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미 / 김남조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움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사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같은 마음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NOTE:
김남조 시인의 글은
여느 시인의 글과 사뭇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다
마음이 울적하고 삶의 무게를 느낄 때
어느 순간
방심한 나의 심장을 찔러버리는
날카로운 칼날이 있고
때로는 애절함이 넘쳐 통곡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차마 말 못 하였던 치부마져 들쳐내어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그래서 김남조 시인의 글은 나의 삶이며
지나온 사랑의 역사를 대변하기도 한다/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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