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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꾸려보지도 못하고 주저 앉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9. 12. 27. 18:52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꾸려보지도 못하고 주저 앉다.

 

이 지구에서의 마지막 산책을 어느 영화 제목 "버킷 리스트(Bucket List)"처럼 멋좀 부리며 살다 가고 싶었다.뚜렷한 기간도 없지만 시한에 쫓기는 남은 일생을 못 해 본 것, 못 가 본 곳, 못 느껴 본 모든 것을 겪고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개그맨의 기발한 생각을 그린 영화라고 했다.

 

요즘 한 두달 동안에 나타 난 뜬금없다고 말하기도 어설픈 당연한 수순인 듯 싶은 일이 나타났다. 왠만해서는 내 건강의 약점을 잘 표현않던 나였지만 그게 아니였다.

 

거의 매일처럼 걷든 5km 보행길이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보다 즐거웠던 일상이 두어달 전부터 집에서 전철역까지의 10분도 못 되는 거리가 짜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수 십년 전부터 만성적으로 고질화 된 변비에도 별반 신경 쓰지도 않았고 내가 하루 하루를 지내는데 큰 장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매일 매일 조금씩 장이 허물어지면서 출혈이 나고 급한 설사처럼 화장실 드나들기 시작했다.

 

7~8년간 기관지 천식을 돌봐주던 단골 병원 원장의 멘트가 이랬다. "아버님! 좀 곤란한 말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 것 같네요. 큰 병원에 가 보셔야겠습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 되시지요?"

 

의료의뢰서를 출력해 주면서 이해하시라는 말을 여러번 되 풀이 하는 품이 영 기분 상하게 하는게 아니었다 . 병원 몇 군데를 기웃거렸지만 내죄를 내가 잘 알듯이 내 몸은 내가 안다, 우리나라 평균 여명 82.7세를 출쩍 넘긴 내가 아닌가?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제목이 자꾸만 떠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는 요즘의 내 형편이었다달포 전에 칫과 치료 받으면서 헐거워진 아랫 치아를 교정하자는 것도 거절했다. 10 만원의 치료비가 아까운 것도 이유지만 한두해도 장담 못 할 판국에 굳이 치아에까지 투자 할 마음의 여유도 아까웠다.

 

심지어는 내 하루의 일과 중 적어도 한 두 시간은 머물러야 사는 컴퓨터~10년도 넘은 느려빠진 구닥다리 3G XP 컴퓨터를 두드리다 성질을 못 참는 영감을 보고 돈 아까워 말고 마음 먹고 적당한 컴퓨터나 바꾸라는 권유조차 귓전을 흘려 듣는 요즘이었다.

 

예 전의 "한시택시" 같은 한정된 이승에서의 ""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문득 떠 오르는 것이 영화 "버킷 리스트" . 언제나 손에 잡히지 않는 꿈 속의 향연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돈 퀴호테"의 만용을 부러워하며 나만의 리스트를 기획하는 버릇이 생겼다.

 

내가 못 해 본 것들.. 못 가 본 가고 싶은 곳.. 못 느껴 보고 생각해 보지도 못 했든 많은 것들~ 북유럽의 오로라의 장관을 연상하기도 하고 몽부랑 넘어 설원에 흐르는 교향곡의 고장 동유럽~ 수 년간 잠들어 온 영혼(?)을 일깨우기 위하여 바티칸의 베드루 성당에서의 고백성사도 멋질 것 같고 온난화에 무너져 내리는 북극 빙산의 우뢰 같은 굉음에 뜬구름 같은 이승을 비웃어 보며....

 

아프리카 오지의 부모 잃은 병든 고아들을 위하여 단돈 3 만원의 적선조차 인색했던 내가 골돌히 생각해 온 요즘의 "Bucket List"~

 

원래 신기루 같은 상상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때문에 황홀하여 언제나 손에 잡히지 않는 꿈 속의 향연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돈 퀴호테"의 만용을 부러워하며 나만의 리스트를 기획하는 버릇이 생겼다.

 

엊그제 S대병원에서 진료 결과에 관해서 연락이 왔다. "10 년간 고질화된 변비로 섞여 나오는 혈변이나 설사는 처방한 약물로 관리하고 식이요법과 계속적인 좌욕으로 처치할 것. 특별한 증후()는 보이지 않으니 새해 2월중 대장내 용종 제거 시술을 요함"

 

구상해 왔든 "버킷 리스트" 기획안은 어차피 실행에 옮기기에는 내 용돈 예금 잔고의 태부족으로 터무니 없는 신기루를 못 면하고 마지막 숨 걷우며 나 홀로 영웅이었던 "돈 퀴호테"의 만족한 미소가 부럽기만하다

 

어차피 못 해 본 것이나 생각 못한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도 계속해서 "버킷 리스트"를 기획해 나가야겠다. 설령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지언정~~~~~

 

아내가 주선해준 새 컴퓨터를 사다가 작동시켜보니 딴 세상에 온 것처럼 그리 좋을 수가 없다. 버킷 리스트 1 호가 기껏 새 컴퓨터로 시작 된 셈이지만~~

 

이동활의음악정원 /작성자 日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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