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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사랑한 나무/김동우
그 지독한 항암 치료도 견디고
수 십차례의 방사선 치료도 이겨 내었고
뼈를 깎아내는 듯한 암성 통증도 견디면서 잘 버텨왔었는데
하늘도 무심하게 오늘 그 여인을 데려갔다
몇 일전 호흡이 힘들다고 호소를 하길래
보조적으로 도움이 되는 의료장비를 제공해 주었다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인 학교를 가는데도
숨이 목까지 차올라 힘들어하였기에
뭔가 심각하다는 것을 예감하였지만
이리도 일찍 세상과 이별을 할줄이야 꿈에도 상상을 못 하였다
지난 여름 만났을 때 삶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되돌려
끈질긴 투병의지를 불태웠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고
겨울이 오기전까지만 하여도 너무나 건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도무지 믿을수가 없었다
환자의 언니는 오늘 나의 부재중 전화를 보고 연락을 하였고
평소에도 나에 대한 고마움을 늘 표현하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위주로 책을 발간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투병의지는 누구보다도 강하였기에
그 녀의 죽음을 받아 들일수가 없다
오늘 업무도 대충 정리하고 영안실로 달려갔다
가장 먼저 시선에 들어오는 것은
그녀의 아들과 딸이었다
몇 번 아이들을 만난적이 있기에
아이들의 슬픈 모습에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친정 아버지와 그녀의 언니들과 만나고
위로의 말을 전하였다
그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부디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안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향에 불을 붙였다
극락왕생 하소서
그 녀는 올해 47년의 짧은 삶을 마감하였다.
그 동안 수 많은 암 환우님들과 인연이 되어
서로 연락도 하고 지내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은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물론 잘 관리를 하여 잘 지내고 계시는 환우님들도 있지만
순간의 잘 못된 판단과 너무 늦은 대응에
암의 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조금만 더 빨리
대처 방법을 강구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특히 표준치료를 하는 과정이거나
표준치료가 끝난 후에도 방심을 하다가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에
진행성 암 치료 과정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동원하여야 한다
당연히 기존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선택하고
무엇보다 환자와 보호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암과의 치열한 싸움은
시간도 중요하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처 방법이
생사를 가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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