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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1. 1. 19. 10:45

 

 

 

바 다 / 장수경 

 

너의 속정 그리워 가슴 싸아한 날엔

괜스레 어물전 앞을 서성대다가

물미역이라도 한 다발 사와 코를 발름거리면

청때깔 눈부시게 가물대는 너

뻑뻑한 목울대에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하지 못 하고

기어이 네 가슴팍에 닿는 막차를 탄 것이

 

그래,환장할 너의 갯내

가슴속 묵정밭 서너 마지기

수천의 울음 쏟아 갈아엎어

뒤채는 너의 등짝에 실려두고

겨드랑이 오목한 너럭바위에 엎드려

별빛 닦는 네 노래에 혼곤히 젖다가,젖다가

이 밤 정분 도타이 엉킨들 또 어쩌겠느냐

차라리 두 눈썹 하얗게 바래도 좋아라

 

갈매기 참방대며 제 길 트는 해오름녘

눈부신 살결 위로 요요히 햇살을 깔고

어제처럼 는실난실 감겨오는 너

난 몰라라, 요 너럭바위에서

덜컥 일을 내고야 말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