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껍질같은
검은 버섯이 거믓 거믓한
이리 저리 울퉁 불퉁한
죄송하게도 못 생긴 감자 같은
아흔의 내 어머니 손
그 두 손을 모으고
울엄니는 기도하실테지.
성모상 앞에서 이 밤에 기도하실테지.
귀여운 석순이
잘 살게 하여 주시라고
울엄니는 기도하실 것이다.
그 언젠가 시골가서
울엄니 기도소리 슬쩍 엿들었다.
귀여운 석순이 잘 살게 하여 주시라고
오늘밤은
무너지는 억장같은 가슴으로
행여 성모님께
어찌하여 이 늙은 몸 안 데려가냐고
울음속에 기도하실지도 모르겠네.
하필이면
성모마리아의 저녁기도란 음악이
왜 눈에 띄였을까?
밤은 저멀리 도망가는데
날은 이리도 아니 밝아오는지
긴긴 동짓달 겨울밤보다
님을 보낸 밤은 길기만 하다.
2013.8.27.
'좋은 글[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I.O.U 작은 음악회 동영상을 올리면서 ... (0) | 2013.11.16 |
---|---|
[스크랩] 피로 글을 써라/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0) | 2013.11.16 |
[스크랩] 나 이뻐..?../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0) | 2013.11.16 |
[스크랩] 여름날의 마지막 장미를 들으면서 ... (0) | 2013.11.16 |
[스크랩] 겨울... 비 (0) | 201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