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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시,수필]

생각하는 세상보다 느끼는 세계에(시낭송 - 유문규) '82년 LP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1. 7. 19. 16:26

생각하는 세상보다 느끼는 세계에(시낭송 - 유문규) '82년 LP

 

 

SIDE A.

1.뒤늦게 내리는 눈(김재원 글)

소유하지 말자.

손을 벌려 잡아 보아도

형체없이 스러져 버리던 욕심

나는 언제고 빈 손이자

 

미소같이 엷은 얼룩만 남기고

스러져 버리던 눈발처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게

나는 언제고 빈 손이다

 

명함만 남기고 무너진 경력처럼

유서만 남기고 중지된 인생처럼

보이진 않으나 실수 없는 죽음처럼

나는 약속이고 싶었다.

2월이건 3월이건 기다리다가

첫눈이 오거든 그때야 만나자는

나는 유치한 약속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자유이고 싶었다

한데 묶은 약속을 둘로 나눠 가지고

웃으며 돌아서는 적당한 자유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또 눈물이고 싶었다

당신의 눈시울에 눈물이 되어

글썽이는 세속적인 눈물이고 싶었다

오늘 나는 만난다

녹아버린 소유와 구두창 밑에

질척거리는 욕심과

돈 안 받고 뿌린 명함과 겨울 보리밭에

몸을 떠는 풀잎 같은 인생과

다시 저 히말라야 산꼭대기 쌓인 눈처럼

색깔이 분명한 죽음과

그리고 약속과 자유와 눈물과

그렇다 눈물

오랜만에 나는 눈물을 만난다

녹음기 속에 죽은 듯 숨겨져 있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음악

온 바다를 염색할 듯이

푸르게만 번져가는 하늘색깔

마지막 고백처럼

한 마디도 안 남기고

다 털어 놓으려는 뒤늦은

눈발 속에서 눈 먼 사내

눈이 멀어 당신의 눈에 글썽이나

보이지 않는 그 연한 눈물.

2.외로운 밤에 멜로듸(작편곡 목소리;엄진)

3.마지막 장미(김남조 글)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움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사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같은 마음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4.후조(김남조)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마주 불러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만난 우리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갓 추수를 해들인

허허한 밭이랑에

노을을 등진 긴 그림자 모양

외로이 당신을 생각해온 이 한 철

 

삶의 백가지

간난을 견딘다 해도

못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눈멀듯 보고지운 마음

신의 보태심 없는 한개 그리움의 벌이여

이 타는듯한 가책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우리

다같이 늙어서 정복한

어느 훗날에

그 전날

잠시 창문에서 울던

어여쁘디 어여쁜 후조 라고나 할까.

 

옛날에

그 옛날에

이러한 사람이 있었더니라.

 

애끊는

한 마음이 있었더니라.

이렇게

죄없는 얘기거리라도 될까.

 

우리들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5.다시는 이별도 없고(김남조)

마지막인 너

네가 떠나려는 길머리

두손을 드리운채

나는

할말이 없다

가슴을 동여맨

낡은 옷가지

무명 한 겹의 감촉마저

羽毛처럼 날아가면

빨갛게 벗은

내 알몸이 하나

도시

어처구니없는 이 허약은

누구의 손을 거쳐

내게 물려진겐고

마지막인 너를

영 너까지 간다는 길머리에 섰는데

검은 머리 제멋대로 흩어지는

바람은 불고

그 무엇도 무심찮게

눈여겨 보이다니

눈도 제대로 귀도 제대로

손 마디마디 관절도 제대로

시퍼렇게 살은채

나만 남는다

다시는 이별도 없고

다시는 이별할 슬픔도 없고

6.다시 또 만납시다(유문규 글)

7.들국화(엄진)

들국화 길을 따라 걷던 마음은

시골길을 걸어가는 소녀와 같아

무심히 떠오르는 작은 생각은

해가 지는 언덕위를 걸어서 가네.

어린시절 좋았던 꽃길을 따라

돌아가는 뒤안길은 즐거운 내집,

흐르는 구름따라 떠나온 후야,

돌아가자 망설여도 가지 못하네

.

.

.

.

.

SIDE B.

1.가난한 이름에게(김남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쓸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에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료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 겨울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때문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 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

2.하늘위로 구름가듯(엄진)

3.사랑하는 정아에게(김남주 글)

 

[출처] 생각하는 세상보다 느끼는 세계에(시낭송 - 유문규) '82년 LP|작성자 동명성제

 

 

다운타운가 다방에서 DJ 활동을 하였던 나의 젊은 시절  

 

 

무아 

그 것은 유무공존의 상태이다

구태어 종교적인 이해를 바라지 않더라도

참된 아는 자신을 느끼는 동시에

느끼지 못한다

아가 지나치게 강조되는 지금의 세상에서

내가 없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게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아나로그 시대의 추억/김동우

 

부산의 무아음악실은

내 젊은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나로그 시대에서

디지탈 시대로 변화되는 시점에서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청바지와 통기타가 한창 유행하고

고고춤이 한창이던 그 때

음악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장소가

무아음악감상실이다

 

그 당시 입장료 250원을 내면

하루종일 죽을 치고 있어도

누구하나 눈치주지 않던 곳이기에

돈 없던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아지트 이기도 하였다

 

그런 추억을 누리다가

부마항재 광주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

휴전선 최전방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첫 휴가를 나와

가장 먼저 찾아 간 곳이 무아였지만

이미 폐업을 한 상태였다

 

다행히 무아 바로 앞 단골식당인 일광집에 가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참으로 아타깝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그때 자주 만났던 죽쟁이들을 볼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또 그 당시 이창환DJ는 개인적으로 자주 만나서

함께 경주도 놀러가기도 하였다

아마도 그 때 첫 아기가 돌이 지났을 무렵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사십대 성인이 되었으리라 생각 한다

 

혹여 지나가는 길이라도

이창환 형님을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 하늘 아래 잘 살고 있는지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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