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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투병기

사과 좀 깎아 주세요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4. 11. 28. 17:45

 

 

 

사과 좀 깎아 주세요

암(癌) 병동 간호사로 야간 근무할때였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다.

"무엇을 도와 드릴 까요?"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다.

"무슨 일 있으세요?"
놀란 마음에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를 내밀며 말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다.
옆에선 그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어 나는 사과를 깎았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다.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다.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란다.
할일도 많은데 별난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 못들은 척하고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다.
나는 사과 모양새가 여전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그를 뒤로 하고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며칠 뒤, 그는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사실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 깨어 있었어요.
그날 아침,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내밀더라구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깎아 줄 수가 없었어요.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마음을 지켜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나는 그 새벽,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그녀가 눈물흘리는 내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가끔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생각을 역지사지(易地思之)로 해 보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누군가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나의 무지함을 깨웁니다
늘 내 생각이 먼저인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어제는 첫눈도 오고 추운겨울이 가까워지는 요즘 따뜻한 이야기와 따뜻한 사람이 그리워 지네요 ....

옮겨온 글 입니다.

 

 

 

 

 

포기하지 마세요/김동우

 

지금 견디기 힘들고

희망이 빛이 보이지 않아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내 가진 것을 모두 잃었다고

실망하지 하거나

아쉬워하지 마세요

 

그 놈의 고약한 암 때문에

좋다는거 다 따라 하다보니

벌써 몇 년이 지나고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언제나 여지없이

역시나로 마무리 되었지요

 

매일 온 몸을 조여 오듯이

엄습해오는 통증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에 매일 의존을 해야만

하루를 지낼 수 있지요

 

아...힘들다

통증만이라도 없으면 견딜만 한데

어찌 이리도 힘이드는지

 

너무 오랜 기간 암과의 싸움에

이젠 지칠대로 지쳐서 

매일 아침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만 하지요

 

그러나,

그래도 견디고 이겨내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나를 지켜보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절대로 투병을

포기하여서는 안 됩니다

 

언제이고 좋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도

아니 몇 년이 지나도 기다리겠습니다

 

암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벗어나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대와 같이 차 한잔 마시면서

지난 이야기를

나눌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꼭 이겨내어야만 합니다

꼭 이길 수 있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의 쾌유를 위하여

나는 오늘도

그대를 위하여 간절한 기도를 합니다.

 

 

 



랭그리 팍의 회상 / 김도향

 

바위는 남자 나무잎은 여자
바람은 슬픔 비는 그리움
하늘엔 종달새 내 마음은 외로움
내 사랑 있는곳 오 랭그리팍!

사랑은 강물 지난날은 눈물
맹세는 소리 꿈은 메아리
하늘엔 종달새 내 마음은 외로움
눈물로 아롱진 오 랭그리팍!

어제는 옛날 오늘은 단 하루
내 님은 태양 그리워 또 빛나
하늘엔 종달새 내 마음은 외로움
지금도 보인다오 랭그리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