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깊은 잠에 빠져있는 몇일 전 새벽 2시 30분경에 휴대폰이 울렸다
깊은 잠에 들었지만 휴대폰 벨 소리가 워낙 요란하여
비몽사몽간에 통화가 이루어졌다
부시시한 눈으로 휴대폰에 뜬 번호를 보니까 국내 번호가 아니어서
외국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안녕하세요
-늦은밤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24시간 통화가 가능하다고 하길래 급한 마음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네...괜찮습니다.
-여기는 캐나다 입니다
인터넷에 글을 보고 전화를 드렸는데 어떤 치료법인지 알고 싶고
저의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인데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제품 가격은 얼마인지 알고 싶습니다.
-차분한 목소리에 엄마를 염려하는 자식의 마음이 절절하게
전화 목소리에 전해 졌다
외국에 있으니 병 간호도 못해드리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이 대금을 지불하고 구입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친언니가 한국에서 엄마 간호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언니랑 통화를 하여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리고, 10분쯤 지났을까 언니로 부터 전화가 다시 왔다
-동생으로 부터 제품에 관하여 대충 설명을 들었는데 내일 당장
호스피스 병동으로 전달을 해 달라고 하였다
이미 전신으로 암세포가 전이가 된 상태이고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고
마약 성분의 진통제도 효과가 없어 매일 힘들게 견디고 있는데
자식으로서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고 하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여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너무 기대를 하여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여서는 안 됩니다
기적이라는 것은 믿는 사람에게 찾아오기에 최선을 다하여 치료를 해 보시죠
그런데 여기 호스피스 병동은 병원 규정상 다른 치료기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일단 내일 의사선생님과 상의를 하여 허락을 받아야 하기에
사용하여도 된다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였다
동생과 언니와 전화를 릴레이로 통화를 하고나니 새벽3시가 넘었지만
따듯한 자매의 정과 지극한 효심에 피곤 한 줄 몰랐다
아무리 세태가 변하여 반인륜적인 범죄가 일어나고
부모를 버리는 불효자식들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고운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사실에 마음 뿌듯하였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한번 깬 잠은 다시 청하려고하니 깊은 잠이 오지않아 뒤척이다가
결국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오전 10시경 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병원 관계자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허락을 받았으니
제품을 갖다 달라고 하였다
병원 관계자도 자식을 위하여 지극정성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거절 할 수가 없었나보다
이미 그날은 다른 환자와 약속이 있었기에 그 곳에서 일을 마치고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늦은 밤 호스피스 병동으로 찾아갔다
조금 먼곳에 있는 곳이라 병원에 도착하니 밤 9시경이 되었다
밤이지만 열대야 때문인지 땀은 연줄 흘러내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부랴부랴 침대에 설치를 해드리고
환자와 보호자(언니)에게 당부의 말과 주의사항을 전달해 주었다
그래도 환자인 어르신은 인지능력이나 기력도 어느정도 유지가 되고 있는
상태이기에 설명을 잘 들어 주었고
치료에 관한 기대가 있는 듯 표정은 밝았다
이럭저럭 설치와 설명을 모두 마치니까 밤 10시가 되었다
일단은 병동을 빠져나와 보호자에게 참고하여야 할 부분과 주의사항을
다시 한번 주지를 시켜주고 병원 떠났다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나름대로 살아가는 여건이 있기에 큰 돈을 부담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선뜻 엄마를 위하여 거금을 지불한 자식의 효심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언니와 대화 중 이런 말을 하였다
병마와 힘들게 싸우는 부모를 위해 자식으로서 해 드릴 수 있는거
다해 드려야 보내고 난 뒤 후회나 미련이 없을것 같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
부모는 자식이 아프면 새벽이라도 아이를 업고 응급실로 데려갔었고
뜬 눈으로 간호를 하며 나를 키워왔기에
당연히 그 이상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를 다 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 인 것 이다.
아...
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이런 효녀들에게 최고의 훈장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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