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환우 여러분, 저 처럼 수명 단축하지 마세요
작성자: 암과싸우는사람들 카페 길가메시
최근에 제가 글을 많이 올려서 좀 자제를 하려고 하다가 오늘 한 환우와 통화를 하고 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오늘 통화한 환자분은 저랑 증상이 똑 같습니다. 위암원발암, 복막파종으로 항암치료하다 복수가 최근에 많이 차서 천자를 자주하고 복통에 시달립니다. 뭘 먹으면 복통이 올까봐 먹기가 겁 납니다.오늘 통화한 환우도 복통이 심해서 물 한모금 못 먹고 일주일을 있다가 오늘 병원에 입원 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엄청 뭐라고 그랬습니다.
아프면 즉각 병원 주치의에게 달려가세요. 주말이면 항암받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서 마약성 진통제 맞으세요. 응급실에서 차트를 띄우면 치료이력이 모두 있으니 응급의가 진통제 처방해 줍니다.환자 자료가 많이 있으니 불필요한 검사도 별로 안 하죠.다음 날 주치의 출근하면 연락이 되어서 입원으로 연결도 해 줍니다.
이렇게 통증을 먼저 잡고 그 다음에는 잘 먹으세요.
먹어야 칼로리가 섭취되고 열량이 들어와야 힘이 납니다. 간단하죠?
통증은 진통제로 잡고, 환자는 먹고,
이러면 자연히 몸이 회복 됩니다~
'먹어야 살고 안 먹으면 죽습니다'
다 아는 사실이고 진리 입니다. 제가 이번에도 6박7일을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고 나왔는데, 병원에서 여러 사람을 봤습니다. 속이 안 좋다고 안 먹는 환자는 결국 항암치료는 못 받고 영양제에 의존하면서 그렇게 침상에 누워 있더군요. 저 보다 일찍 들어와서 언제 나갈지 모르고...
4기 암환자는 체중이 곧 생명 입니다.
암환자의 사망이 70%가 영양실조가 직접 사인 입니다. 나머지 30%는 뭘 까요?
간암, 폐암 등은 해당기관이 역활을 못하니 직접 사인이 되겠지만, 다른 암들은 직접 사인이 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오랜 항암치료에 간, 콩팥 같은 장기들이 망가지거나 패혈증으로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이번에 면역치료제 잘못 써서 '수명이 2년이상 단축' 되었습니다. 오랜 항암으로 내성이 자꾸 생기니 표준치료는 없고, 약을 또 바꿔야 해서 제가 몇 달전에 고민 하는 글도 올렸습니다.3가지 대안중에 혹시라도 해서 완치확률이 있는 면역치료제를 1달간 주사 맞았는데, 이때 체중이 무려 8kg나 빠졌습니다.
제가 재발하고 만 2년이 넘게 투병을 쉽게 할수 있었던 것도 체중이 55kg이상 되어 체력이 뒷 받침이 되니 그런 겁니다. 지금까진 그냥 제가 운전해서 병원가서 주사 맞고 약 타고 집으로 왔죠. 이렇게만 살아도 뭐 되겠네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약을 한번 바꾸고, 두번 바꾸니 이젠 약이 별로 없는 겁니다. 그래서 면역치료제로 시도를 해 봤죠.
사실 암 조직세포로 검사를 해 보니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검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니 실제로 해 보면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주사를 맞았습니다.
결론은 ?
1달만에 복수를 6번이나 빼고 체중 8kg 손실.
이렇게 되니 이젠 체력이 고갈되어 혼자 잘 걷기도 힘듭니다. 아내 어깨에 기대어 병원에 가니 뭔 항암치료가 됩니까? 영양제, 알부민 단백질, 수액을 투입해서 몸을 먼저 추스려야죠.체력이 고갈된 환자가 이런 걸 맞으니 몸이 못 견뎌서 발이 붓습니다. 완전히 퉁퉁...
삐쩍 마른 몸에 영양제와 수액이 흐르니 복수도 미친듯이 빨리 찹니다. 몸이 회복되는 만큼 복수도 차는 거죠. 차면 또 천자해서 빼 냅니다.복수를 빼면 죽이라도 한그릇 다 먹을수가 있죠. 이렇게 투병하며 사는게 현재의 제 모습입니다.
더 적나라한 얘기 해 드릴까요?
복수로 배가 완전히 빵빵했다가 빠지고, 항암제가 장 세포 확 죽여버리고, 이러면 설사가 나왔다 변비가 나왔다 극 과 극으로 장이 견디질 못 합니다. 자다가 방귀 뀌면서 설사가 같이 나옵니다. 하루에도 두번씩 팬티 빱니다.
