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안부 / 박복화
지금 그대 춥거든
내 마음을 입으시라
내복 같은 내 마음을 입으시라
우리의 추운 기억들은
따뜻한 입김으로 부디 용서하시라
당신과 나의 거리가
차라리 유리창 하나로 막혀
빤히 바라볼 수 있다면 좋으리
차가운 경계를 사이에 두고
언 손 마주대고 있어도 좋으리
성에를 닦아내듯
쉽게 들여다보이는 안팎이면 좋으리
시린 발바닥에
다시 살얼음이 박히는 계절
한 뼘의 고드름을 키우는
바람소리 깊어지면
눈빛 하나로 따스했던
그대만 나는 기억하리
나조차 낯설어지는 시간
스스로 기다림의 박제가 되는 저녁
입술이 기억하지 못하는
절실한 그대의 안부
지금
내 마음처럼 그대 춥거든
이 그리움을 입으시라
https://youtu.be/c1wpEweuo6U
오래된 기억/김동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맺은
수 많은 인연 중에서
유난히 안부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
스마트폰도
삐삐도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도무지 연락 할 방법도 없다
오로지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사람의 얼굴 모습과
이름 석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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