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에 대하여 전반적인 개요
췌장암
췌장암이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를 말한다. 췌장암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췌장관에서 발생하는 췌관 선암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췌관선암을 말하는 것이다. 그 외 낭종성암 (낭선암), 내분비종양 등이 일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췌장암의 발생 부위는 두부가 60%로 가장 흔하다.
췌장암이 문제가 되는 이유
췌장암은 소화기암중에서 가장 예후가 불량하여 진단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진단 당시 이미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암일 경우가 많고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예는 15-20%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원인으로 췌장은 후복막 장기이며 (정상에서는 안 만져짐) 췌장암 발생 초기에는 특이적 증상이 없고 침윤성 증식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췌장암 발생의 고위험군이 명확히 설정되어있지 않은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췌장은 위와 대장과 달리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마땅한 선별검사가 없다는 것이 조기 진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췌장암은 지난 20년간 치료나 생존율 향상에 있어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췌장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역학
췌장암은 서양에서 동양보다 많이 발생하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호발하는 질환이다. 동양에서는 일본이, 구미와 비슷한 췌장암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췌장암은 최근 10년간 발생률 및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도 악성종양 등록건수 99,205건 중 2.4%로 9위이다.
췌장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률 기준으로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1998∼2000년 췌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2536명 중 931명 (36.7%)만 1년 뒤까지 살아남아 암 환자 가운데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미국에서 췌장암은 성인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의 4번째로 흔한 원인 질환이고 소화기암 중 대장암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암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33,730명의 췌장암 환자가 새로 진단을 받고, 매년 32,300명의 췌장암 환자가 사망을 한다. 즉, 새로 진단을 받는 환자와 사망하는 환자가 엇비슷하다.
췌장암은 남자에서 여자보다 좀 더 많이 발생하며 흑인에서 백인보다 호발한다. 췌장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빈도도 증가한다. 50세 이후에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60대와 70대에서 가장 호발한다.
위험인자
1) 흡연
췌장암의 원인인자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 흡연이다. 흡연으로 인한 췌장암 발생의 위험도는 정상인의 2배이며 흡연량과 위험도는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췌장암의 위험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금연후 10-15년이 경과하면 정상인과 비슷해진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금연을 하면 췌장암의 4분의 1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2) 유전적 요인
유전적 이상에 의해 췌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 췌장암의 5-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전성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유전성 췌장염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하며 트립시노겐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20세 이전에 급성 췌장염의 형태로 발생하고 흔히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한다. 유전성 췌장염 환자는 70세까지의 췌장암의 누적 위험도가 40%에 이른다.
유전성 췌장염이 없어도 가계의 유전적 요인에 의하여 췌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데 가족 내에 췌장암 환자가 발생한 경우 이들 가족의 췌장암 발생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하여 약 18배 높다.
3) 만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만성췌장염 환자가 20년 경과시 췌장암의 발생 위험도는 4%이고 정상인에 비해 위험도가 15배로 알려져 있다.
4) 당뇨
췌장암 진단시 당뇨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흔하며 실제로 췌장암으로 진단받기 1-2년 전에 당뇨가 나타난 환자가 적지 않으며 이것은 췌장암 환자의 일부에서는 당뇨가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췌장암의 초기 징후로 당뇨가 나타나는 이유는 췌장암 세포에서 분비된 화학물질이 islet cell을 자극하여 amylin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고 이것이 인슐린의 말초저항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췌장암의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2-4배라고 알려져 있다.
5) 비만
최근의 연구에서 비만이 췌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하였다. 체질량 지수가 30kg/m2 이상인 비만자는 췌장암의 위험도가 정상인에 비해 1.72배 증가하였다.
6) 음주
일반적으로 과량의 알코올의 섭취는 구강암, 후인두암, 식도암, 간암과 관련이 있으나 직접적으로 췌장암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미약하다.
7) 식이
몇몇 연구에서 서구적 식생활 (고지방 식이)이 췌장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를 하였으나 반대의 연구도 있어 아직 논란이 있는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췌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몇몇 연구에서 보고되기는 하였으나 논란이 있다. 한 연구에서는 췌장암 환자에서 혈청 라이코펜과 셀레늄 수치가 정상인보다 낮았다고 한다.
