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와 호중구 수치가 떨어질 시기에 조심해야 하는 일들
대부분의 항암제는 우리 몸에서 혈액을 만드는 곳인 골수에 작용합니다. 항암제는 빨리 분열하는 세포를 공격하는데, 골수에서 만들어 지는 혈액세포들이 대부분 빨리 분열하는 세포들이기 때문입니다. 골수에서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만들어 지는데, 항암치료로 인해 적혈구가 손상 받으면 빈혈, 백혈구가 손상 받으면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이 손상받으면 혈소판 감소증이 생깁니다. 이는 CBC라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 수가 있습니다.
이중 백혈구는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이므로, 백혈구 감소증이 생길 때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이 생기기 쉽습니다. 백혈구 감소증에 동반된 감염, 발열은 위험한 부작용 중 하나로, 항암치료에 대해 교육받을 때 의료진이 강조해서 설명해 주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백혈구 감소증은 대부분은 항암치료 후 1~ 2주 후에 생기는데, 항암치료 약에 따라서 생기는 시기는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약은 백혈구 감소증이 유난히 심하기도 하지만, 어떤 약은 상대적으로 백혈구 손상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백혈구는 감염을 유발하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와 싸워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 몸의 백혈구 수가 줄면 감염의 위험이 그만큼 커집니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질 때 병원균이 외부에서 침입하기도 하지만, 정상적으로 우리 몸에 존재하는 세균 (normal flora)이 약해진 면역력을 틈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호흡기, 요로, 위장관(항문)이 균이 들어오는 주된 통로입니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는 시기에 감염에 대해 항상 주의해야 하지만, 아무리 세심한 주의를 해도 감염의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을 때에는 감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 38.3℃ 이상의 열이 난다.
- 열이 나는데, 몸이 힘들다.
- 춥고 오한이 난다.
- 식은 땀이 난다.
- 소변을 볼 때 따끔따끔 하고 오줌 소태가 난다.
- 기침, 콧물이 나고 목이 따끔거린다.
- 계속 설사가 난다.
- 항문이 아프다.
- 상처 부위의 부종, 발적, 통증이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증상은 열이 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열이 균 때문에 나는 것은 아닙니다. 암 자체에 의해서도 열이 날 수 있고 (cancer fever), 약에 의해서도 열이 날수 있습니다 (drug fever). 열이 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균 감염입니다. 열이 나더라도 별일 없이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도 있지만, 균감염에 의해 열이 나는 경우는 자칫 잘못하면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열이 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됩니다.
집에서 열감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체온계로 체온을 재서 몇 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열감이 있을 때에 실제로 발열이 있는지 38.3℃ (의사에 따라서는 38℃를 기준으로 하기도 함)가 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열감이 있을 때 체온도 재지 않고 의료진과 상의 없이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임의로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낮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감염을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손을 자주 씻는다. (가장 중요, 특히 식사전이나 용변 후에는 꼭!)
- 감기와 같은 전염성 질환을 가진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다. (호흡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 입안이 헌 경우, 가글을 자주 한다. (구강내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 입안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거친 칫솔의 사용을 피한다. (구강내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 면도할 때에 피부에 상처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날카로운 면도날 사용시 주의한다.
(피부의 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 여드름, 뾰루지 등을 짜거나 긁지 않도록 한다. (피부의 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 의사의 처방 없이 관장을 하거나 좌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장, 항문의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