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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식생활

암과 음식 - 항암, 식습관이 중요하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3. 9. 8. 11:58

 

암과 음식 - 항암, 식습관이 중요하다!

암 치료 후 건강관리 2013/08/16

 

지난 호 에서는 암 치료 후 적정체중의 유지 및 관리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암과 음식의 관계를 통해 암 치료 후 또는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암과 음식]
서구형 암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주로 북미와 유럽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서구형 암의 발생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과 같은 서구형 암이 한국 남성과 여성이 많이 걸리는 5대 암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전통적으로 염장처리를 한 짠 음식이나 매운 음식, 탄수화물이 중심이었으며 이런 식습관이 주를 이룰 때는 위암의 발생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북미와 유럽식 식습관이 널리 퍼지면서 육류 섭취와 고지방 식사가 늘었습니다. 그로 인해 2000년대부터 서구형 암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그래프


                                             2012년 미국 암 발생 통계 (출처 : 미국암협회)


               남자                                                           여자

              남자암발생률 여자암발생률 
                                              한국인 암 발생률 변화(출처 : 국가암통계)


이 외에도 음식과 암과의 연관성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식 식습관을 지속한 동양인의 경우, 서구형 암에 잘 걸린다는 연구도 식습관과 음식의 중요성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유전적 정보가 똑같은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중에 어린 시절 각기 다른 나라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한 후 서로 다른 암에 걸린 사례가 있는데, 이 역시 식습관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또한 북부 이란의 골레스탄 지역에서 식도암의 발생이 현저히 높아 조사를 한 결과, 뜨거운 차를 마시는 식습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2009년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뜨거운 차를 마시는 정도에 따라 2배에서 8배까지 식도암 발생이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암과 음식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단일 음식과 암과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음식에는 어느 정도 몸에 좋은 성분과 해로운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있고, 음식에 들어 있는 모든 성분이 암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낱낱이 밝히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항암 음식으로 하는 영양계획은 피하라]
암의 약 30%가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음식이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전문가들이 암과 식품과의 관계를 과장해서 해석하고 특정 식품이나 음식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암 경험자들이 비전문가들의 주장을 믿고 많은 비용을 들여 건강식품이나 음식을 섭취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단일 음식만으로 구성된 식사를 해서는 건강해지지 않습니다.


음식의 항암효과를 설명할 때 주로 항산화 효과를 내세워 암의 증식을 억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음식의 항암 효과라고 소개하는 것은 대부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거나 특정 암 지표를 통해 밝힌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식품의 특정 성분 A가 실험실에서 암세포의 증식을 막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 항암식품으로 대서특필됩니다.

 

하지만 이는 통제된 실험실에서 특정 조건 하에 이루어진 실험으로, 특정 세포에 국한된 결과일 뿐이기 때문에 확대 해석은 금물입니다. 인체에는 수많은 세포가 있으며, A라는 성분은 인체의 다른 세포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험실 연구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일 뿐, 그 자체로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 실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쥐에게 A식품이나 B성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한 결과, 암의 크기가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해도 이를 암 환자에게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과 쥐는 대사작용이 다르고 암의 병태생리(병의 발병과 진행 과정 등)도 다릅니다. 또한 동물 실험은 고도로 통제된 환경에서 철저하게 음식과 약물, 행동을 조절하지요. 하지만 인간은 실험실처럼 완벽히 통제된 환경에서 살 수 없습니다. 이처럼 동물 실험 역시 항암 성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일 뿐, 그 자체로 인간에게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C라는 특정 식품을 먹었더니 암 증식 지표가 줄어들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면, 이 식품은 항암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암의 재발과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없다면, 역시나 항암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몇 년 후 추가 연구를 해보니 암 증식 지표는 줄었지만 사망률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늘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연구 결과를 신뢰해야 할까요? 믿을 만한 연구인지를 판단하려면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했는지, 총 사망률이 감소했는지, 암 관련 사망이 줄었는지, 재발 및 전이가 줄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항암 효과와 실제 암 사망률을 줄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항암 식품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애석하게도 지금까지 명확하게 항암 효과가 있다고 결론이 난 식품이 거의 없습니다. 음식은 암과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특정 음식이 암을 유발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합니다. 또, 항암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음식이 있다 해도 해당 음식만 섭취할 경우 영양 균형이 깨져 오히려 건강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음식이 암을 유발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단기간에 암을 악화시키거나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음식은 약이 아니며 항암 식품이 ‘암을 치료하는 식품’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항암 식품이라고 하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식사를 통해 꾸준히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암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다양한 음식이 골고루 복합되어 있는 항암 식단과 항암 식습관이 있을 뿐입니다. 
 
[건강식품이나 보충제도 암 경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연구를 통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된 영양 성분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음식보다 섭취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영양제나 보충제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런 영양제나 보충제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더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부작용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물질은 유익한 작용도 크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제나 보충제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많은 연구에서 영양제나 보충제의 항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히려 특정 암의 경우에는 암 발생률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항산화 물질이 암 치료 과정에서 손상된 정상 세포를 보호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암세포를 손상시키는 작용까지 방해해 항암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때로는 건강식품이 암 경험자에게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홍삼의 경우, 피로감 개선과 면역력 증진을 이유로 많이 복용합니다. 하지만 홍삼은 때로 빈혈을 일으키거나 혈소판 기능을 떨어뜨려 지혈 장애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수술을 앞두고는 최소 1주일 전부터 먹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로 암 경함자가 지속적인 빈혈과 혈구 저하증을 겪어, 그 원인을 찾아보면 녹차, 홍삼, 버섯 달인 물, 칡뿌리 등 정체불명의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끝맺으며]


암 경험자는 불안한 마음에 항암음식이나 보충제, 영양제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식이보조제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건강관리법일 수도 있습니다. 꼭 식이보조제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영양 상태를 평가한 후, 결핍된 영양소에 한하여 하루 권장 섭취량을 넘지 않도록 복용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 식품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입니다. 식품을 통해 보충하면 과량 복용할 염려도 없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성분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즉, 여러분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것은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가 아닌 항암 식습관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항암 식습관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최호천교수, 암건강증진센터최호천암건강증진센터

[암환자의 건강관리]는 서울대학교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의 5명의 교수(조비룡, 손기영, 신동욱, 최호천, 오범조)들이 암 생존자들에게 암 치료 후 암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암건강증진센터는 단순한 암 치료를 넘어서 암 생존자와 가족 모두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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