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날의 지혜/박노해
큰 것을 잃어 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환자의 기막힌 착각/김동우
병마와 싸우는 동안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 일까?
지금 이 순간에
간절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누구도
나의 삶을 대신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하여야 하고
굳이 거부를 한다면 차선책이라도 시도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다
요행히 재발도 안 되고
전이가 안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 것은 환자의 기막힌 착각 입니다
왜!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타인에게 의지하는가?
답답한 사람아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암 투병의 길/김동우
힘겨운 암 투병 생활에서 외길로 가지 말라
산을 정복하는데는 험난한 코스도 있고
평탄하고 쉬운 코스도 있는 법
그리고 질러가는 지름길도 있기에
바보처럼 외길만을 고집하지 말라
눈이 오면 눈을 피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소나기가 오면 동굴속에서
몸을 피하는 것이 생존 요령이다
무슨 독불장군이라고
눈도 맞고 비도 맞으면서 산을 오를려고 하는가
그리고 길이 아닌 곳은 가지말라
가시 밭길과 천길 낭떠러지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산행에 자신이 있다고
편견과 옹고집으로 밀어 붙이지 말라
항상 산을 경애하고 겸손의 마음으로
산을 올라야 한다
그래야만 암이라는 산을 정복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
8시에 떠나는 행복 열차를
모든 환우님들이 같이 타고 갈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비록 힘든 병마와의 싸움이지만
그래도 좋은 날이 오리라는 기대감과 희망으로
오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꼭!!!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To Treno Fevgi Stis Okto (기차는 8시에 떠나네)
To traino feygei stis ochto
Taxidi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Na mi thymasai stis ochto
Na mi thymasai stis ochto
To traino gia tin Katerini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Se vrika pali xafnika
Na pineis oyzo stoy Leyter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Na cheis dika soy mystika
Na cheis dika soy mystika
Kai na thymasai poios tha xerei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To traino feygei stis ochto
Ma esy monachos echeis meinei
Skopia fylas stin Katerini
Mes tin omichil pente ochto
Mes tin omichil pente ochto
Machairi stin kardia soy ekeini
Skopia fylas stin Katerini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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