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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잡는 항암바이러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5. 4. 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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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잡는 항암바이러스

 

 

 

 

 

 

 

바이러스란 세균보다 크기가 작은 전염성 병원체를 이르는 말로, 어원은 '독'을 뜻하는 라틴어 '비루스(virus)'에서 유래했다.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DNA나 RNA를 숙주 세포 안에 침투시킨 뒤 침투당한 세포의 소기관들을 이용해 자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거나 자기 자신과 같은 바이러스들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증식한다.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가 손상 또는 파괴되기도 하고 숙주에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흔하게는 감기, 소아마비, 구제역과 같은 질환에서부터 과거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천연두나 에이즈, 근래 조류인플루엔자(AI)와 에볼라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특성을 역이용해 바이러스를 암치료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항암바이러스(oncolytic virus)'라는 개념인데, 바이러스가 인체나 동물에는 전혀 해를 주지 않으면서 내재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복제감염력에 의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는 원리가 근간을 이룬다.


바이러스를 암치료에 이용하는 사례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부터 수차례 보고된 바 있는데, 1998년 캐나다 캘거리대학 연구진에 의해 분자생물학적 기작이 밝혀진 이래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항암 효과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여 종이 넘는 항암신약들이 개발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도 양산부산대병원 황태호 교수팀이 개발한 항암바이러스가 임상2상을 마쳤고, 단국의대 김만복 교수는 항암 효과가 있는 '다람쥐폭스바이러스'와 '믹소마바이러스'로 이미 한국과 중국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900년대 초 바이러스 항암작용 최초 보고


정상세포는 영향 없고 돌연변이 발생한 암세포에만 작용    
 
바이러스가 암치료제로서 개발이 본격화 된 것은 불과 10여 년에 불과하지만 항암바이러스는 100년이 넘는 꽤나 긴 역사를 자랑한다.


1904년 Dock G. 박사팀이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광견병바이러스가 항암작용이 있다고 보고한 것이 그 시초이고(Am J Med Sci. 1904;127:563), 이후 조류바이러스, 감기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여러 바이러스들의 항암 효과가 보고됐다.


그러던 중 1956년 Robert R. Smith 박사팀이 미국암학회에서 복제 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의 여러 혈청형을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혼합 투여했을 때 전체 환자 30명 중 5명이 완치됐다는 결과, 즉 약 20%에 달하는 치료율을 보고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Cancer 1956;9:1211-8).


1971년에는 악성 림프종의 일종인 버킷림프종(Burkitt's lymphoma) 환자가 홍역을 일으키는 바이러스(measles virus)에 감염된 후 암이 자연치유됐다는 사례가 세계적 학술지인 Lancet에 보고되기도 했다(Lancet 1971;2:105-6).

 

 

그러나 암세포를 죽이는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 이러한 결과를 에피소드적인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는데, 1998년 캐나다 캘거리대학 Patrick W. K. Lee 교수팀이 우리 몸에 있는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즉 발암유전자의 과활성화에 의해 리오바이러스가 특이적으로 감염을 일으킨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항암바이러스 연구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EMBO J. 1998;17:3351-62).   


Lee 교수팀은 바이러스의 복제 감염력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고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없다는 분자생물학적 기작을 최초로 밝혀냈다. 항암바이러스를 국소, 복강, 정맥 등으로 투여하면 돌연변이가 없는 정상 조직세포에는 영향이 없지만, 돌연변이가 50% 이상인 암세포에는 선택적으로 감염을 일으켜 종양이 파괴되고 암조직 신생혈관생성을 저해시킴으로써 종양을 억제하는 작용까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고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암치료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키게 되는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당시 캘거리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단국의대 김만복 교수는 특정한 바이러스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들이 발암유전자 중 종양억제유전자의 돌연변이, 즉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한다는 사실을 보다 명확하게 알게 됐다.


2010년 김 교수 등이 발표한 항암리오바이러스와 항암토끼폭스바이러스의 분자적 항암기작에 대한 연구 결과(Oncogene 2010;29:3990-3996)가 그것으로, 이 연구는 항암바이러스의 복제감염력이 항암신약 개발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항암바이러스학(oncolytic virology)이라는 새로운 기초연구 분야의 태동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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