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및 담관암 (gallbladder cancer, cholangiocarcinoma) 쓸개암
정의
담낭암은 담낭에서 생기는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로, 담낭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담낭암이라고 하면 담낭 선암종을 말한다. 그 외에 미분화암, 편평상피세포암, 선극세포종 등이 있고, 드물게 유암종, 림프종, 간질종양, 과립 세포종, 악성 흑색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담관암은 담관의 상피를 닮은 세포로 구성된 종양으로 그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과 간외 담관암으로 나눈다. 간내 담관암은 다시 주변부 담관암(peripheral cholangiocarcinoma)과 간문부 담관암(hilar cholangiocarcinoma)으로 분류한다. 간외 담관암은 그 발생 부위에 따라 상부(근위부), 중부, 하부(원위부) 담도암으로 구분되며 임상양상, 치료방법, 예후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담관암 발생 위치
원인
담낭암의 발생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인종적, 지역적으로 담낭암의 발병률이 매우 차이가 있으며 여러 가지 담도계 질환이 담낭암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어 담낭암 발생에 유전적, 환경적 요소가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담낭암 발생의 위험 인자로는 담석과 만성 담낭염, 췌담관 합류 이상, 석회화 담낭(porcelain gallbladder), 장티푸스 보균자, 여러 가지 화학물질 등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들이 어떠한 과정에 의해 담낭암 발생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담관암의 위험인자로는 담관 정체(stasis), 만성 염증, 만성 감염 또는 발암물질 노출 등이 있으나, 특별한 선행 위험인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특히 고연령의 담관암의 경우 대부분 위험인자를 발견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간흡충증과 같은 만성 간담관 내 기생충 감염, 담관 확장을 동반한 선천성 기형,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과 만성 궤양성 대장염, 담관암 유발인자에 대한 직업적 노출(고무나 자동차 공장에 근무하는 자), 가족성 용종증, 선천성 간섬유증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증상
담낭암과 담관암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다. 비특이적인 증상이나 간 기능 수치의 이상으로 담석증이 의심되어 담낭절제술을 받은 후 담낭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으며, 최근에는 건강검진의 보급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하여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비특이적 증상으로는 체중감소, 피로감, 오심, 구토, 우상복부나 명치 아랫부분인 심와부에 통증이 있으며 간혹 십이지장이나 대장의 폐색(막힘)이 동반될 수 있다. 담낭암과 담관암이 서서히 진행되면 종양이 담관에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막게 되어 담즙의 흐름이 차단되고 혈액 내 빌리루빈의 수치가 높아져 담관폐쇄로 인한 황달이 생기게 된다. 담관염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열을 동반하지 않으며 통증은 대부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
담낭암과 담관암의 진단에는 복부초음파,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복부 MRI 등의 영상진단 검사 방법을 이용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의 단점은 조기 병변을 발견하기 어렵고, 총수담관이나 림프절, 췌장 침범 유무를 알기 어려우며, 간문부 및 경총 림프절 전이에 대한 전이 유무 확인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
이에 반하여 복부 CT는 림프절 및 전이성 병변을 평가하는데 있어 복부초음파 검사나 내시경 초음파(EUS)에 비해 월등하여 진행성 담낭암을 진단하기에는 상당히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조기 병변에 대한 진단은 여전히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MRI는 CT에 비해 담낭암의 용종성 병변의 감별에 있어 양성 벽 비후(두꺼워짐)를 보이는 만성 담낭염이나 담낭 선근종, 양성 종양과 암을 감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며, CT 검사에 비해 림프절 전이 감별이 용이하고,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정도를 감별하는 데에도 월등하다.
이 외에도 내시경 초음파 검사는 점막이나 근육층에 국한된 조기 담낭암을 진단하는데 도움이 되며, 담석과의 구별,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의 진단, 암의 병기 결정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은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하여 담관의 협착과 폐쇄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담관의 영상을 얻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유용한 검사로서, 담즙 배액술 등의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고, 정확도가 높지만 모든 경우에서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CT 촬영만으로 진단이 애매하거나 십이지장과 유두부의 관찰이 필요한 경우, 담즙의 채취가 필요하거나 담관 내 생검과 세포진 검사가 필요한 경우, 담즙 배액술 등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 선택적으로 시행한다.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은 암세포에서 당대사가 증가되어 있는 것을 이용한 검사 방법으로, 다른 영상검사에서 안 보이는 병변이나 전이 여부를 진단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CT에 비해 장점이 월등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검사법은 아니다.
