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눈물이 나지 않는 걸까 / 장수경
바람에 뒤채는 잎새 위에 쏟아지는
햇살을 보며 멍때리고 있는데
불현듯 먹먹한 가슴을 밀어올리며
목울대가 뻑뻑해 온다
이래저래 서러웠던 일들이 고개를 들고 달려온다
이럴 땐 눈물을 쿡쿡 찍어내고 싶은데
하, 도무지 눈물이 나지 않는다
행간마다 꽂힌 압화들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푸악ㅡ 물을 품어도 까딱 않는다
툭하면 눈두덩이 뜨거워지던 봄여름가을겨울
짜디짠 그 소금톨들은 어디서
또 무얼 절이고 있단 말인가
지금 나는 간절히 울고 싶은데
왜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는 걸까
가슴의 돌덩이가 너무 무거워
멍때리기 불편한 오후
햇살을 빨아먹는 빨래들 위에
집게에 덜컥 물린 익숙한 얼굴 하나가
시선이 풀린 채 멍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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