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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보 및 치료법

우리 몸이 스스로 암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5. 8. 6. 18:53

우리 몸이 스스로 암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악성흑색종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이모(53)씨는 몇 년 전 피부암의 일종인, 이름도 생소한 악성흑색종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손, 발에 나타난 검은 반점 이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한 상태였기 때문에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피부암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악성흑색종은 ‘죽음의 그림자’라고 불릴 정도로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씨는 새로운 치료 방안을 찾아 헤맸다.


피부암 중 가장 무서운 악성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를 악성화 시켜 정상 조직을 파괴하고 신체의 다른 기관으로 빠르게 전이돼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미국암학회(ACS) 및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피부암 사망률 중 75%는 악성흑색종이 차지하며, 매년 약 9000명 이상이 악성흑색종으로 사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전체 피부암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악성흑색종을 포함한 국내 피부암 환자수는 2009년 1만980명에서 2013년 1만5826명으로 44.1% 증가했으며, 악성흑색종의 경우 33%의 증가율을 보여 더 이상 피부암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암으로 인한 고통만큼 환자를 괴롭게 하는 것은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만으로는 완전 반응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또한 상태가 호전된다 하더라도 탈모,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곧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암 치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면역항암제의 경우, 치료 후 전신 부작용이 적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켜 준다.


면역항암제란 원래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면역체계를 이용한 간단하고도 매우 혁신적인 암 치료방법이다. 원래 우리의 몸은 ‘암’이라는 비정상 세포가 몸에 나타났을 때 맞서 싸우도록 하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암 세포는 면역체계를 속이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정상세포처럼 위장하기 위한 물질(programmed cell death-1 ligand [PD-L1])을 표현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허가 된 면역항암제인 PD-1억제제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라’라는 명령어가 프로그래밍된 면역세포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치료제이다. 이들 치료제는 암세포가 표현하는 위장물질인 PD-L1 때문에 차단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공격성을 회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악성흑색종, 폐암, 위암, 두경부암, 방광암 등 많은 암들은 PD-L1이라는 위장물질을 분비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암세포 사멸’이라는 명령어가 입력 된 PD-1 면역억제제는 다양한 암에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에 대한 면역력 자체를 키우기 때문에 악성흑색종, 폐암, 위암 등 다양한 암에 쓰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표적항암제처럼 특정 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만 쓰이는 것과는 큰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들과는 조금 다른 치료양상을 보인다. 치료제 투여 직후에는 약간의 오한, 발열 외의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초반에는 암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존의 항암치료와 다르게 치료제가 아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직접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런 PD-1 계열 면역항암제를 신속하게 허가하였다. 지난 3월 악성흑색종 치료제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기존 치료에 실패하거나 치료 방법이 제한되었던 국내 악성흑색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임상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해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보이는 반응도 매우 고무적이다. 악성흑색종과 같이 사망률이 높고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었던 상황에서 뛰어난 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 또한 장기간 지속된다.

 

타 항암요법에 비해 구토, 탈모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고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약제 내성에 대한 부담도 일부 덜게 되었다. 전 세계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악성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위암, 두경부암, 방광암 등의 환자에서 활발하게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환자들이 받을 치료 혜택이 더 기대된다.


여느 선진국보다도 신속하게 면역항암제가 도입된 만큼, 정부에서도 환자들이 건강보험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

 

글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태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