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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 칼럼 ' 나의 암치료 이야기' ⑤
25년 이상 난치암 환우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25년 넘게 4만여 명의 난치암(4기 또는 말기) 환우들과 상담을 해오고 있다. 지나고 나면 마음이 흡족할 때도 있었지만 반대로 마음이 아주 많이 힘들 때도 있었다. 병원에서 환우들을 치료하며 직접 상담했을 때, 그리고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상담할 때 힘들었던 내용을 옮겨본다.
이 세상에 100% 만족스러운 암 치료법(병원, 약 또는 제품, 기기)은 없다고 본다. 환우들이 선호하는 주요 대학병원, 암치료의 명의에 만족도를 살펴봐도 찬반 의견이 있고 호불호가 존재한다. '암 치료에 좋다'는 제품이나 의료기기, 병원 밖 요법(보완대체요법 등)에 대한 피드백도 무척 다양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니 "이 병원은 어때요?", "OO한의원은 어떤가요?", "이 선생님 어때요?","이 제품, 이 기기는 어때요?"라는 질문을 받아도 똑부러지게 대답해줄 수 없다. 같은 제품을 써서 효과가 좋았던 환우는 좋은 평가를 하며 다른 이에게 권유를 하지만, 안 좋았던 환우는 원망과 비난하기 일쑤다. 나 역시 나중에 원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해주지 않는다. 내가 운영하는 다음 카페에도 그런 질문은 되도록 올리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상담한 환우는 대부분 유명한 대학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한 난치암 환우가 대부분이기에, 쉽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거의 없었다. 그간 내가 배우고 경험했던 내용을 토대로 '만약 내가 암환자라면 이렇게 하겠다'란 정도의 도움을 주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을 암으로 먼저 떠나 보낸 뒤의 애틋한 심정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면서 조언할 뿐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마음이 참 안 좋을 때가 있다. '차라리 환우 상담을 아예 하지 말까', '나와 연관된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우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사실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라면 어느 누구도 치료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난치암을 쉽게 낫게 해준다는 사람이나 요법은 심하게 말하면 사기일 수도 있다.
나는 국내 메이저급 병원에서 치료되지 않은 암 환자를 회복시킨 사례가 있다고 하면 일단 치료를 했다는 사람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평가해본다. 확실하게 낫게 한 경우가 10%라도 된다면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의무기록 상 호전이 확인된 환우가 10명 이상인 병원 밖 치료법을 찾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대부분 말로만 "암을 많이 고쳤다", "환자를 낫게 했다"고 하니 힘이 빠질 때가 참 많았다. 건강식품 하나를 몇달 먹고 암이 싹 없어졌다면 그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정말 건강식품(건강기능식품 포함)을 먹고 암이 나았다면 내게 가져오길 바란다. 혹시 암이 없어진 사례가 있더라도 어쩌다 그것을 침소봉대해서 여기저기 알리기 이전에 재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암 환우가 상담을 요청할 때만 상담을 해드린다. 내 조언은 늘 똑같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암은 힘들다. 내가 권하는 방법을 그대로 안 해도 된다. 나와 연관된 병원 치료를 꼭 받을 필요는 없으니 내 조언은 참고만 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결심대로 하면 된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에게도 치료효과를 장담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한 난치암의 경우, 암 크기와 혈액검사 표지자의 수치가 급등하지 않고 삶의 질(통증, 기분, 식욕, 수면, 운동 등)이 호전되면 치료가 듣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해주면서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결정하라”고 환우들에게 몇 번 씩이나 강조한다. 일부이지만 어떤 환우들은 결과가 나쁘다며 나를 원망하기도 했다.
나는 23년전 1999년 5월 24일, 당시 열아홉 살이었던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사랑하는 아들을 암으로 떠나보냈다. 그 때 가슴에 맺힌 한을 가지고 오직 병원 포기암, 난치암 치료의 희망 찾기를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생전에 내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리기를 바라면서 지내다 보니 벌써 일흔이 넘는 나이가 됐다.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아들과 재회한다면 '원 없이 연구 길을 잘 걸어왔다'고 말하고 싶다. 난치암 치료 희망찾기가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겠다.오직 난치암 환우의 웃음을 보는 것만 나의 꿈이다. 난치암 환우를 살린 분이 내게는 스승이요, 난치암에서 살아난 환우는 내겐 보물과 같은 분이다.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암을 치료할 가능성이 10~20%라도 있다면 도전하기를 나는 권한다. 내가 경험하고 느끼고 배운 것을 진실되게 표현하는 것이 충분히 공감된다면 조언을 따라도 된다. 그 방법이 자연치유든, 병원밖의 특정요법이든, 한방치료든 상관할 일은 아니다. 흑묘백묘론처럼 난치암을 고치는 게 진짜 '인술'이라고 본다.
다만 최종 선택은 환우 자신과 가족의 몫이며, 마음이 찜찜하거나 조금이라도 후회될 여지가 있다면 시도하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 : 캔서앤서(cancer answer)(http://www.cancerans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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