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감기.땀냄새까지 줄이는 마늘 이야기


재미있는 문화가 있다. 한국인들은 서양인의 암내(겨드랑이 냄새)에 질색하고, 서양인들은 한국인의 마늘냄새(?)를 싫어한다. 그런데 최근 마늘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스코틀랜드의 스털링대학과 체코의 프라하대학 연구진이 ‘남성의 마늘섭취가 여성의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것이다.


사실 이들의 연구 목적은 다른데 있다. 바로 ‘마늘이 겨드랑이 땀 냄새를 줄여주는가’, 더 정확히 말하면 ‘마늘을 어떤 형태로 섭취해야 겨드랑이 땀 냄새를 더 줄일 수 있는가’이다.


실험 방식은 이랬다. 총 42명의 남성들에게 마늘을 먹지 않았을 때, 생마늘을 먹었을 때, 캡슐마늘을 먹었을 때의 겨드랑이 땀을 (12시간) 채취해, 여성 82명에게 땀패드 냄새를 맡게 한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땀패드에서 느껴지는 호감도(유쾌함, 매력, 남성성, 강렬함 등)를 평가했다.


어쩐지 엽기적인 방법이지만 재미있는 연구다. 결과는 예상 가능했다. 여성들은 ‘캡슐마늘 > 생마늘 > 無섭취’ 순으로 호감을 보였고, 마늘효과는 적은 양보다는 많은 양을 섭취했을 때 더욱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마늘의 항균력이 미생물의 생성을 억제해 땀냄새를 없애준 것이다. 한국인의 마늘냄새(?)가 외국인의 암내를 없애준 격이다.  

마늘 한쪽의 힘! 알리신과 아조엔 

마늘이 암발생률을 줄여준다는 것은 이미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를 통해 여러 번 증명된 바 있다. 그중 가장 이슈가 됐던 연구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 Chapel Hill) 르노르 애럽 교수의 연구결과다.


마늘을 정기적으로 먹은 사람에게서 위암 발생률은 50%, 결장 직장암의 발생률은 70% 가량 낮아졌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2002년에는 하루 2.2g~10g의 마늘을 섭취한 사람에게서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50% 가까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마늘이 전립선암을 줄여준다는 것은 국내에서도 연구됐다. 같은 해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가

전립선암과 방광암 세포를 이식한 30마리의 쥐에게 마늘의 알리신 성분을 투여해 약 87%의 쥐가 회복됐음을 밝힌 것이다.


이밖에 폐암, 간암, 유방암, 치매 예방에도 마늘이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마늘의 항암력은 ‘알리신(Allicin)’ 성분에 기인한다. 알리신은 마늘을 자르거나 으깨는 등 세포가 파괴되면서 만들어지는 성분이다. 마늘 냄새의 주범도 알리신이다. 이는 암 예방 외에도 혈액순환, 소화기능,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비타민B1과 결합하면 탄수화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때문에 돼지고기와 마늘을 같이 먹으면 좋다.


한편 영국의 이스트 서섹스라는 마늘연구센터에서는 ‘알리맥스’라 불리는 마늘보충제가 감기 예방 및 회복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알리맥스를 3개월간 투여한 146명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감기 발병률이 2.5배 감소했고, 이미 감기에 걸린 그룹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재발 빈도가 낮아졌다고 한다.


또한 영국 카디프대학교(Cardiff University)의 ‘감기센터(Common Cold Centre)’에서는 알리신과 함께 ‘아조엔(ajoene)’ 성분이 광범위한 항균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아조엔은 알리신이 황 함유 화합물로 작용해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마늘을 섭씨 60℃ 이상으로 구울 때 생성된다. 이는 혈전 방지와 함께 몸에 쌓인 지방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구울까, 담글까, 생으로 먹을까? 

마늘 성분을 압축한 영양제도 좋지만, 모든 약의 근원은 음식물 그 자체에 있다. 그래서 마늘 섭취방법에 대한 논란도 많다. “마늘을 과다 복용하면 두통, 오심, 불면증을 야기한다. 마늘은 혈전 응고를 예방하는 반면 자칫 출혈의 위험이 있어 익혀 먹어야 한다. 마늘은 익힐수록 효능이 떨어지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등이 그 논점들이다. 그리고 모두 사실이다.


하자만 답은 간단하다. 마늘은 개인의 건강에 따라 적용 섭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적정 섭취량은 다음과 같이 적용해볼 수 있다. 별다른 질병 없이 건강한 사람은 매끼 반쪽에서 한쪽(하루 1.5~3쪽), 위장이 약하거나 몸에 상처가 있을 때는 ‘익힌 마늘’을 하루 한쪽 이하로 섭취하면 적당하다. 단, 출혈이 있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는 마늘 섭취를 삼가 해야 한다. 그밖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간질환이 있는 경우 아침저녁으로 익힌 마늘을 한쪽씩 먹으면 좋다.


마늘은 구워먹으면 혈관에, 생으로 먹으면 암예방에 좋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마늘을 삶거나 기름에 볶으면 알리신 성분이 파괴되므로, 기름 없이 굽는 것이 좋다. 또 마늘을 장아찌로 만들면 설파이드(황화물) 성분이 늘어나 암과 혈관질환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위가 약한 사람은 열처리로 숙성시킨 흑마늘도 좋다.


  


TIP.

마늘장아찌 담그는 방법


1) 깨끗이 씻은 마늘을 체에 밭쳐 2시간 이상 수분을 뺀다.

2) 뜨거운 물에 소독한 유리병에 마늘을 담고 물과 식초를 각각 2컵 반씩 담는다.

3) 2의 상태로 서늘한 그늘에서 일주일간 숙성한다.

4) 7일 후 마늘만 체에 걸러 유리병에 담는다.

5) 거른 식초물은 설탕1컵, 소금5큰술, 양조간장2.5큰술, 청주2큰술과 함께 끓인다.

6) 장아찌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식힌 후 마늘에 붓는다.

7) 다시 7일 후 마늘을 걸러, 장아찌물을 한 번 더 끓인 뒤 식혀 붓고 숙성시킨다.    

의학채널 비온뒤 강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