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과정
약물요법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했어도 다른 곳에서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죽이고 무력화함으로써 재발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약물요법의 목적입니다. 유방암의 약물요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 항호르몬요법과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가 있습니다.
이중 표적치료란 항암화학요법의 일종으로, 표적치료제라는 새로운 약물을 이용하여 암세포에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수용체나 단백질, 유전자 따위를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정상 세포에 피해가 덜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주 조기의 유방암을 제외하고는 수술 후 항호르몬요법이나 항암화학요법 혹은 둘 다를 시행하게 되는데, 어떤 선택을 할지(두 가지를 다 할 경우엔 어떤 순서로 할지)는 환자의 연령, 폐경 여부, 종양의 크기와 특성, 겨드랑이 림프절 등으로의 전이 정도, 환자의 증상 및 건강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하여 의사가 정합니다.
항호르몬요법
항호르몬요법이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호르몬이 그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그러한 호르몬 자체의 분비를 억제하는 장기적인 치료 방식입니다. 수용체(receptor)란 세포막이나 세포 내에 존재하면서 호르몬이나 항원, 빛 따위의 외부 인자와 결합하거나 그에 반응하여 세포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유방암은 크게 보아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것과 음성인 것,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성은 발생 당시부터 호르몬 수용체를 지니고 있는 암이고, 음성은 그것이 없는 암입니다. 다양한 호르몬 수용체 가운데 유방암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에스트로겐(소포호르몬) 수용체와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수용체입니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분류되어, 수술 후 혹은 유방암이 재발했을 때 항호르몬요법을 시행하게 됩니다.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이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이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방암의 호르몬 수용체의 양성도가 강할 때 치료 효과가 큽니다. 대부분의 항호르몬제는 경구용이고 항암화학요법의 약제보다 부작용이 적어서 삶의 질을 악화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항호르몬 치료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환자들이 적잖은가 하면, 극소수에게만 발생하는 부작용을 지나치게 염려하여 약제의 복용을 거부하거나 소홀히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용법과 용량에 관한 의사의 지시를 엄격히 따라야 합니다.
항호르몬요법에 많이 이용되는 물질로는 우선 타목시펜(tamoxifen)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이것은 스스로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달라붙어 그것이 정작 에스트로겐과는 결합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항암 효과를 내는데, 폐경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됩니다.
또, 최근에 개발된 것으로 아나스트로졸(anastrozole, 상품명 아리미덱스), 레트로졸(letrozole, 상품명 페마라), 엑세메스테인(exemestane, 상품명 아로마신) 등의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가 있습니다. 이 약제들은 에스트로겐의 체내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 아로마타제의 작동을 저해함으로써 에스트로겐의 생성 자체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타목시펜보다 항암 효과가 더 큽니다. 현재 이 약은 폐경 후 여성에게 수술 후의 보조호르몬요법으로 타목시펜 대신에 처방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항호르몬제와 항암제를 동시에 쓰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약물 부작용이 커지는 데 비해 항암 효과의 증대는 크지 않아 최근에는 따로 투여하도록 권장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에 항암제를 정맥으로 4~8차례 투여한 후에 항호르몬제를 5년간 복용하도록 합니다.
타목시펜과 비슷하게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상품명 파슬로덱스)는 폐경 후 여성에게 투여하며 전이성 유방암의 약제로 쓰입니다. 최근 새로 개발된 약제들로 아피니토(afinitor, 성분명 everolimus) 및 팔보시클립(성분명 palbociclib)이 있습니다. 표적 치료제의 일종으로, 단독투여나 항암제와의 병용투여보다는 항호르몬제(exemestane or letrozole)와 병용투여 하며,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항암화학요법
많은 사람이 통상 ‘항암치료’ 또는 ‘항암제치료’라고 하는 것이 바로 항암화학요법으로, 목적에 따라 세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하는 보조항암화학요법, 둘째는 수술 전에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가능한 한 유방을 보존하려고 시행하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 셋째는 재발이 된 후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증상을 누그러뜨리고자 하는 완화 목적의 항암화학요법입니다.
특히, 완화 목적일 때는 호르몬 수용체가 음성이어서 항호르몬제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항호르몬제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전이암 때문에 증상이 심해서 완화용의 효과 빠른 약물이 필요한 경우 등에 항암화학요법을 하게 됩니다. 예컨대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어 기침을 하고 숨이 찰 때, 뼈에 전이되어 통증이 심할 때 항암치료를 하면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감소합니다.
보통,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하는 보조 항암 화학 요법이나, 수술 전에 시행하는 항암 화학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보통 3주 간격으로 4-8회 시행합니다. 또한 완화목적의 항암화학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그 횟수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약제만을 투여하는 단일요법보다는 여러 약물을 함께 쓰는 복합요법이 더 효과적이나, 복합요법은 부작용도 더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항암제는 정맥주사로 투여합니다. 혈액 독성, 소화기계의 점막 독성, 구역, 구토를 포함하여 전신에 미치는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각 회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둡니다(대개 3주). 그렇다 해도 삶의 질은 저하되게 마련이지만, 근년에 치료 기법과 증상 대처 방식이 다양하게 발달함에 따라 예전보다는 부작용을 견디기가 나아졌습니다.