증상
췌장암의 증상은 무증상에서부터 심한 복통, 황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췌장암 환자도 있으며 질환이 초기일수록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초기에는 상복부 불쾌감, 소화장애, 식욕부진, 오심, 설사, 변비 등의 비특이적이고 막연한 위장 증세를 호소함으로서 과민성 대장염이나 기능성 위장장애로 오인되기 쉽다. 췌장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고 약 70%의 환자에서 나타나나 췌장암에 특이한 복통의 패턴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복통은 상복부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나 좌측, 우측 복부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하복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복통의 심한 정도도 매우 다양하여 초기에는 견딜만하다. 복통과 함께 황달, 체중 감소가 췌장암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들이지만 이들이 모두 나타나면 췌장암은 이미 말기인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당뇨가 동반된 경우 다음, 다갈, 다뇨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췌장암의 증상은 암이 생기는 장소에 따라서 다르다. 췌미부암과 췌체부암은 복통과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생겨서 발견될 때는 이미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췌두부암은 비교적 초기에 황달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은 부위의 췌장암보다 일찍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같은 췌두부암이라고 하더라고 구상돌기에 생긴 경우에는 황달이 초기부터 발생하지 않아 발견이 지연되기도 한다.
진단
1) 복부 초음파
췌장암은 복통이나 황달, 체중감소 등과 같은 임상증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여 일차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췌장암의 초음파 검사 소견은 췌장내에 에코가 감소된 종괴로 보이는 소견이 가장 전형적이다. 이외에 간접 소견으로 췌관 확장, 췌관의 국한성 종대, 담관 확장, 림프선 종대 등이 관찰된다.
그러나 초음파검사는 췌장을 관찰하는 정확도가 복부 CT보다 많이 떨어지는 데, 그 이유는 췌장의 체부와 미부는 췌장 앞에서 위장내 공기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종종 관찰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발견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는 췌장암을 일차로 발견하는 정도의 역할을 맡고 일단 초음파로 췌장에 종괴가 의심되면 이어서 복부 CT를 시행하여야 한다.
췌장 머리에 췌장암으로 의심되는 종괴가 보인다.
2) 복부 CT
복부 CT는 췌장암의 진단에 있어 95%의 정확도를 가진다. 특히 장관내 공기에 의해 잘 보이지 않는 췌장의 체부와 미부암의 진단에 유용하다. 췌장암의 CT 소견은 췌장 내의 종괴로 나타난다. 암세포는 대부분 정상 주위 췌장보다 혈관 분포가 적기 때문에 동맥상에서 주위 췌장보다 조영증강이 저하되어 나타난다. 대개의 췌장암은 췌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췌관을 협착시켜 그 이상 원위부의 췌관이 확장되는 데 복부 CT에서는 이러한 췌관의 확장이 잘 관찰된다. 이 밖에 담도의 확장, 간 혹은 림프절 전이, 복수 등이 관찰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복부 CT는 췌장암의 혈관 침범 여부 및 정도를 아는 데 있어 가장 우수한 검사방법이다. 췌장암은 발견 당시 대부분 췌장 주위를 지나가는 중요 혈관을 침범하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변 혈관 침범 여부가 췌장암의 수술적 절제 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또한 췌장암에 의한 림프절 종대를 발견하는 데 있어서도 복부 CT는 우수한 검사 방법이다.
췌장 체부에 10cm 정도 되는 췌장암이 관찰되고 혈관과 위를 누르고 있다.
3)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ERCP)
췌장암은 대부분 췌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적 역행성 췌관조영술에서 췌관의 협착이나 폐쇄의 소견이 나타나게 된다. 복부 CT의 발달로 인하여 최근에는 복부 CT에서 췌장에 종괴가 확실하게 관찰되는 경우 진단 목적으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을 굳이 시행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다른 검사 방법으로도 췌장 종괴가 확실히 관찰되지 않는 경우, 췌장암인지 췌장염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는 진단 목적으로, 그리고 췌장암에 의해 담관이 막혔을 때는 내시경적 담즙 배액을 위해서 치료 목적으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을 시행한다.