치료
담낭암과 담관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고, 진단 당시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범하여 근치적 절제(암이 존재하거나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치료 방법은 암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며, 한가지 혹은 여러 가지 방법을 병합하게 된다.
담낭암과 담관암의 완치를 위한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이다. 그러나 전체 환자들 중 이러한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담낭암의 경우 10~30%, 담관암의 경우 40~50% 정도에 불과하다. 담낭암의 수술적 방법은 단순 담낭 절제술, 확대 담낭 절제술, 간 부분 절제를 포함한 광범위 담낭 절제술, 담관 또는 췌십이지장 절제를 포함한 수술 등 암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나뉘어진다. 담관암의 진단은 어렵지 않으나 특히 상부(간문부) 담관암에서 치료의 방법을 결정하는 것, 즉 외과적으로 절제가 가능한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담도, 혈관계에 해부학적 구조가 다양하고, 수술 전, 심지어는 수술 중에도 정확한 종양 침습 범위를 판단하기가 어려우며, 일단 근치적(완치를 위한) 수술을 시도하게 되면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간문부 담관암은 대부분 상부에 있는 간내 담관으로 침윤하므로 담관, 담낭을 절제하면서 간의 일부를 병합 절제하는 것이 완치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간문부 담관암은 초기에 주위 혈관(간문맥, 동맥) 및 양측 간내 담관으로 침윤하는 경향이 있어 완전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원위부 담관암은 대체로 췌장 두부에서 발생한 췌장암에서와 같이 췌장 두부, 십이지장, 담낭 및 담관, 경우에 따라 위장의 일부까지 동반 절제하는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해야 근치적 절제가 가능하게 되며 간문부 담도암에 비해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암이 담관 주위로 침윤하였거나 전이가 되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황달을 경감시키는 보존적인 치료(증상완화를 위한 치료)가 중요하다. 담즙을 배액하는 개복 수술이나 비수술적으로 내시경 등을 이용하여 스텐트 삽관술이 시행되며 이러한 내시경 시술은 경험이 많은 의사에 의하여 시행될 경우 약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시술과 관련된 사망률은 0.1% 정도이다. 다른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경피경 간담즙 배액술이 있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이 전이되어 수술이 힘든 경우나 수술 후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들의 성장을 막기 위해 시행된다. 수술을 하였지만 암의 완전 절제가 어려운 경우,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되어 절제가 불가능하지만 전이가 없는 암에서 국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사선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진행된 종양으로 인해 출혈이나 골절 또는 통증이 나타날 때 이러한 증상 완화를 위하여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수술 전 방사선 화학요법을 시도하여 성공적인 절제가 가능하였다는 보고도 있고 이러한 치료법에 있어 최근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경과/합병증
담낭암, 담관암 등의 담도계 암은 폐쇄성 황달이 명확히 나타나기 전까지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담도 폐쇄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암이 진단될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암에 비하여 예후도 상당히 불량하여 담낭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5% 미만, 모든 담낭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도 6개월 정도이다.
담관암의 경우에는 발생 위치에 따라 예후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절제가 가능한 간내 담관암의 경우 3년 생존율은 45~60%이고 평균 생존기간은 18~30개월 정도이며 외과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는 7개월 정도이다.
간문부 담관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7~15% 정도이며, 원위부 담관암은 다른 부위에 발생한는 암에 비하여 50% 정도로 상대적으로 외과적 절제율이 높으며 평균 생존기간은 24개월, 5년 생존율은 15~28% 정도이다. 그러나, 외과적 절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역시 생존기간이 8개월 정도로 매우 불량하다.
예방방법
아직까지 담낭암과 담관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으며, 다만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을 일상생활에서 피하여 예방하는 수 밖에 없다.
간흡충증의 예방을 위하여 익히지 않는 민물고기의 섭취를 피하고 간흡충에 감염되었다면 바로 치료제을 복용해야 하며, 간내 담석증, 석회화 담낭, 도자기화 담낭, 담관낭종 같은 선천성 기형 등은 절제 수술을 시행한다.
담낭 용종, 궤양성 대장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선천성 간섬유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정기적 검진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담석 환자 중에서 담낭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1% 미만이므로 담석이 있다고 해도 증상이 없으면 미리 담낭을 절제할 필요는 없다.
담석에 의해서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담낭을 제거하면 되지만, 췌담관 합류 이상의 기형, 석회화 담낭, 도자기화 담낭이 발견되면 담낭암의 발생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담낭 제거술을 받아야 한다.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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