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다 / 장수경
너의 속정 그리워 가슴 싸아한 날엔
괜스레 어물전 앞을 서성대다가
물미역이라도 한 다발 사와 코를 발름거리면
청때깔 눈부시게 가물대는 너
뻑뻑한 목울대에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하지 못 하고
기어이 네 가슴팍에 닿는 막차를 탄 것이
그래,환장할 너의 갯내
가슴속 묵정밭 서너 마지기
수천의 울음 쏟아 갈아엎어
뒤채는 너의 등짝에 실려두고
겨드랑이 오목한 너럭바위에 엎드려
별빛 닦는 네 노래에 혼곤히 젖다가,젖다가
이 밤 정분 도타이 엉킨들 또 어쩌겠느냐
차라리 두 눈썹 하얗게 바래도 좋아라
갈매기 참방대며 제 길 트는 해오름녘
눈부신 살결 위로 요요히 햇살을 깔고
어제처럼 는실난실 감겨오는 너
난 몰라라, 요 너럭바위에서
덜컥 일을 내고야 말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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