4) 초음파 내시경 (EUS)
내시경 초음파는 위나 십이지장처럼 췌장에서 아주 가까운 장기에서 췌장을 관찰할 수 있고 장관 가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작은 췌장암의 발견에 유용한 검사법이며 췌장암 발견에 있어서 복부 CT보다 더 예민도가 높다. 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췌장암과 다른 췌장질환을 다른 검사 방법으로는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에 종괴를 관찰하기 위해 시행해볼 수 있으며 이미 췌장암이 발견된 환자에서는 췌장암의 병기 결정, 특히 혈관 침범 여부를 결정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하여 췌장의 조직검사도 할 수 있는 데 바늘이 복강내를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암세포가 복강 내로 파종될 염려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수술적 절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환자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내시경 초음파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5) 자기공명영상 (MRI & MRCP)
일반 MRI는 CT에 비해 췌장암의 진단에 있어 장점이 거의 없으나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 (MRCP)은 췌장암의 순수 진단 목적으로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을 빠르게 대체해나가는 추세이다.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은 담도와 췌관을 관찰하는 데 있어 CT보다 우수하고 췌장암 진단에 있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에 필적하는 민감도를 보인다. 또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비침습적인 검사법이기 때문에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로 인한 합병증과 조영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가 있다.
6) 혈청 종양표지자
종양표지자는 종양이 발생하였을 때 체액이나 조직 내에서 측정될 수 있는 물질이다. 종양표지자를 이용하여 종양의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으며 종양이 어느 장기에서 기원했는 지 알 수 있다.
carbohydrate antigen 19-9 (CA 19-9)는 지금까지 나온 췌장암의 종양표지자 중 가장 우수하다. CA19-9는 췌장암에서 발현되는 점액 (mucin)과 관련된 항원이다. 췌장암 진단에 있어 CA 19-9의 정상상한치를 37 U/ml로 상정하였을 때 민감도와 특이도가 80-90%로 알려져 있다. CA 19-9는 췌장암에서 혈중 농도가 상승하지만 담도암, 위암, 대장암 등에서도 상승하며 종양이 없더라도 폐쇄성 황달, 담관염, 췌장염, 간염 등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CA 19-9는 췌장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 정상 수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상인에서 췌장암의 선별검사 목적으로는 적당하지 않으며 방사선학적으로 만성 췌장염과 구별되지 않는 병변이 있는 경우에 CA 19-9를 측정하면 췌장암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CA 19-9가 1000 U/ml 이상으로 많이 상승되어 있는 경우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병변일 가능성이 많고 나쁜 예후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또한 CA 19-9는 췌장암의 근치적 수술후 추적 검사를 할 때 재발 여부를 알아보는 목적과, 수술의 불가능한 병변에 대해 항암치료를 할 때 치료 효과를 보는 목적으로 유용하다. 보통 췌장암이 수술후 재발하는 경우 화상 검사에서 병변이 나타나기 전 CA 19-9가 먼저 오르는 경우가 많다.
7) 췌장암의 조직검사
췌장암이 방사선 검사에서 진단되고 수술적 절제가 일단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종괴가 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수술 전에 경피적 천자 방법으로 종괴를 조직검사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확실한 종괴를 가진 환자에서 만약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여기에서 암세포가 관찰되지 않더라고 이 종괴가 암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조직 결과와 관계없이 근치적 목적의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천자를 하는 과정에서 암세포가 복강에 파종되어 결국 수술후 복막에 전이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향후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내시경적 치료같은 적극적인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의해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추천된다.
