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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길 따라온 여인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0. 3. 29. 15:49



 


밤 길 따라온 여인/김동우

 

늦은 저녁에 가족과 함께

처갓집이 있는 영양군으로 가기 위하여 부산을 출발하였다

목적지까지는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곳 이고

밤 길 운전이라 항상 조심 스럽다

 

포항을 지나 영덕으로 가는 길은

도로가 확장되어 시원한 고속도로처럼 길이 좋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차량들도 뜸하고

가끔 과속으로 질주하는 차들도 있지만

천천히 2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인가 칠흑같은 밤 이지만

누군가 나를 따라 온다는 느낌이 들었고

의식적으로 룸 밀러를 통해 힐끔 힐끔 쳐다 보았다

그러나, 뒤 따라오는 자동차의 전조등만 보일 뿐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었다

 

나의 속도는 80키로

따라오는 차량의 속도도 나와 똑 같이 주행을 한다

1차선은 텅텅 비어져 있는데

왜 추월을 하지 않는 것 일까

 

30분을 지나도 그 차량은 나의 뒤를 계속 따라오고 있다

속도를 조금 늦추면

그 차량도 속도를 늦추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가는 길을 가야만 하였다

 

영덕쯤 왔을 때 잠시 쉬어 가야 겠다는 마음으로

휴게소에 멈추었다

나를 따라오던 차량도 휴게소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간식으로 먹을려고 오징어 피데기를 구워주는 곳에서

오징어가 구워 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잠시 후 한 여인이 다가옴을 느꼈다

아줌마 오징어 한 마리 얼마입니까

가격을 물어 보곤 구워 달라고 하였다

 

오징어가 몸을 비틀며 트위스트 춤을 추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데

그 여인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난 순간적으로 그 여인을 보았고 

자동적으로 대답을 하였다

네...

그러자 그 여인은

"아저씨는 운전을 참 잘 하시더군요"라고 말을 건넸다.

 

포항부터 계속해서 아저씨 차를 따라 왔는데

신호도 잘 지키시고

과속도 안 하시고

뒤를 따라 가니까 운전하기 참 편했습니다.

 

뒤를 따라 가면서 앞에 가는 저 운전자는 어떤 사람일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어떤 모습의 사람일까 무지 궁금하더란다

그래서 휴게소까지 따라 왔다고 한다

 

그 여인은 한 동안 풀지 못한 수학문제를 시원하게

답을 얻은 듯한 모습이었고

나 또한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네....

감사합니다...

밤 길 운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라는 인사를 주고받고

나는 목적지로 출발을 하였다

 

세상에나...

지금까지 오랜 기간 운전을 하면서 전국을 다녔지만

다른 운전자로 부터 칭찬을 듣기는 처음이다

한 밤 중에 추격도 아니고

한 밤 중에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 하였다

 

다행히

그 여인은 귀신도 아니었고

꼬리 아홉게 달린 구미호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