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배우 김자옥 씨가 세상을 떠났다. 팬들에게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안타까움이 더했던 기억이 난다.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폐암으로 투병하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런데, 또 다른 기사에서는 대장암 때문이라고 쓴 것을 봤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수술한 대장암이 재발해 폐로 옮겨간 게 화근이었다.
원발성(原發性, Primary)
원발성은 ‘원’래 그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때로는 최초로 생겼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상대적 용어로 속발성(續發性, Secondary)이 있다. 속발성은 다른 원인으로 인해 생긴 결과일 때를 말한다.
원발성 암이라고 하면 해당 장기에서 처음 시작된 암일 경우다. 대표적으로 간에 원래 있던 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원발성 간암’을 들 수 있다. 간은 온몸을 흐르는 혈액이 거쳐 가는 곳이라, 다른 곳에서 생긴 암세포가 간에 정착한 뒤 암 조직이 자라는 일도 있다. 이러한 경우와 구분하기 위해, 간에 원래 있던 세포가 변한 경우를 원발성 간암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B형간염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C형간염도 늘고 있다. B형·C형 간염 바이러스와 과음은 모두 간 세포를 암 세포로 변하게 해 원발성 간암을 일으킨다.
전이성(轉移性, Metastatic)
암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가 다른 부위로 퍼져나가는 성질, 즉 전이 때문이다. 암세포는 원래 발생한 장기에서 근처 부위로 야금야금 퍼진다.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여행해 더 멀리 위치한 장기로 퍼지기도 한다. 얼마나 크고 멀리 퍼졌느냐에 따라 암은 1기, 2기, 3기 등으로 병기를 표시한다. 멀리 위치한 장기까지 가면 4기에 해당한다. A라는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전혀 다른 B라는 장기에서 발견되었을 때 A암의 B전이라고 부른다. 전이성이 나타난 것이다.
김자옥 씨처럼 대장에서 발생한 암이 멀리 있는 장기인 폐로 옮겨가 발견된 경우, ‘대장암의 폐 전이’가 된다. 그런데 이를 폐에 전이가 되었다고 ‘전이성 폐암’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대장암이 전이된 것이니 ‘전이성 대장암’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어 혼선을 주는 경우가 많다. 암이 처음 시작된 부위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때 전이된 부위에서 얻어낸 암 조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처음 암이 시작된 장기를 짐작하기도 한다. 암은 전이된 장소도 중요하지만, 어떤 암세포로 이뤄졌느냐에 따라 사용하는 항암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 시작된 장기도 중요하다.
전이성 암이 잘 생기는 부위는 뼈, 간, 폐 등이 있다. 멀리 있는 장기까지 암이 퍼지면 수술이 곤란해져, 보통 항암제를 사용하거나 방사선치료를 한다. 일부 암은 암이 처음 시작된 부위와 전이된 부위를 모두 수술하기도 한다. 대표적인게 대장암이다. 간이나 폐 일부에 국한해 전이되면, 상황에 따라 대장 일부와 간 또는 폐의 일부를 수술한다. 폐 전이가 된 갑상선유두암 환자는 갑상선 수술과 함께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한 뒤, 추가적으로 방사능요오드치료를 한다.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 정책이사와 대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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