체외 초음파 유도하 검사의 복강내 암 파종 문제를 방지하는 검사 방법 중의 하나가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췌장 조직검사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고가의 내시경 초음파 장치가 필요하고 조직 채취도 숙련자가 아니면 어려움이 많으므로 아직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치료
췌장암은 수술적 치료 외에는 완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췌장암은 수술적 절제를 한 후에도 재발률이 아주 높으므로 수술이 정말로 필요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수술
1) 수술적 절제의 적응증
췌장암은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70세 이상의 환자에서도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연령이 높다는 사실 때문에 수술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췌장암의 주위 조직이나 혈관 침범 여부는 췌장암의 절제 가능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는 광범위한 췌장주위 림프절 침범이 있거나 간, 복강 등으로 원격 전이된 경우나 상장간막 동맥, 복강 동맥, 대동맥 등을 직접 침범한 경우이다.
2) 외과적 치료
췌장 두부암의 경우 췌장의 두부는 발생학적으로 십이지장, 원위부 총담관 등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혈류의 공급을 같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절제하기 위해서는 세 기관을 같이 절제하여야 한다. 췌장 두부암에 대한 절제는 췌십이지장 절제술인데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휘플 술식이다. 휘플 수술은 췌장 두부와 십이지장 그리고 원위부 총담관을 포함하여 원위부의 위까지 절제하고 절제된 부위에 공장을 각각 문합하여 주는 수술방법이다. 휘플 수술 시행 후에 여러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 데 췌장, 담도, 장 등과 누공이 발생할 수 있고 복강내 패혈증,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에 따른 사망률은 초기에는 매우 높았으나 요즘에는 경험이 많은 병원에서는 수술 후 사망률이 0-3% 밖에 되지 않는다.
휘플 수술 후에 발생되는 영양흡수장애를 줄이기 위해서 위와 십이지장 구부의 일부를 보존하는 이른바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 (pylorus-preserving pancreatoduodenectomy)이 약 20년 전부터 시행되어오고 있다.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수술 후에도 십이지장과 인접한 췌장의 조직 일부에서 암 조직을 남겨놓을 수도 있고 림프절 절제가 휘플 수술보다 덜 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실제 수술 후 예후는 휘플 수술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췌장 체부와 미부의 암은 비장절제술과 함께 원위부 췌장절제술이나 췌장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진행성 췌장암에서의 항암 요법
국소 혹은 전신적으로 진행된 췌장암의 치료에서 항암 치료의 목적은 암의 진행을 억제하여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데 있다. 췌장암에 대한 항암 치료가 고식적 치료에 비해 효과가 있음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하여 밝혀져 있다.
1) 5-fluorouracil
췌장암 치료에 있어 오래 전부터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어 왔던 항암제는 5-fluorouracil (5-FU)이다. 5-FU는 gemcitabine이 나오기 전인 10여전까지는 췌장암의 항암치료에 있어 중심이 되는 약제로서 단독 혹은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으로 많이 사용되어왔다. 최근 gemcitabine이 췌장암에 도입이 된 이후로는 5-FU는 일차 치료제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2) Gemcitabine
진행성 췌장암에서 과거에 사용되던 5-FU에 비해서 gemcitabine 단독 항암 요법이 효과가 우수함이 입증되면서 gemcitabine은 췌장암 항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5-FU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도 gemcitabine은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있다. 제 2상 연구에서 gemcitabine은 완전 및 부분관해율이 6-11%에 이르며 암이 진행하지 않는 상태도 19-32%에 이른다.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5-FU와의 비교 연구에서 1년 생존율이 5-FU군의 2%에 비해 gemcitabine군에서는 24%로 생존율의 향상이 있었다. Gemcitabine에 의한 약물 독성은 골수 억제, 졸음, 구토, 부종 등이 있는 데 대개 심하지는 않다.
3) Gemcitabine과 다른 항암제의 병용요법
췌장암 치료에 있어 gemcitabine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지만 완전 관해는 거의 이룰 수 없고 생존 기간 연장 효과도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gemcitabine과 다른 항암제를 병용요법으로 하여 항암 효과를 증가시키려는 노력이 꾸준히 있어 왔다.
