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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시,수필]

산경 / 도종환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3. 2. 4. 09:07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다 지나간다 / 지셴린 

 

늘 궁금한 단어 / 인생...
나에겐 인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아흔해가 넘도록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
인생과 대면하며 살았으니 말이다


나처럼 나이든 노인이 인생에 대한 한담을
나누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는가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곧 한가지 의문이 날 기다리고 있다
바로 " 인생은 무엇인가 " 하는 것이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나도 아직 찾질 못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 언젠간 죽는다" 는 것이 아니라 " 지금 살고 있다" 는 것이다
같은 세월을 살더라도, 누군가는 살아가고, 누군가는 늙어간다
살아가는가, 늙어가는가는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단순히 늙어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사는 일에 집중해야한다
그리고 잘 살아야한다.


슬픔도 고통도 한순간,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커다란 조화의 물결 속에서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게나.
끝내야 할 곳에서 끝내버리고
다시는 혼자 깊이 생각 마시게.”

도연명의 시 「신석神釋」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구절은

저자의 좌우명으로 이 책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정서이다.
물론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고통에 집착하지 않고,
죽음을 비롯해 세상 모든 일들의 끝맺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 또한 “아흔이 훌쩍 넘었지만 인생에 완전히 초연해지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듯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을 사는 것.
하루하루를 매만지며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고통스러워하던 오늘은 바로 어제가 되어 등 뒤에 서있게 된다.
다음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가슴으로 전하는 메시지이다.

“인생 백 년 사는 동안
하루하루가 작은 문제들의 연속이었네.
제일 좋은 방법은 내버려두는 것.
그저 가을바람 불어 귓가를 스칠 때까지 기다리세.”

경제적·정신적 패닉에 빠져 어둑어둑한 길을 홀로 걷고 있는 듯한

요즘 현대인들에게 지셴린은 말한다.
 영국 시인 셸리의 말처럼 “겨울이 왔다면 봄 또한 멀지 않다”고.
“겨울이라 잎사귀는 모두 떨어졌지만,
새 움이 나뭇가지 안에 잔뜩 웅크린 채 봄날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아흔아홉을 바라보고 있는 나도, 당신도 봄날의 꿈을 꾸자"고 말이다.
*
*
막 도서관에 들어온 따끈따끈한 책 한권,

다음 사람을 위해,
책장 하나 여는 것도 조심스런.... 


다 지나간다 / 지셴린 (1911년생 중국사람들로부터 나라의 스승으로 불림)

*** 화사한 봄날에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하나. 인생은 ....???
가끔 한없이 지루하게 생각되던 나의 삶이
예전보다는 훨씬 쓸만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알수없는 자신감과 함께  다시 난 행복해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