항암부작용인지 복통도 수시로 오고, 배가 부르니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해서 잠을 두세시간 이상 자지를 못 합니다. 자다깨고 자다깨고...보름이상을 이렇게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등에 갈비뼈가 선명하더군요. 눈물이 바로 나오더라구요. 이런 해골같은 몸이지만, 정신은 말짱하니 이것이 더 미칩니다. 차라리 마약진통제를 맞아서 정신이라도 몽롱해 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제가 미쳐서 조증으로 집에서 난리를 피다 결국 응급실로 끌려가서 입원했고, 난동 더 피다가 신경안정제 맞고 푹 잤습니다. 12시간 정도 푹~ 자면서 똥도 쌌고 (방귀끼니 설사가 같이..ㅠㅠ)
자고나니 머리가 개운 한게 살거 같더군요.
신경정신과 의사가 다음 날 와서 상담하고 당분간 안정제를 약한 걸로 먹자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진통제도 손, 발이 틀리는 증상이 있는 것 같아 약한 걸로 바꿨습니다. 병원에 얘기하면 다 됩니다.
섬망이 처음 와서는 그냥 넘어 갔는데 집에오니 또 불면증이 생기고 6일만에 섬망으로 난동피우는 나를 보고 자진해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신경 안정제 맞고 푹 잤죠. 한마디로 미친 것이었죠.
이렇게 치료하고 나니 살만하고, 내가 왜 지금까지 불면증을 참았을까 바보 같더군요. 그냥 약 도움받아서 먹으면 쉽게 해결 되는데 말이죠. 이런 약은 부작용도 별로 없는데 제 자신이 정신과 약을 먹는다는 걸 못 받아 들인거죠.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사람이 1달만에 완전히 시래기처럼 맛이 갔습니다.약 한번 잘못써서... 괜히 유효율이 낮은데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면역항암제 썼다가 수명을 몇년 단축시킨것 같습니다.지금은 진통제와 신경안정제 먹고 통증없이 잘 잡니다. 잘 자니 머리가 맑습니다.아직도 며칠간격으로 복수 뺍니다. (이건 할수 없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괜히 임상실험해서 아까운 체력 허비하지 마세요.체중 2~3kg만 좋아져도 영양제 맞을 필요없이 편히 항암치료 받으며 오래 살수 있습니다.저는 이제 체중을 조금 회복해서 50kg쯤 되는거 같습니다.복수로 체중이 들쑥날쑥하니 몸무게는 기록해서 항상 추세를 살핍니다. 되도록 일정도 기록을 해야 헷갈리지 않습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환우여러분은 제 같이 고생하지 마시고, 엘로나이프님 처럼 항암투병을 7년쯤 해서 완치판정 받으세요~방금 독일과의 축구가 끝났네요. 2:0 승리, 기적입니다.4기 암환자인 저나 여러분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면 됩니다 !
말기암도 한국축구처럼 '추가시간'을 끝까지 포기않고 뛰면 기적이 일어 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의 3명이 선고한 여명시간을 벌써 넘겼고,2배를 넘기고도 이렇게 계속 살아 있습니다. 항암치료 후 회복기가 되니 컨디션도 점점 좋아지네요. 저는 '제게 주어진 추가시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병 할 겁니다. 4기 환우 여러분들도 모두 기적을 만들 수 있습시다.
최근의 신약개발 속도를 보면 환우들만 버텨주면 충분히 기적이 가능 합니다. 제가 작년에 사이람자 치료비를 포함한 1년치 병원비가 5천5백만원정도 되더군요. 그래도 표적치료제 사이람자 덕분에 약 10달을 편하게 항암 받았습니다.
이제 사이람자는 치료효과가 인정되어 긴급의약품으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보건복지부도 이만하면 빠르게 처리했으니 칭찬 받아야 하쟎아요. 저는 5,500만원이나 들인 돈을 여러분은 5%만 내고 맞을 수 있으니 남는 돈으로 미슬토를 맞든, NK면역세포 치료 받으러 일본을 가든 수십번은 할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벌면서 기다리면 신약과 신기술이 나옵니다.
저랑 같이 해 봅시다.
안하면 안되고, 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믿고 따르세요~
하면 됩니다. 하면 되고 ! 하면 되고 ! 하면 되고 !
* 첨부된 사진은 저의 5월달 책상달력 입니다. 체중 변화를 확인 한번 해 보세요.
5월초만 해도 자전거 타고 시내나 병원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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