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과 할미꽃/김동우
늘 외근을 하는 입장인 나는 점심 때만 되면 고민이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병원의 구내 식당을 찾았다.
식권을 매점에서 3,000원주고 구입하여 식당에
들어서니 이미 수 많은 병원 직원과 일반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학병원급이라서 그런지 규모가 상당히 컸다.
족히 300명은 동시에 식사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인데
삽시간에 꽉찬 느낌이다.
힘겹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배식을 받고서 요리조리
살펴보아도 빈 자리가 보이질 않는다.
그러자, 마침 한 사람이 식사를 다하고 나가는 틈을
포착하고 재빨리 그 자리에 앉았다.
주변에는 모두 60대 할머니로 보이는 분들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린듯이 한 할머니가 나에게 말을 했다.
흐미~~~
호박꽃에 앉자버렸넹...ㅎㅎㅎ
나는 처음에는 뭔 말인지를 몰라서
고개를 들고서...
예~~하면서 되물었다.
그러자, 또 옆에 있는 아줌마가 한 마디 한다.
호박꽃이 아니고....할미꽃 이제~~~~~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쪼매 어리둥절하다가 이네...
분위기를 파악하고
아...예.... 꽃밭에 앉으니 기분이 좋습니다..ㅎㅎㅎ
속에도 없는 말을 했다.
이쁜 말 한다고 세금내는 것도 아니고해서..
ㅎㅎㅎㅎㅎ
여자들만 쫘악~
앉아있는 곳에 젊은 남자가 앉으니까
신기했던 모양이었나 봅니다...
뭐...내가 앉고 싶어서 앉은 것이 아니라...
자리가 없어서 앉은 것이지...ㅎㅎㅎ
속으로 웃고 말았다.
그래도...
남자들 틈에 먹는 것보다는 여자들 틈에
낑겨서 먹으니.....
기분이 좋더구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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