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모니불 / 김동우

 

서가모니불 / 김동우

 

오케스트라처럼 지휘자는 없어도

불자들의 서가모니불 리듬은

불협화음이 없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쉬임없이 이어지는 서가모니불

저 마다의 염원은 법당을 가득 메우고

우리들의 빈 가슴 마저 채우고 있었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무릅을 꾸부리고 머리를 조아린 채

자신을 한 없이 낮추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108 염주를 그네처럼

두 손으로 마주 잡고 있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선 자세로 한 치의 미동도 없이

합장을 하고 있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휘어질 망정

결코 부러지지 않을 것 같은 기개로

리드미칼하게 절을 하는 여인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모두가 존경스럽다

보살님들의 지극 정성이 눈물겹고

처사님들의 겸허한 모습이 아름답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내일이면 늦습니다/김동우

 

한 치 앞을 예측 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무엇을 바라는 것 일까

 

답답한 그대여

마음을 조금만 낮추면

보이는 것을

어찌하여 그 대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인가요

 

내 비록 미천한 소인이고

그대보다 잘 나지 못 하지만

죽음 앞에 무엇이 두렵고

걱정이 되는 건가요

 

살아야지요

아무렴 살아야만 합니다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것을

내일이면 늦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다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고

근거도 없는 정보가 교묘하게 포장이 되어

온 세상에 전파되고

순진한 환자는 군중심리에 이끌려

너도 나도 추종을 한다

무슨 사이비 교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고집불통이다

세뇌 교육은 정말 대단한 효과이다

소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알려주어도 긴가민가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어영부영 하다가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안타까운 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