법으로 비타민 D결핍을 좀 더 빠르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물론 투여 방법이나 용량은 엄격하게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사실 비타민 D 보충에서 매일 주는 것, 일주일에 한 번 주는 것, 한 달에 한 번 주는 것에 대해서 무엇이 나은지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매우 고용량을 일 년에 한번 주는 것은 오히려 골절과 낙상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서, 매일, 일주마다, 또는 한 달마다 주는 것은 사정을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칼슘을 같이 주어야 효과가 좋은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혈중 25-OH vitamin D 가 20~30 ng/mL 이었다면 하루에 600~800 units을 주면 충분합니다. 흡수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장 수술을 했다던가, 기타 이유로), 경구로 주는 비타민 D의 흡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고용량의 비타민 D를 주어야 (예를 들면 매일 10,000~50,000 IU) 결핍이 해소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
비타민 D는 인체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암에서도 여러 기능을 하고 암 환자의 생존 향상 또는 항암치료의 효과 증대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되지만, 아직까지 인간에서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명확한 효과가 증명된 적이 없기 때문에, 비타민 D 결핍이 있으면 뼈의 건강을 위해서 보충은 할 수 있지만 암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고 보충하는 것은 근거가 없으며 권장되고 있지 않습니다.
참고 문헌
Willams textbook of endocrinology, 20th edition, chapter 28 (hormones and disorders of mineral metabolism)
Dermatoendocrinology 2013 (sunlight and vitamin D; a global perspective for health)
Nature cancer review 2014 (the role of vatamin D in regucing bone risk and progression)
http://blog.naver.com/ingni79/22015037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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