다양한 항암제들은 특성과 효과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직은 각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범위를 정해 놓고 있습니다. 약을 정할 때는 전반적인 신체 상태와 다른 장기의 기능 등도 고려하며, 완화 목적의 요법에서는 부작용 등 약의 특성에 관한 환자의 희망 사항까지 반영하여 고르는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발성 유방암은 약에 내성이 생겨서 3차, 4차 투여 이후엔 갈수록 반응률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커집니다.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서 거의 누워 지내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전신 상태를 악화시키기보다는 의사와 충분히 의논한 뒤 통증 관리 등 완화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사 아닌 경구용 항암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은 그 가운데 한두 종류만이 유방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적치료
정상 세포와 달리 유방암 세포에서만 발현되는 인자들(수용체, 단백질, 변이 유전자 등)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정상 세포에는 피해를 덜 주는 여러 가지 항암 약제가 개발되어 있는데, 이들을 통상 표적치료제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1998년 미국 식약청에서 재발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용한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항호르몬요법이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암에서만 효과를 보듯이 허셉틴은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허투’로 읽음)라는 수용체가 많이 발현된 유방암에서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통해 수용체를 확인한 뒤에 투여합니다(전체 유방암 환자의 20~30%쯤이 HER2 수용체 양성입니다).
재발된 유방암의 경우, 허셉틴 투여로 생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있으며 특히 다른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더 효과적임이 관찰되었습니다. 재발성과 전이성 유방암뿐 아니라 조기 유방암에서도 HER2 수용체가 양성이라면 허셉틴을 1년간 투여했을 때 재발률이 50%, 사망률은 30%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최근 퍼제타(Perjeta, 성분명 퍼주주맙)라는 약제가 개발되었습니다.
허셉틴과 같이 HER2수용체 양성인 재발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허셉틴 및 다른 항암제와 병용 투여할 때, 생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허셉틴 및 퍼제타는 3주마다 투여되는 주사제인 데 비해, 같은 계통의 라파티닙(lapatinib, 상품명 타이커브)은 경구용 제제로서 매일 복용합니다.
현재 라파티닙은 HER2 수용체가 양성인 재발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허셉틴 후의 2차 약제로 허가돼 있는데, 단독 투여보다는 다른 항암제와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고, 허셉틴에 저항성을 보인 환자들에서도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 다른 약제로 캐싸일라(Kadcyla, 성분명 T-DM1)가 있습니다. 허셉틴 약제에 세포독성 물질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약제입니다.
이 약제는 다른 항암제와 병용투여 대신 단독투여를 하며, 기존의 허셉틴 치료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재발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효과가 입증이 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HER2 표적치료제가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늘어나리라고 기대됩니다.
HER2에 대한 표적치료제 외에 혈관 형성 억제제인 베바시주맙(bevacizumab, 상품명 아바스틴)이 재발성 유방암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허셉틴과 달리 임상 연구 결과 생명 연장의 이점에 대한 논란이 있어 미국에서는 허가가 취소되었으나, 유럽및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수용체가 없는 유방암 환자나 유전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는 DNA복구 단백질인 PARP-1(poly[ADP-ribose] polymerase 1)을 표적으로 하는 올라파립(olaparib) 같은 약제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되었으며, 현재 3상(三相, phase 3) 즉 셋째 단계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면역항암치료
최근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 면역 항암치료제 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을 방해하는 신호기전을 차단하는 원리이며, 이를 통하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항암제입니다.
기존의 항암제들은 직접 암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성장을 억제하여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약제들이었다면, 면역 항암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작용을 조절하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약제입니다. 이미 폐암, 악성 흑색종 등의 암종에서는 개발이 완료되어 사용 중에 있는 약제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유방암에서는 임상시험단계에 있는 약제들로, 아직 개발단계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면역 항암치료제 단독 투여보다는 항암제와 병용투여하여 치료효과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연구 중입니다.
방사선치료
유방절제수술 후의 방사선치료는 국소 재발 방지와 생명 연장을 목적으로 합니다. 종양이 있던 곳과 연관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투과시키면 암세포가 남아 있더라도 DNA에 영향을 받아 증식을 못하고 사멸하기 때문입니다. 유방암 환자가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방보존술 시행 후
과거에는 유방암의 병기와 상관없이 유방 전체를 들어내는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이제는 유방 보존적 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는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유방 보존적 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에게 방사선치료를 하며, 조사(照射) 범위는 전체 유방과 액와 림프절 부위입니다.
유방 보존적 절제술이 널리 쓰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유방을 살리면서도 방사선요법을 통해 유방전절제술과 같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어서입니다. 유방암의 특성상 종양이 생긴 쪽의 유방에서 상당수 재발이 될 수 있는데, 숨어 있는 미세 병소를 방사선으로 제거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초기 유방암(2cm 이하)이라도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며, 항암화학요법, 항호르몬요법을 병용하는 경우에도 방사선치료가 필수입니다.
유방전절제술 시행 후
유방전절제술을 시행했을 때도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액와 림프절 전이 개수가 4개 이상인 경우, 또는 절제 면이 종양에 가까운 경우엔 절제 부위에, 혹은 액와부나 쇄골 상부 림프절에 재발할 위험성이 크므로 방사선치료를 합니다.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국소적인 암에서 종양의 크기를 줄이려고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이나 항호르몬요법을 시행했으나 잘 반응하지 않든지 오히려 진행이 되는 경우, 수술 전에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의 경우에만 고려됩니다.
전이된 암의 증상 완화를 위해
암이 뼈나 뇌, 척추 등으로 전이되어 통증이나 골절 등 여러 증상을 일으킬 때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합니다. 통상적으로 1일 1회씩 주 5회(월~금) 시행하며, 그 기간은 4-6주간 시행하게 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담당 의사는 치료 기간 중 수시로 치료 범위를 촬영하여 관찰합니다.
출처: 국가 암 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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