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새로운 간암치료법 선보여
국내 의료진이 진행성(말기) 간암의 새로운 항암치료법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간암센터 윤승규·최종영·배시현 교수팀은 기존의 항암치료방법보다 생존기간을 2.3배 연장하는 ‘메트로놈항암치료(Metronomic chemotherapy)법’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대한간학회지에 발표된 데 이어 미국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암 항암요법지(Cancer Chemotherapy and Pharmacology)’ 2010년 판에 소개됐다.복지부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매년 1만 2000여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병기가 3기, 4기인 진행성 간암 환자는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주로 시행하는 항암치료인 간동맥화학색전술(MTD-Maximum Tolerated Dose)은 1달에 1회씩 최대 용량을 투여 후 일정기간의 휴식기 후 다시 치료하는 방법으로, 항암제에 대한 독성과 내성의 부작용 등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메트로놈항암요법은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낮은 용량의 항암제를 1주일에 1회씩 정기적, 지속적으로 투여하여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시키고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저용량 항암치료 방법이다. 즉, 우리가 차고 있는 시계의 초침이 ‘똑딱’, ‘똑딱’ 일정하게 꾸준히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응용한 것과 유사하다.
치료팀은 2005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간문맥을 침범하거나 원격전이가 있는 진행성 간암으로 진단된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메트로놈 항암치료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항암 요법으로 치료한 진행성 간암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양 치료법의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치료 후 6개월 째 치료반응율은 메트로놈항암요법이 80%(20명중 부분 반응 6명, 안정 병변 10명)로 비교군의 45.5%(22명중 부분 반응 4명, 안정 병변 6명)보다 높을 뿐 아니라 종양의 크기와 수가 줄어드는 우수한 치료효과를 얻었다.특히 암 치료의 핵심 지표로 삼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보면, 메트로놈항암요법이 261일로 비교군의 112일보다 2.3배(149일)나 수명이 연장된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메트로놈항암요법이 비교군에 비해 간독성이 50% 감소하였음은 물론 약제에 대한 내성도 50%나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메트로놈항암요법 대상 환자들의 경우 간암 병소의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하고 간손상이 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며, 실제 비교군보다 종양크기가 더 크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호전된 결과를 보였다.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메트로놈 항암치료가 다른 분자 치료와 병행요법으로 치료 반응과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교수는 “이 치료법이 진행성 간암에서 비교적 안전하고 좋은 치료 반응을 보인 것으로 간암의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02)2258-6020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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