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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치료, 전문의 `팀플레이`가 주치의 판단보다 낫죠"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4. 10. 24. 09:16

 

 

 

 

癌치료, 전문의 `팀플레이`가 주치의 판단보다 낫죠"

 

아직도 상당수 국내 상류층 환자들은 의료 선진국,특히 암 치료를 잘 한다고 알려진 미국의 병원에 한국 치료비의 10배가 훨씬 넘는 거액을 들여 간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최신 암치료 시스템을 빠른 속도로 도입하고 있어 굳이 미국에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과 한국의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무엇일까. 미국에선 오래전부터 한 환자를 볼 때 세부 분야별 암 전문의들이 팀을 이뤄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multidisciplinary) 진료를 시행해왔다. 반면 대부분의 국내 병원에선 오랜 관행에 따라 주치의 한 사람이 수술적 치료와 항암요법을 시행하는 실정이다.

다학제 진료가 필요한 것은 급속하게 발전하는 종양학 각 분야의 최신 지식과 의료기술을 어느 한 의사가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양외과 · 방사선종양외과 · 종양내과 · 임상병리학과 · 진단방사선과 등의 세부 전문의가 머리를 맞대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 무엇인지,신기술을 어떻게 환자에게 접목할지 등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이런 다학제 진료의 시너지 효과는 각종 의학연구를 통해 입증돼 있다. 전이되지 않은 유방암을 예로 들면 1970년대 초반까지는 유방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수술이 이뤄졌다. 그 후엔 메스를 조금 덜 대는 '변형 광범위 절제술' 후에 보조적으로 항암제나 방사선을 쓰는 방법이 대세를 이뤘다. 이어 '부분 유방절제술'과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다음 항암제를 보조적으로 투여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최근엔 수술 전에 항암제를 쓰고 부분 유방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는 양상이다. 이는 효과적인 새로운 항암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가급적 절제 범위를 줄여 유방의 모습을 유지하는 동시에 치료 효과도 향상시키려는 노력들의 산물이다.

전이성 대장암도 1960년부터 줄곧 5-플루오로우라실(5-FU)을 쓰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는 류코보린(LV)과 5-FU를 병용 투여했고,1990년대 후반부터 이리노테칸 카페시타빈 옥살리플라틴 등 더 효과적인 항암제를 사용해왔다. 최근엔 세툭시맙 베바시주맙 파니투무맙 등의 표적항암제가 주목받으며 기존 치료제와 함께 처방하는 복합요법이 부각되고 있다.

그 결과 4기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중앙값)은 항암치료를 하지 않던 시대의 4~6개월에서,5-FU+LV 복합요법의 10~12개월을 거쳐 지금은 30개월 이상으로 향상되고 있다. 나아가 수술 후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수술 전 암을 위축시키기 위해서도 항암제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학제 진료,한마디로 협진을 하려는 곳은 많지만 아직은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다학제 진료를 활성화하려면 무엇보다 진료에 나서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분야 외에 다른 모든 임상과목에서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 서로 신뢰하고 우호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고참 의사가 일방통행을 한다든가 진료과목 간에 알력이 빚어진다든가 하면 다학제 진료는 실패하고 만다. 암 환자들이 외과에 가면 수술하라고 하고,종양내과에 가면 항암제 맞으라고 하니 답답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의료진끼리 의견이 엇갈리면 투표라도 해서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 여기에 다학제 진료를 한다고 더 많은 건강보험수가를 주지 않는 현 의료제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선 암은 메스로 절제해야 확실하다는 인식이 지나치게 강하다. 예컨대 최근 갑상선암 수술이 급증한 것은 초음파 진단기술이 발전해 미세암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선 크기가 1㎝ 이하인 암은 관찰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1㎝ 이상이 되는 경우에만 수술하는데 한국에서는 1㎝ 이하인 경우에도 의사가 수술을 권하고 환자도 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암은 전신질환의 하나이기 때문에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고 항암제 방사선 완화의료(영양요법 통증치료 요가 명상 감정조절 종교 호스피스 등)와 같은 다양한 수단이 고려돼야 한다.

국내 암 치료의 또 다른 문제점은 지나치게 입원 치료에 치중한다는 점이다. 미국 사람들은 가족 위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집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하는 것을 선호한다. 실제로 외래통원 치료는 입원 치료보다 경제적,정서적,영양학적,치료 효과 측면에서 좋은 점이 많다. 반면 국내에선 환자의 두려움과 의사의 편의로 입원 치료가 선호되고 있다. 민간 암 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은 보험약관상 입원해야 보험금이 나오니까 입원 치료를 받으려는 경향도 있다. 이런 것도 고쳐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암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교육,암 환자에 대한 심리적 지지나 영적 치료가 등한시되고 있다. 암환자들을 병원 강당에 모아놓고 자신의 고충을 토로하게 하는 것도 치료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사회가 인식해야 한다.

전후근 원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