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은 왜 다발성으로 생길까?
전립선암은 한 개만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3내지 7부위에 다발성으로 생깁니다. 그래서 전립선암이 발견되면 암 부위만 치료하지 않고 전립선 전체를 치료합니다. 암의 위치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암을 타겟으로 하는 국소치료는 전립선을 바둑판처럼 촘촘히 조직검사를 하는 맵핑 조직검사가 필수 과정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립선암은 왜 여러 부위에 동시에 생길까요?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생길 확률은 불가능에 가까울 겁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서 그 기전을 제시한 논문이 네이쳐지에 실렸습니다.
암은 한 부위에서 그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혈관을 떠 돌다가 다시 돌아와 새로 자리를 잡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암이 주변을 침윤하고 혈액을 통해서 전이하는 과정이 암 초기부터 일어나서 원발암이 자란다는 설명입니다. 암 초기부터 circulating tumor cell, 즉 혈액내 암세포가 발견된다는 최근 연구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설명입니다.
암이 주변으로 번지는 과정이 침윤(A) 뿐만 아니라 혈관을 통해서(B) 이루어 진다는 설명입니다. 혈관 속을 떠다니는 암세포는 대부분 면역세포들에 의해서 제거되지만 일부 암세포는 다시 조직내로 이동해서 다시 암을 만드는데 가장 환경이 좋은 곳, 즉 암이 발생한 곳에서 다시 자리를 잡는다는 설명입니다.
전립선암으로 따진다면 암세포는 혈관이나 임파액을 통해서 전신을 순환하다가 다시 전립선 다른 부위에 자리를 잡는 다는 겁니다. 혈액 속 전립선암은 특히 뼈조직에 잘 정착하는 성질을 갖습니다(B). 전이암도 마찬가지로 침윤(D)과 혈관을 통해서 (E) 그 크기와 범위를 넓히게 됩니다.
전립선암 환자에서 떼어낸 전립선의 단면입니다. 세군데 암이 있는데 각각 악성도가 다릅니다. 아무리 봐도 암이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암이 세 곳에 동시에 생길 확률은 복권 1등에 연속 세번 당첨될 확률과 비슷할 겁니다. 전신 순환을 통해서 다른 곳에 자리를 잡는 다는 이들의 설명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특히 이들은 전신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악성도가 나쁜 암으로 진화한다고 합니다. 물론 여러 혈액 내 여러 암세포 중에서 가장 악성도가 높은 암이 살아남아서 전립선에 다시 자리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여러 부위에 생길 뿐만 아니라 각각 악성도가 다른 것도 멋지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진행하는 것은 정원에 민들레가 자라는 것과 비유할 수 있습니다. 민들레 씨앗이 가까이 떨어지면 전립선 속 다발성 암이 되고 멀리 날라가면 뼈 전이가 되는 겁니다. 이는 치료와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전립선암이 다발성이라면 미세 전이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발성 암과 전이암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 초기부터 암세포는 혈관을 타고 전신을 순환합니다. 그 중 소수는 전립선으로 돌아와 다른 곳에 자리잡고 극소수는 뼈에 자리잡습니다. 전립선에 자리잡은 암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멀리 자리잡은 미세전이암은 재발의 원인이 됩니다. 식이요법과 보조약물치료는 진단즉시 시작해야 합니다. 혈액내 암세포를 청소하는 비타민씨주사도 진단후 빨리 시작할 수록 좋습니다.
전이암이 늘어나는 과정도 혈관을 통한다면 비타민씨 주사가 전이암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자리잡은 암이 커지는 것을 막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장기에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현재 모든 치료는 암세포를 죽이거나 증식속도를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혈액을 통한 암세포의 이동을 차단하는 비타민씨주사가 기존 치료방법과 시너지를 보일 수 있는 근거입니다.
미세전이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실패하고 재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혈관내 암세포의 수나 미세전이 위험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받기 전에 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진단을 받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정보가 없어 혼란스러운 이 시기가 논란 많은 비타민씨주사 적기라는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2020년 12월 23일
선릉탑비뇨의학과 박문수
[출처] 전립선암은 왜 다발성으로 생길까?|작성자 비뇨의학과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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