Capecitabine (Xeloda)은 5-FU의 경구용 제재로서 투여하기가 용이하고 지속적 항암 효과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췌장암에서도 5-FU보다는 효과가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apecitabine 단독으로 투여하였을 때 부분 관해가 7.3%, 반응율이 24%에서 나타났다. Capecitabine은 단독 요법보다는 gemcitabine과 병용 요법제로서 더 가치가 있다. 한 연구에서 Capecitabine과 gemcitabine 을 병용 투여시 병용 요법을 받은 군의 중간 생존 기간이 8.4개월로 단독 요법의 7.3개월에 비하여 별차이가 없어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췌장암 환자에서 capecitabine이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Capecitabine은 또한 gemcitabine에 반응하지 않는 췌장암 환자에게 단독 2차 항암 화학요법 투여제로 고려할 수 있는 약이다.
Platinum 계열 항암제는 소화기계 암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약제이기 때문에 췌장암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리라고 기대되는 약제이다. 췌장암에 대해서 cisplatin 단독으로도 반응율이 21%로서 약간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독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gemcitabine과 병용요법으로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데 gemcitabine과 cisplatin을 병용요법 한 군에서 중앙 생존 기간이 7.6개월로 gemcitabine 단독 투여군의 6개월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기타 연구들에서도 cisplatin 병용요법이 관해율은 향상시킬 수 있으나 궁극적 치료 목적인 전반적인 생존 기간에는 효과가 없다고 나타났다.
Oxaliplatin은 cisplatin에 비하여 이점이 많은 약제인데 우선 수액요법의 전처치가 필요없고 환자들이 잘 견디며 주된 독성인 말초신경증상도 치료를 중단하면 호전된다는 장점이 있다. Oxaliplatin은 단독으로 투여하였을 때 췌장암에 대하여 약한 효과만 있기 때문에 gemcitabine과 병용요법으로 투여한다. 제 3상 연구 결과를 보면 oxaliplatin과 gemcitabine을 같이 투여한 군과 gemicitabine 단독 치료군에서의 반응율은 각각 26.8%, 17.3%로서 병용요법 군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중앙 생존기간에 있어서는 각각 8.8개월과 6.9개월로 양군 사이에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따라서 oxaliplatin도 췌장암에서의 역할은 아직 뚜렷하게 정립된 것이 없는 상태이다.
표적 치료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췌장암의 치료분야는 암 발생에 관여하는 물질들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멸사를 증가시켜 항암효과를 얻고자 하는 연구 분야이다. 이 중에서도 임상적으로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어가고 있는 물질은 췌장암에서 자주 발현되는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와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신호를 억제하는 약제이다. Anti-VEGF 단클론항체인 bevacizumab (Avastin) 그리고 anti-EGFR 단클론항체인 catuximab (Erbitux)은 이미 결장암에서 효과가 입증되었고 tyrosine kinase인 EGFR을 억제하는 소형물질인 ertotonib (Tarceva)는 폐암에서 효과가 입증되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들의 췌장암에서의 치료효과를 연구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gemcitabine과 erlotonib을 같이 투여한 군과 gemcitabine을 단독으로 투여한 군을 비교한 연구에서 반응율은 각각 8.6%와 8.0%로 별차이가 없었으나 중앙 생존기간은 각각 6.37개월과 5.91개월로 병용요법을 시행한 군에서 의미있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erlotinib 으로 효과를 보는 중앙 생존기간의 차이가 gemcitabine 단독요법보다 약 2주 정도밖에 안 되고 이러한 적은 효과를 보기 위해 투여되는 erlotinib의 약가가 너무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다.
Cetuximab을 이용한 연구는 아직 제2상 밖에는 없는 데 췌장암에서 EGFR이 양성인 군만을 대상으로 gemcitabine과 같이 투여하였을 때 반응률은 12.2%이었고 63.4%에서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고하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한 제 3상 연구가 현재 진행중이다.
방사선 치료
췌장암은 70 Gy 이상의 방사선 조사에 부분적으로만 반응하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량의 방사선을 조사하게 되면 췌장 주위 다른 장기들에 아주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게 된다. 현재까지 연구로는 방사선 치료 자체만으로는 아직 췌장암 환자의 생존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없다고 나타났다.
