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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피로 글을 써라/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3. 11. 16. 11:43




 
피로 글을 써라/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심장에서 화산처럼 뿜어져 올라오는 
붉은 피를 상상하면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피 끓는 청춘이라고 합니다.
피로서 맺은 혈맹국이라고도 합니다. 
그처럼 붉은 피는 청춘을 생각나게 하고 
삶과 죽음조차도 뛰어 넘은 지독한 사랑을 
연상시키며 또한 못 이룰 것이 없을 듯한 절대적인 
희망을 주기도 합니다.
피는 인체조직을 이루는 구성성분을 떠나서
피는 인간의 정신입니다.
우리 인간에게 있어 어찌 정신을 빼고 
인간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정신을 빼면 단백질과 지방의 결정체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짜라투스트라하고 하루 종일 딩굴고 있습니다.
‘한 잔 드실래요?’ 
삶이 무엇인가 고뇌하는 니이체에게 
한 잔의 커피로 허공에 말을 건네어 봅니다.
‘진정 이 땅에서 신은 죽었을까요?‘
또 다시 물어보지만 그저 빗소리만 창가에서 
둔탁하게 뚝우우뚝 할 뿐입니다.
가시나무새의 전설처럼 
평생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하여 
자신의 심장을 가시로 찌르듯이 
오직 한 편이라도 그렇게 심장의 피를 뽑아 
글을 쓰고 싶습니다.
니이체의 말처럼 그저 읽히는 글이 아니라 
암송하는 글이 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기쁨이겠습니까?
수많은 해변의 조약돌중에 가장 어여쁜 돌을 
골라 내 여인에게 주고 싶은 그 마음처럼 
글자속에서 때로는 글의 행간에서 가장 어울리는
글 한 줄을 찾아 허우적 거립니다. 
산삼 한 뿌리를 찾아 험한 계곡 구비 구비 
헤매는 심마니처럼 나의 글쓰기 구도 여행은
바위를 타고 계곡을 오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금도끼일까? 저것이 은도끼일까?
나뭇꾼의 도끼를 찾아서 산신령이 연못속을 
드나들 듯이 글자 하나 찾아 들고 
글의 행간에 맞추어 봅니다. 
‘아니야, 이건 아닌데....’
마음에 들지 않는 글 한줄를 버리고 
다시 연못속으로 휘리릭 들어갑니다.
‘아니여요. 이것도 아니어요.’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아도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생각의 끝은 어디일까요?
이것일까? 저것일까? 
가장 쉬운 질문에 막혀버리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한 뻠 만한  내 생각과 지식의 깊이가 
나를 슬프게 합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글 한 줄을 쓰고 싶다는 
간절함이 부족해서 일까.
허접입니다.
요즘 아이들말대로 허접한 글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렁으로 추락하는 마음밭에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비는 왜 그리도 
처량하게 내린다 말입니까?
친청어머니 말씀처럼 
“이 놈의 비...우라지게도 내리네 ....”
그래도 그렇지만 그러나 
나는 또 운명처럼 시지프스의 바위를 메고 
내일 밤이면 글 언덕을 또 오를 것입니다.
그 또한 운명인 것을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맨날먹는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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