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김동우
담장은 너와 나를
구분 짓는 벽이 아니다
지나친 탐욕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다
담장이 있기에
절제된 아름다움이 있고
애틋하고 고귀한 사랑이
공존하는 것 이다
담장은 여기까지만 허락하는
여여로운 마음이다.
상처/김동우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고
난 준적 없는데
받았을 사람이여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런게 아니었는데
내 마음과 다르게
그대가 상처를 입었다면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데칼코마니/김동우
하늘을 반으로 접었다가
펼쳐 보았다
똑 같아야 할 그림이
신기하게도 하얀 구름은
파란 마음으로 만들어 지고
가지 많은 나무 사이에는
여태 껏 보이지 않았 던
고운 너의 모습도 보인다
이상도 하구려
하늘이 요술을 부렸나
사랑과 행복의 방정식/김동우
사랑은 1 + 1 = 1이고
행복은 1 + 1 = 2 이니라
사랑은
더 할수록 하나가 되고
행복은
더 할수록 두배가 된다
사랑하면 행복해 지고
행복하기 때문에 사랑을 느끼게 된다
참으로 이상한 방정식 일쎄
애물 덩어리/김동우
집에 두고오면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을지
신경이 쓰이는 근심 덩어리.
같이 외출 나가면
온갖 거 챙겨 주어야 하고
만개 도움이 안되는 짐 덩어리.
혼자 내 보내면
또 무슨 사고 칠까 집에 들어 올때까지
안심이 안 되는 걱정 덩어리.
마주 앉아 있으면
그넘의 잔소리만 늘어가고
마누라 말 죽어라고 안 듣는 웬수 덩어리.
버릴 수도 없고
반품 할 수도 없고.
엄마~~
내 시집 보낼 때
궁합 보고 보냈는교.
야야~~
그래도 참고 살아야제
우짜겠노.
숲속에는/김동우
숲속에서는 나를 찾는 이도 없지만
내가 찾을 사람도 없기에
몸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내가 보이지 않는다.
숲속에는
누구 하나 완장차고
설치고 다니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숲속의 법칙이 있다.
나 이제 숲으로 돌아가면
좋아하는 노래방도 안 가고
휴대폰도 던져 버릴 테다.
어쩌다 찾아오는 길손들에게
손수 지은 밥 한 끼 대접하고
나는 그들에게
세상 소식이나 얻어 먹고 싶다.
혹여 숲속으로
오는 길이 있다면
사나이 울리게 한다는
라면 한 박스나 사 들고 오게나.
나에게 말 하지 마세요/김동우
나에게 말하지 마세요
타인의 허물을
나에게 말하지 마세요
타인의 잘못을
그런 말을 듣는 나도 괴롭다오
날 더러 어쩌란 말이오
당신처럼 같이 그 사람을 욕하고
장단을 맞추어 달란 말 인가요
나도 당신처럼
타인에게 말을 전 할수 있도록
차라리 그 사람의 좋은 점만 전해주면
안되오리까.
실수 안 하고 사는 사람 어디 있으리오
잘못을 안 하고 사는 사람 어디 있으리오
이 세상 어디에서라도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이오
조금만 이해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면 생각을 한다면
그런 말이 쉽게 나오지 못 할 것 입니다.
좋은 말만 하고 삽시다
타인의 좋은 점은
천번 만번이라도 내가 들어 줄 수 있습니다.
고요속으로/김동우
적막강산 이지만
새는 노래를 하고
바람은 산들 산들 춤을 춘다.
장단을 맞추는 듯
처마 밑의 풍경은 이따끔씩 소리를 만든다.
딸~랑 ~~~~딸랑....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는 듯 하지만
내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 할 뿐이지
모든 것은 쉬지않고 움직인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느리게 간다고
빨리 갈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 이다.
느리게 간다는 것은 고요함이다.
고요하면 모든 것이 들린다.
고요하면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리라.
속단하지 말고 예단하지 말자.
지난 시간은 모두 무효이다.
지금부터가 유효 한 것 이다.
지금 이 시간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
어제 아침이 아무리 좋았 던 들
오늘 맞이하는 아침은
분명히 다른 아침 인 것 이다.
지금 이 순간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
순간도 그냥 지나쳐 보내지 않고
프리징(Freezing)을 시켜서
내 기억의 저장 창고에 보관하고 싶다.
쉿~!!
조용히 해 주세요.
지금 찰라가 오고 있습니다.
길 떠남/김동우
누구나 그러 하듯이
무작정 길을 떠나고 싶어한다.
기차를 타고 배를 타 던지.
자가용을 몰고서 가 던지 상관 없다.
길이라도 좋고
길이 아니라도 좋다.
낮 이어도 좋고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시커먼 밤 이어도 좋다.
안개 자욱한 산길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도로 위에서도
나는 내 마음의
지도를 따라 길을 간다.
어느새
길 떠남에 익숙한 나는
여행이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포장하여
나를 지금까지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것 일까.
그랬던 것 일까.
그 사람/김동우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만
전화 받는 것,
거는 것만 가능합니다.
문자가 와도 볼줄을 모르고
문자를 보낼 줄도 모릅니다.
상대방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하기에
자세히 보니
볼륨 조절이 최저로 되어 있었습니다.
휴대폰을 켜고 끄는 것만 알지만.
세상 사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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