5-FU와 방사선 조사를 병용한 경우 생존기간이 11.4개월로 방사선 단독치료의 5.2개월보다 의미있게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통원치료를 원하는 경우 capecitabine과 방사선 조사를 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에서 문제점은 대조군이 방사선 치료만 받은 군으로 되어 있어서 화학방사선 병용요법의 효과가 방사선의 효과인지 아니면 동시에 투여한 항암제에 의한 것인가가 불명확하다.
미국에서는 국소적 진행성 췌장암에 아직도 화학방사선 병용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데 반해 유럽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방사선 치료 효과를 의심하여 주로 항암제 단독 위주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동시 화학방사선 요법에 사용되는 항암제가 과거에는 주로 5-FU였으나 최근에는 gemcitabine을 이용한 동시 화학방사선요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방사선 50 Gy를 종양에 조사하고 주위 림프절에도 45 Gy를 25번에 나누어 주면서 Gemcitabine 300mg/m2와 cisplatin 30mg/m2을 투여하면 비교적 합병증도 적고 45명의 환자 중 관해율이 69%에 이르렀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 효과는 추후 다른 연구가 필요하다.
수술 전 전보조항암요법 (Neoadjuvant chemotherapy)
국소 진행형 췌장암이 수술을 받지 못하는 가장 많은 요인은 문맥이나 상장간동맥 등과 같은 주위 주요 혈관 침범이 주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에게 수술 전 전보조항암요법을 실시하여 이중 관해가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절제 가능성을 재판정하여 이즐의 일부에게 근치적 수술을 시행하는 임상연구가 있어왔다. 이들 결과를 보면 차음에 절제가 불가능하였던 환자들 중 수술 전 전보조항암요법 후에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일부 있었으나 결국 처음부터 완화화학요법만 시행받은 대조군의 환자들에 비해 전반적 생존기간 연장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직 표준치료방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예후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5%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췌장암의 크기가 2cm 미만인 1기 소췌장암의 경우에는 예후가 비교적 좋아 일본에서 5년 생존율을 61%까지 보고하였으나 전체 췌장암의 3% 만을 차지하는 것이 문제이다. 췌장암은 진단 당시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기껏해야 5-25%의 환자에서만 근치적인 절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치유적 절제를 했어도 생존율은 다른 암에 비해 매우 저조해서 이들의 5년 생존률은 20%가 채 안 된다. 췌장암의 평균 생존기간을 보면 치유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평균 15-17개월, 종양 주위의 혈관 침윤 등으로 절제가 불가능했던 경우는 6-10개월,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는 3-6개월이다.
췌장암은 현재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적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췌장암 중 종양의 크기가 2cm이 안 되는 stage IA 종양은 전체 췌장암의 3%에 불과할 정도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진행된 췌장암의 경우 지난 10 여 년간 일본에서 광범위한 근치적 수술을 시행했어도 생존율의 향상을 가져오지 못해서 현재로서는 조기 진단하는 길만이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췌장암에서 조기 위암과 같은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기대하려면 종양의 크기가 1cm 이하이고 림프절 전이 및 원격 전이가 없어야 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종양의 크기가 1cm 미만이었던 경우 절제 후 5년 생존율은 100%였고 이때 모든 종양은 췌장실질 침윤 없이 췌관 상피 내에 국한되어 있었으며 림프절전이, 혈관 침윤이 없는 경우였다고 한다. 결국 1cm 이하의 소췌암을 찾아내야 치료성적이 유의하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결론
그 동안 수술방법이나 전반적인 치료법이 발전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췌장암은 수술 후 대부분 재발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췌장암은 초기에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미세전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수술적 치료법만으로 췌장암을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췌장암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 술식의 향상 및 새로운 항암제와 표적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고 췌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췌장암 진단시 당뇨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흔하며 실제로 췌장암으로 진단받기 1-2년 전에 당뇨가 나타난 환자가 적지 않으며 이것은 췌장암 환자의 일부에서는 당뇨가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췌장암의 초기 징후로 당뇨가 나타나는 이유는 췌장암 세포에서 분비된 화학물질이 islet cell을 자극하여 amylin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고 이것이 인슐린의 말초저항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췌장암의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2-4배라고 알려져 있다.
출처 : 건국대학교병원 부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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