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리면… 큰병원 찾기 보다 빠른 수술이 낫다
5년후 사망률 높아져… 기다리는새 轉移돼 퍼진 탓
대전에 사는 주부 최모(49)씨는 최근 왼쪽 유방에 멍울이 잡혀서 종합병원을 찾았다. 유방암이 의심된다는 말에 조직 검사를 받은 결과,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서울에 사는 언니 소개로 이른바 'Big 4'로 꼽히는 유명 대학 병원의 유방 외과 교수에게 진료를 다시 받았다. 그러나 수술이 한 달하고도 보름 후에나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전국에서 환자가 많이 몰려서 수술 일정이 밀려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최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50일을 기다려 서울의 유명 교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하나? 아니면 지역 대학 병원에서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나?
서울대 의대 암예방관리 파트 윤영호 교수팀이 23일 공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최씨는 수술이 즉시 가능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유방암, 직장암 등은 암 진단을 받고 나서 수술이 1개월 이상 지연된 환자는 1개월 이내 수술받은 환자보다 5년 후 사망률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 의학계에서 1개월은 유방암 환자 등의 상태가 암 전이(轉移)로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보는 기간으로 통한다.
윤 교수 팀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6개 암(위암·대장암·직장암·췌장암·폐암·유방암) 수술을 받은 14만7682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과 수술 시차(한 달)에 따라 5년 후 사망률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 분석했다. 한 달 이상 수술이 지연된 환자는 13.6%였다. 의학적으로 암 치료 후 5년 사망률 또는 생존율은 완치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이다.
조사 결과, 유방암 암 진단 후 한 달 넘은 시점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그러지 않은 환자보다 5년 후 사망률이 59%나 높았다. 직장암은 28%, 췌장암은 23%, 폐암은 16% 사망률이 높았다. 위암과 대장암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윤 교수는 "유방암과 직장암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미세하게 전이되는 현상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암 수술이 지연되는 사이 암이 더 퍼져서, 같은 치료를 했는데도 재발이 많아 사망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 팀은 또한 1년치 암 수술 건수에 따라 병원을 3그룹(상·중·하)으로 나눠서도 사망률 차이를 조사했다. 암 수술 실적이나 수준에 따라 사망률 차이가 나는지를 본 것이다. 그 결과, 상위 병원에서도 유방암과 직장암은 암 수술이 1개월 이상 지연되면 사망률이 20~45% 높아졌다. 나머지 4가지 암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하위 병원에서 암 수술을 늦게 받으면 6가지 암 사망률이 모두 올라갔다. 암 수술을 한 해에 20건도 안 하는 병원에서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지연된 상태로 수술을 받는 경우가 최악이라는 얘기다. 상위 병원에는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 병원이 포함됐다.
이를 근거로 윤 교수는 "암 생존율을 높이려면 진단 후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암 수술 환자가 적체된 대형 병원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정부가 암 진단 후 1개월 이내 수술받는 비율을 지속적으로 조사한다. 암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암 수술을 제때 잘 받도록 의료 균형 발전을 이루려는 조치다. 이런 나라의 암 수술 지연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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