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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보 및 치료법

암도 꾸준히 치료하면 이길 수 있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1. 1. 23. 14:09

 

 

 

 

 

 

 

암은 여전히 두렵고 어려운 병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매년 10만여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고, 6만5000여명이 사망한다. 의료보험이 적용된 치료비만 1조7000억원이 들고, 여기에 비급여 치료, 간호 비용, 노동력 손실 등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합치면 그 비용은 2.5∼3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그러나 암 치료에 이렇게 큰 비용이 든다는 사실은 암이 이제는 ‘싸워 볼 만한 상대’가 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암 진단이 곧 시한부 선언이던 시절엔 돈 들일 만한 변변한 치료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찍만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대부분의 암을 1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웃돈다. 설령 환자 몸에 암이 남아 있더라도 꾸준히 약을 먹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 수술, 방사선, 그리고 항암제 치료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찍 발견해서 암 덩어리와 주변 조직까지 깨끗이 도려내는 수술이다. 여기에 방사선치료나 항암요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암 세포까지 뿌리째 뽑고 나면 완치다. 하지만 뒤늦게 암을 발견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조금 복잡해진다. 우선 방사선치료나 항암요법 등을 동원해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시도할 수 있고, 이미 암이 깊어 다른 곳까지 퍼진(전이·轉移)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항암요법과 함께 여러 치료법을 쓰면서 환자의 남은 삶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 목표를 낮춰야 한다.

 


최근 속속 개발되고 있는 혁신 항암제는 말기암 환자에게도 삶을 연장시키고 그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표적 항암제’가 부작용을 크게 줄인 이후, 이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다중(多重) 표적 항암제’까지 나왔다. 다중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갖고 있는 특징을 두 가지 이상 찾아내 이를 집중 공격함으로써 선택성과 치료 효과를 모두 높였다. 예를 들면 암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이 자라나는 것을 억제하는 동시에, 암세포의 성장 신호도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최신 항암제들은 암 치료의 개념을 바꿔 놓고 있다고 평가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정현철 교수는 “몸안에 암세포가 남아 있더라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치료가 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가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일상을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몸에서 암세포의 흔적까지 지워버리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면 ‘암을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살 수 있게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위암


위암의 표준치료는 위의 3분의 2 또는 전체를 잘라내고 주변 림프절까지 함께 절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술기법이 발전하면서 위를 최대한 보존해 환자의 소화기능 감소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축소수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림프절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 위암은 내시경(내시경 점막절제술)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을 하더라도 암이 깊고 크지 않으면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다.

종전에는 초기 위암도 배를 15~20㎝ 절개해 위를 잘라내야 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은 1~2㎝ 작은 흉터 3~4개와 떼어낸 위 조직을 몸 밖으로 빼내기 위한 3~5㎝ 절개 자국만 남기면 된다.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체중이 감소하는 위암 수술의 일반적 후유증도 복강경 수술로 개선되고 있다.

전이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재발한 대부분의 위암에서 항암요법을 실시한다. 항암제는 주로 5-FU(플루오로우라실), 마이토마이신, 시스플라틴, 카페시타빈, 도세탁셀, 파크리탁셀, 이리노테칸, 옥살리플라틴 등을 쓰는데, 이 중 2가지를 골라 함께 처방하는 복합요법이 최근의 경향이다.

하지만 항암제 치료 후 암이 줄어드는 경우는 30% 미만이고, 복합요법에도 40∼60%만 반응을 보인다.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표준치료’로 권할 만큼 월등한 항암요법은 없다. 아직까지는 위암에 특별히 잘 듣는 항암제가 없으며, 환자 개개인에 맞춰 적당한 항암제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개발된 표적항암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간암
간암 수술은 까다롭다. 암과 그 주변의 간 조직을 충분히 도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간암 환자의 간은 이미 간경변 등에 걸려 그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절제하기가 어렵다. 만약 수술 후 남은 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환자는 간 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될 위험이 높다. 간의 해독작용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어떤 민간요법의 약이나 음식도 삼가야 하는 이유다.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는 간 이식이다. 간경화나 간염에 걸렸거나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도 이식수술을 통해 건강한 간으로 ‘갈아 끼우면’ 된다. 문제는 간을 기증할 사람을 구해야 하고,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치료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또 간염이 재발해 이식한 간까지 잃을 수도 있다. 이식한 간이나 다른 장기에 간암이 재발하는 확률은 20%에 이른다.

