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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선 선물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1. 3.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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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선 선물/ 김동우

 

 

 

지난 일들은 모두 무효이다

지금의 상황에 충실하여라

힘든 삶의 여정에서 그래도 내가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여야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감사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오늘 낮선 택배가 도착 했다

박스 포장을 보니까 사과 1박스이다

 

발송인은 사과 농사를 하는 분의 주소인데 

주문도 하지 않았고 누군가 보낸다는 기척도 없었는데

누가 보내었을까

 

그래도 누군가 착각을 하여 잘 못 보내온 택배가 아닐까하는 마음에

발송인의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사과 농사를 하시는 분은

OOOO께서 보내라고 하여 발송을 하였는데

그  분은 내 폰에 저장이 안 된 역락처이기에

직접 통화를 시도하였지만 연결이 안 된다

매일 많은 분들과 통화를 하지만

어떤 분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냥 지나쳐도 되지만 그래도 보내주신 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것이 예의인지라

나중에 다시 통화를 시도해보아야 겠다

 

 

 

나는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가끔 받는다

제품을 판매하는 입장이지만

주문하신 고객분들이 가끔씩 작은 선물을 나에게 준다

 

운전하면서 마시라고 음료수 한 병과 과일 몇개도 주고

어떤 고객은 자신이 먹는 보조식품을 몇 개 챙겨서 주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고객은 식사 대접도 못 했다고

봉투에 돈을 넣어주시는 분도 있었다

나는 한사코 거절을 하지만 주는 분들의 정성과 사랑 때문에 받는데

늘 미안한 마음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작은 카드에 정성스러운 글을 적어 감사함을 전달하였던 분이다

 

그 분은 미국에서 암 진단을 받고

한국에서 수술을 하기 위해 방문하였는데

제품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하길래

다행히 1시간 이내 거리여서 즉시 전달을 해주었는데

고객은 너무 고맙다고 나중에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하길래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을 하였다

 

괜히 신경쓰지 말라고 하였고

별거 아닌것으로 부담을 주기 싫었다

그래도 이해 관계를 떠나 서로 주고 받는 고운 마음들이 아름답다

더불어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자세히 언급하기 부담스러워 밝힐 수는 없지만

언제나 고운 마음으로 배려해주는 분들이 많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가장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경우는

암 투병 과정에서 의료진이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으니

호스피스 병동으로 입원을 하라고 권유를 받고 연락이 올 때 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거의 다 복수가 차거나 황달 증상이 있고

장 폐색이나 담도관이 막힌 경우도 있고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조금만 더 일찍 대처를 하였더라면

조금만 더 차선책을 강구하였더라면 아쉬움만 든다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지만

그래도 시도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해보지도 못하고

이러한 상황을 맞이 하여야 할까

 

항암 효과가 없거나 생명 연장의 의미라면

즉시 대응 전략을 변경하였어야 하는데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건강하세요

건강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내 모든 것을 잃어 버려도

내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면 행복한 것 입니다

 

어떤 말기암 환자분은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요

 

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고

 비통한 마음에 두 손가락에  담배를 끼워서

삶과 허무를 가르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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