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보조요법으로서 케톤 형성 식이(Ketogenic diet)의
치료 기전과 가능성
케톤 형성 식이(ketogenic diet)가 대체 뭘까요?
살 뺄 때 쓰는 것 같기도 하고, 간질이나 항암보조요법으로 쓰인다고도 하는데?
일단, 케톤에 대해 의사들이 먼저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때 케톤이 등장한다는 이유에서죠 10여년 전만 해도 케톤에 대해 알려주는 샘들이 없었습니다
책을 찾아봐도 뚜렷한 얘기도 없었죠 혈당이 400-500mg/dL 이상 너~무 높은 분들이 어떤 이유에서건 인슐린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게 될 때(인지력 떨어지는 노인들이 혈당은 높은데 인슐린을 안 맞는다든지...) 고혈당으로 인한 삼투성 이뇨로 소변량이 늘고, 탈수가 심해지면서 때로는 의식을 잃기도 하는데 하필 이때 케톤이 높거든요
케톤은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이 떨어지면 구원병으로 생기는 대체 에너지인데 불난 집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방화범 취급을 받게 됩니다 케톤 자체로도 경한 대사성 산증(Acidosis)을 만들 수 있지만 diabetic ketoacidosis는 케톤보단 젖산 증가로 인한 metabolic acidosis가 더 큰 기여를 함에도 불구하고, 진단명이 ketoacidosis로 붙여진 관계로 의사들의 미움을 받게 됩니다
Diabetic ketoacidosis는 응급실에 환자가 와서 실제로 사망할 수 있는 중병이고, 치료 프로토콜도 비교적 복잡한 편이라 싫을 만 하죠 하지만 이것은 대단히 극단적인 상황이구요 케톤은 평상 시에 매일 만들어져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아주 흔한 녀석입니다 중병 때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란거죠
포도당이 분해가 되는 과정을 glycolysis(당분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서 Pyruvate가 되고, pyruvate가 Acetyl-CoA로 된 이후 TCA cycle에 들어가게 되죠 이 때 너무 과식을 해서 에너지(ATP)가 넘치게 되면 미토콘드리아에서 산화적 인산화과정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세포는 이 때 만들어지는 활성산소로부터 자신도 보호할 겸 과잉한 ATP를 만들 필요도 없기 때문에 glycolysis와 TCA cycle의 대사 중간 중간을 차단해버립니다
TCA cycle로 못 들어온 Acetyl-CoA는 인슐린(에너지 과잉의 신호)에 의해 ACC(Acetyl-CoA Carboxylase)가 활성화되서 결국 중성지방(Triglyceride) 쪽으로 대사되서 이것이 나중에 지방 세포에 전달이 되면 지방살이 찌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가 안되는 1형 당뇨 환자라면?
인슐린이 없으면 ACC가 활성화가 안 되거든요? 그러면 Acetyl-CoA는 넘치지만 TCA cycle로도 못 들어가고, 그렇다고 중성지방도 못 만드는 진퇴양난 상황이 오겠죠? 이 Acetyl-CoA가 3개가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은 HMG-CoA이고, 이게 분해되서 만들어진 Acetoacetate, 3-Hydroxybutyrate, Acetone이 바로 케톤입니다
케톤을 분해하는 Thiophorase가 간세포에는 없기 때문에 케톤이 간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하고, 수용성이기 때문에 혈류를 떠돌아다니다가 보통 세포 안에 흡수되면 다시 Acetyl-CoA로 바뀌어서 다시 TCA cycle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Acetoacetate에 thiophorase가 작용 시 Succinate가 succinyl-CoA로 바뀌면서 TCA cycle을 한번 더 밀어넣을 수도 있구요
자~케톤이 잘 만들어지려면 인슐린이 없어야겠구나? 이 정도는 감이 오시죠?
그럼 굶을 때는 어떨까요?
장기간 굶게 되면 간 내 글리코겐이 분해되서 포도당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TCA cycle의 기질들이 다시 포도당을 만드는 쪽으로 대사가 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gluconeogenesis(당신생성)라고 합니다 이 때 TCA cycle 내 OAA(oxaloacetate)가 PEP(phosphoenolpyruvate)로 바뀌면서 gluconeogenesis가 진행되는데...무엇이 문제가 되냐면요?
굶을 때는 중성지방을 분해해서(베타-산화) Acetyl-CoA를 만드는데 이 Acetyl-CoA가 citrate가 되면서 TCA cycle로 들어가려면 Acetyl-CoA와 OAA가 결합해야만 citrate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저혈당 극복하려고 OAA를 윗쪽으로 다 빨아가면(gluconeogenesis) OAA 자체가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Acetyl-CoA가 TCA cycle로 들어가고 싶어도 OAA가 없으니 들어갈 수가 없어요
이 때 남아도는 Aceyl-CoA는 물론 굶을 땐 인슐린이 거의 안 나오니 다시 중성지방으로 가지 않고, 케톤으로 갑니다 그래서 굶으면 소변 검사할 때 케톤이 양성으로 나오는 겁니다 케톤이 올라간다는 것은 굶고 있구나? 또는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만들고 있구나?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는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이(저탄고지)를 해서 거의 지방 위주로 식사를 한다면?