간암 치료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요법보다 색전술, 고주파 열치료, 알코올 주입술 등이 더 널리 쓰인다. ‘간동맥 화학 색전술’은 항암제를 간동맥으로 직접 넣어 간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 혈관을 막아버리는 방법이다. 암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해 굶어 죽는다. 전체 간암 환자의 30∼40%가 치료 대상이며 이 중 20∼40%가 효과를 본다. 10%는 5년 이상 생존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고주파 열치료’는 고주파를 이용해 발생하는 열로 간암을 파괴하는 치료법인데 큰 위험이 따르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다. 초음파나 CT를 보면서 전극이 달린 바늘을 간암에 찔러 넣어 전류를 통하게 하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고열 때문에 암세포가 죽게 된다. 종양 크기 3㎝ 이하에서는 80∼90%, 3.5∼5㎝인 경우엔 50∼70%에서 암을 완전히 죽일 수 있다. 암 크기가 비교적 작은 경우에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일본에서 많이 쓰기 시작한 ‘알코올 주입술’은 순도 100% 알코올을 간암 조직에 직접 주입하면 탈수작용이 일어나면서 암세포가 말라 죽게 되는 치료법이다.

폐암
현재 폐암 치료 성적은 1년 생존율 40%, 2년은 26%에 불과하다. 전체 암 발생에서는 13%를 차지하지만, 사망에서는 24%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수술이 가능하다면 일단 수술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대개 3기 초반까지는 수술 대상이 된다. 조기 폐암의 경우 흉강경으로 5㎝만 째고도 수술이 가능하다.

 


전이가 있는 환자(4기)에서 증상을 호전시키고 생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진행된 환자(3기)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초기 환자의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항암요법을 쓴다. 기존의 시스플라틴에 새로운 항암제를 섞어 쓰는 치료가 널리 쓰인다.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젬시타빈, 이리노테칸 등이 요즘 많이 쓰이는 항암제다. 표적항암제인 이레사와 타세바는 한국인에게 효과가 좋은 편이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작티마(2009년 국내 시판 예정)는 하루 1알 먹는 다중표적항암제다.

이 밖에 광역동치료, 고주파치료, 온열치료, 면역치료, 유전자치료, 양성자치료 등도 활용된다. ‘광역동치료’는 암세포를 표시해주는 물질을 주사한 후 그 표시를 보고 레이저를 쏘아 암을 파괴한다. 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 유효하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항암제를 약 43∼45℃의 높은 온도로 데워 가슴 속으로 통과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흉강 내 온열항암제 관류요법’이다.

최근에는 정상조직으로 가는 방사선량은 최소화하고 암에는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쪼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방사선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주로 뇌암에 많이 썼지만 최근에는 폐암에도 쓴다.

대장암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내시경을 통해 떼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복강경 수술도 자주 쓰인다. 복강경을 통해 수술하면 출혈도 적고, 회복이 빠르며, 장 유착(장이 달라붙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암 크기가 8㎝ 이상이거나 암 덩어리가 대장을 막아버리면 복강경 수술은 불가능하다. 대장암은 1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90% 이상, 2기 75%, 3기는 50% 정도이지만, 4기는 5% 이하로 급감한다. 그러나 전이된 4기 암에서도 수술이 필요한 때가 있다. 암이 퍼진 간, 폐에서 절제수술이 가능한 경우인데, 수술하면 35∼40%가 완치된다. 암이 대장을 막아 음식물 섭취나 배설이 힘들어지면 완치보다는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대장암 수술을 한다.

대장암 수술 후 또는 수술 전에 암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실시한다. 항암요법은 주로 5-FU나 류코보린을 쓴다. 최근에는 먹는 항암제 젤로다를 6개월간 복용하기도 한다. 이 밖에 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을 쓰거나 여기에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이나 얼비툭스를 추가하면 2년 정도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

아바스틴은 말기 대장암 환자의 수명을 평균 5개월 가량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2006년부터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말기 유방암과 폐암 환자들에게도 비슷한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비툭스는 암 세포의 표적에 가서 붙는 결합력이 강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효과가 뛰어나다. 미국에서는 얼비툭스 치료를 말기 폐암 환자에게도 시도하고 있다.

이지혜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wise@chosun.com

<도움말=서울대병원 외과 박재갑·성숙환·양한광 교수,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 소화기내과 임영석·정영화·장흥문 교수, 흉부외과 박승일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최은경 교수,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