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 가는 길/김동우
일생에 반드시 한 번은 찾아가야 하는 곳
지금은 3번은 찾아 가보아야 한다는 봉정암
어떤 이는 10번은 찾아가야 한다고 하는 사람
참으로 대단하고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몇 번을 가는 것이 무에 그리 중요 할까요
마음이 따라가면 행 하면 되는 것을
횟수에 연연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백담사에서 장장 6시간 가량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봉정암
난생 처음 묵언 수행의 자세로 혼자 찾아 간 봉정암 산행 길
등산화가 작아 새끼 발가락이 아파서
다리를 질질 끌고 내렸왔던 기억들
힘들고 어려운 고행의 길 이었지만
설악의 정기를 듬뿍받고 마음의 여여로움을 찾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봉정암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멀건 미역국 한 그릇과 주먹밥은
어찌 그리도 별미 이던지요
깔딱 고개를 오를 때만 하여도 두번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을 하였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또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무슨 조화 일까요.
서가모니불 / 김동우
오케스트라처럼 지휘자는 없어도
불자들의 서가모니불 리듬은
불협화음이 없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쉬임없이 이어지는 서가모니불
저 마다의 염원은 법당을 가득 메우고
우리들의 빈 가슴 마저 채우고 있었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무릅을 꾸부리고 머리를 조아린 채
자신을 한 없이 낮추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108 염주를 그네처럼
두 손으로 마주 잡고 있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선 자세로 한 치의 미동도 없이
합장을 하고 있는 사람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휘어질 망정
결코 부러지지 않을 것 같은 기개로
리드미칼하게 절을 하는 여인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모두가 존경스럽다
보살님들의 지극 정성이 눈물겹고
처사님들의 겸허한 모습이 아름답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우야둔둥
바라는바 모두 소원 성취하시고
부처님의 가피로 늘 여여(如如)로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서가모니불.
'자작 글[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0) | 2012.04.13 |
---|---|
예지원 (0) | 2012.03.17 |
이왕이면 다홍치마 (0) | 2012.01.28 |
며느리의 불편한 진실 (0) | 2011.10.08 |
오버도 때로은 필요하다 (0) | 201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