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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글[시,수필]

지천명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8. 6. 17. 21:03



지천명 / 김동우


맨 날 양복 입은 모습만

보여 주어야 하나요

나도 청바지에 청 자켓도

입을 수 있다고요 


노랑 빨강 색깔로

브릿지도 넣고 싶지만

앞머리 한 올 한 올 빠져버리니

그렇게는 못하네요


꽁지머리에 콧수염을

도사처럼 기르고

속세의 번뇌를 모두 잊어버리고

홀연히 떠나고 싶지만

떠나질 못하네요


날마다 말없는 남자로만

살아야만하나요

가끔은 흐트러지고 망가진 모습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화 낼 줄도 알고

천박한 말도 할 줄 알고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도 흘릴 줄 알고

지나가는 이쁜 여자 보면 눈길도 가는

별 시리 잘 난거 없는 인간 입니다.


지천명을 피할 수없는

중년의 한 남자는

오늘도 쓰러진 술잔과 함께

고독을 뒤로 한 채

살아야만 하는 건가요


Memo:

내 나이 오십하고 하나 일 때 썼던 글


이제 육십의 나이에 접어드니

품격있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화가 나더라도 큰 소리 내지말고

마누라가 잔소리 한다고 대꾸하지 말고

입은 닫고 주머니만 열어두어야 겠다


그런데 나도 이젠 쉬고 싶은데

몇 년 더 일을 하라고 한다


혼자서 섬 여행하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낚시도 하고 싶다


또 마누라가 승인을 해주면

작은 요트를 사고 싶다

너무 비싸면 고무 보트라도 사줄런지


그리고

난 은퇴 후에는 시골 산속에서 살고 싶다


초가집이라도 좋고

작은 마당도 있고 작은 텃밭도 있으면 좋겠다

또 작은 작업실을 만들어

젊었을 때 못 다한 미술 세계에도 빠져보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하드락도 매일 들었으면 좋겠다

꿈은 이루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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