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암(癌)이란 유전자의 손상으로 세포의 분열과 성장이 조절되지 않고 계속해서 자라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약 60조 개나 되는데요, 어떤 계기로 인해 이 세포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면 제멋대로 무한 증식하여 독자적인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상 세포의 출현에는 고온의 열, 방사선, 바이러스, 담배나 배기가스와 같은 독성 물질 등의 외인성 요인이 30%, 과로, 고민이나 약물 등과 같은 내인성 요인이 70%를 차지합니다.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는 암 발병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인성 요인입니다.
힐리언스를 찾은 많은 암환자를 만나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암에 걸리기 수년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혼, 사별, 실직, 고부간의 심각한 갈등, 회사에서의 과로 등 감당할 수 없는 쓰나미와 같은 스트레스가 세포들의 고장을 부채질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늘 긴장과 불안이 가득한 삶, 분노와 원망의 응어리와 같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도 세포의 반란을 초래하는 주범입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스트레스 중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마디로 평온, 안정, 침착, 고요 등을 가져다주는 부교감 신경이 들어설 자리가 없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면역체계는 교란되고,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어 체력은 급격하게 고갈되곤 합니다. 이처럼 마음과 삶에 틈이 생겼을 때 암이라는 반란군이 우리를 뒤흔드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암 투병 과정에서도 패인(敗因)의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흔히 "암 환자는 암으로 죽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암에 걸렸다는 상실감과 우울감, '길면 6개월'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씩 우리의 면역 체계를 공격시켜 무력화시키게 되면 결국 암과의 전쟁에서 무릎을 꿇게 되는 것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치의이자 암을 투병한 의사로 유명한 고창순 박사는 그의 저서 < 암에게 절대 기죽지 마라 > 에서 "암은 사람을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어 암세포가 공격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게 한다. 갈등이 깊고 길수록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힘을 잃고 암이라는 강력한 적 앞에 허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만다. 이는 암과의 기 싸움에서 완패해 적과 싸워 보기도 전에 자폭하는 격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암에 걸려도 "아이고, 이 몸에서는 더 이상 못살겠다"하고 배겨나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자신의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요?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 몸은 태어날 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암세포를 따돌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암과 투병 중이라면 "잠시 내가 본성에서 벗어나 있다. 나한테 잘해 줘야지. 좀 더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즐거움을 찾아서 만들고, 삶에 충실하다면 나는 언젠가는 건강한 내 본성을 찾을 것이다"고 자기 암시를 해 주세요.
둘째, 가만히 눈을 감고 좋은 결과를 상상해 보세요. 유도 상상 요법은 흔히 운동선수들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은 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것처럼,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30대, 20대, 10대, 어린 아기, 인간의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없었던 본연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암세포가 차츰 없어지는 중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암 세포와 싸우는 중이다. 머지않아 승리하게 될 것이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면 효과적입니다. 이것은 보완대체의학에서도 흔히 쓰이고 있는 방법입니다.
셋째, 생명의 약동을 느껴 보세요. '생(生)의 철학'으로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생명의 도약을 이루게 하는 근원적인 힘을 '엘랑 비탈(Elan Vital)'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그는 < 창조적 진화 > 에서 "생명체들이 지닌 근원적이고 폭발적인 힘인 엘랑 비탈을 통해 창조가 이뤄진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믿고, 자신 내면에 생명이 약동하는 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인다면 암도 반드시 설 자리를 잃고 물러갈 것입니다.
넷째, 암과 싸우고 있는 내 몸에 틈나는 대로 감사의 말을 해 주세요. 거울을 보면서 하루에 열 번, 스무 번 말로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어제는 운동장 한 바퀴만 돌았는데 오늘은 두 바퀴를 돌았다면 "잘하고 있어! 나는 암과 잘 싸우는 가장 멋진 투사야",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등의 말로 스스로를 격려해 주세요. 또,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사람과 자연, 사물에도 감사의 말을 건네 보세요. 이렇게 의식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뇌에 '긍정회로'가 생깁니다. 우리 뇌의 편도체에 만족을 느끼게 하는 긍정 회로가 자리 잡게 되면 사소한 것들도 비로소 행복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내 곁에 있는 가족들, 아름다운 낙조, 숲이 뿜어내는 향긋한 내음… 지금 바로 이 순간의 삶이 주는 환희와 감동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 주세요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이시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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