물론, 인슐린은 지방 대사에 의해서도 일부 나오긴 합니다만 인슐린의 분비는 탄수화물에 의해 더 압도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것 같습니다 즉,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니 인슐린은 없고, 지방산이 세포 내로 들어오니 결국 Acetyl-CoA는 많아질테고...결국 케톤이 생기겠네요
네...저탄고지를 하면 케톤이 올라갑니다 만약 이 때 케톤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지방을 에너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니 식사를 해도 진정한 기아 상태가 되서 몸이 무지하게 힘들겠죠? 케톤이란 넘치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면 세포는 살기 위한 마지막 발악으로 pyruvate를 젖산으로 보내면서 ATP를 만드는데 이 땐 산소가 없어도 즉, 숨을 쉬지 않아도 대사가 가능해서 혐기성 당대사(Anaerobic glycolysis)라고 합니다 암세포가 아주 많이 이용하는 대사죠 100미터 달리기하면 근육에 젖산이 쌓여서 근육통이 생긴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바로 이 젖산이 넘쳐나면 대사성 산증때문에 온몸에 몸살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탄고지할 때 케톤이 잘 올라가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 버팁니다 엄청난 영양결핍 상태라서 대사를 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기에 이런 분들은 다이어트를 위해 굶기보단 그간 편식이나 흡수 장애 등으로 인해 어떤 영양소가 부족해졌는 지 검사하고, 치료하는 게 우선입니다 자~지금까지 에너지 대사의 흐름에 대해 설명드렸구요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서(또는 그렇게 의도해서) 주로는 혐기성 당분해(젖산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만듭니다
Ketogenic diet를 하게 되면 암세포는 포도당을 통한 혐기성 당분해(젖산 대사)가 제한됩니다 Glycolysis로 내려오는 포도당 자체가 없어질테니 너무 당연한 상황이죠 덕분에 Glycolysis의 상위 레벨에서 작동하는 PPP를 돌릴 재료도 떨어지는 꼴이 되서 산화손상에 취약해지게 되고(NADPH 생성 저하), 이 덕에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시 민감성을 높아지게 됩니다
항암치료 하루 이틀 전에 굶으면 항암효과가 더 좋다는 말 들어보셨죠 이게 바로 PPP를 못 돌려서 생긴 비화라는 거죠~
Ketogenic diet를 하든 굶든 지방산 분해에 의해 만들어진 Acetyl-CoA 또는 간에서 만들어져서 혈중으로 유리된 케톤을 세포들이 받아들여서 다시 Acetyl-CoA로 전환해서 TCA cycle을 돌리게 되는데, PPP는 안 돌아가면서 TCA cycle을 돌리게 되면 암세포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에 장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에 전자의 유출에 의해 활성산소(ROS)의 생산이 늘어나서 암세포가 산화손상에 더 취약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암세포 내에 ROS를 증가시켜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들을 가능성이 더 높겠네요
장기적인 치료 시 요로 결석이 생기거나(potassium citrate로 예방 가능)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을 보충해서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Se, Zn, Cu 등의 혈중 농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구요.그 외 소아의 경우 IGF-1이 감소로 성장 장애가 올 수 있지만 암환자의 경우에는 IGF-1의 감소가 암의 성장을 막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암세포가 Ketogenic diet에 영원히 당해주면 참 좋은데 말입니다 이 놈들도 생물이라 살 길을 모색합니다 충분한 ATP가 만들어지면 지방산이 미토콘드리아 안에 들어가게 도와주는 CPT1 수용체가 차단이 되어야 하는데 암세포가 만든 젖산은 이 수용체가 계속 활성화되게 돕는거죠 젖산의 상징은 저에너지 상태니까...
세포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려고 하나 봅니다 지방산이 미토콘드리아 안에 들어가지 않고, 케톤이 계속 만들어져야 하는데...미토콘드리아 안에 계속 들어갈 수 있게 되는거죠 그럼에도 포도당 대사로 인한 성장의 자극이 더 강하기 때문에 Ketogenic diet가 더 낫다고 생각되는 겁니다 그리고 아미노산도 성장의 자극을 충분히 줄 수 있고, PPP로의 방향 전환도 주기 때문에 줄여서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암환자를 위한 Ketogenic diet의 대사적 이해를 위한 정보를 일부 풀었구요 이렇게 빡센 Ketogenic diet를 건강 개선 목적으로 일반인이 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다이어트나 건강 개선 목적으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그 만큼 고단백, 고지방 식이를 하는 소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저탄고지)'는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대게는 유용하지만 얼마나 농약이나 환경오염으로부터 덜 오염된 식단을 꾸릴 수 있는가?
그간 지방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런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그 데이터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구요 건강한 지방이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과제이고, 유전자에 따른 각 개인의 식단에 대한 영향도 고려해볼 문제입니다 그리고 해독에 대한 검사와 치료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NOTE:
20년전 즈음으로 기억이 된다, 그 당시 신경과 영역의 소아 뇌전증(간질) 환자의 경련 조절에 케톤식이요법을 많이 시도하였다, 일반적으로 뇌에 병변이 있는 경우 수술을 하거나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련 조절이 안 될 경우에는 케톤식이요법을 시도하여 좋은 결과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 기존의 치료로 호전이 어려운 경우에는 케톤식이요법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근간에 와서 암 치료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뇌종양의 경우 시도 할 수 좋은 요법으로 생각되지만 아직 국내 의료진들이 암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권유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바램이 있다면 통합의학적 암 치료를 추구하는 의료기관에서 케톤식이요법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암과 싸우는 많은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메디칼엔지니어 ㅣ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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