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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환자 치료 성적 개선은 왜 이토록 더딜까

라이프케어 김동우 2022. 8. 23. 10:13

췌장암 환자 치료 성적 개선은 왜 이토록 더딜까

  • 기자명 김윤미 기자 
  •  입력 2021.08.23 06:00
  •  수정 2021.08.23 09:56

 

전홍재 교수, "췌장암 치료 핵심은 약물전달 개선"


"nal-IRI, 3상 임상연구까지 성공했지만 임상선 평가절하"

"췌장암은 아무리 좋은 약을 만들어도 암세포까지 전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약물전달 개선을 목표로 최근 5년간 여러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nal-IRI, 상품명: 오니바이드)'은 새로운 나노기술을 접목해 췌장암 후속치료에서 3상 임상연구까지 성공했지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다소 평가절하된 감이 없지 않다. 다만 8월부터 급여 적용된 nal-IRI로 인해 국내 췌장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조금은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는 지난 20일 대한종양내과학회가 개최한 'Best of ASCO 2021'에서 췌장암의 병태생리과 치료 성적 개선의 어려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림. 췌장암 치료제 개발 역사(출처: Best of ASCO 2021)

이날 전홍재 교수는 "그동안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이 개발되며 다양한 암종에서 눈에 띄는 치료 성적 개선이 나타났지만, 그같은 혜택을 유일하게 받지 못한 암종이 바로 췌장암"이라고 강조했다.

 

췌장암은 지난 20여 년간 '젬시타빈'이 표준치료로 사용됐었다. 이후 2011년 'FOLFIRINOX(옥살리플라틴/류코보린/이리노테칸/5-플루오로우라실)', 2014년 '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전체생존 개선을 입증하며 현재는 이 두 가지 치료전략이 1차 표준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5년 nal-IRI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1차 치료 실패 환자에 대한 후속 치료법이 없어, 1차 치료에 사용하지 않은 나머지 치료제들을 교차해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가장 최근에는 2019년 PARP 억제제가 BRCA 변이 췌장암 환자에서 최초의 표적치료제로 효과를 입증했지만, BRCA 변이를 가진 환자의 비중이 전체 췌장암 환자 중 5%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전히 췌장암은 신약에 대한 수요가 높은 암종이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전홍재 교수는 췌장암 치료에 약제 개발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를 암종의 생물학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췌장암의 경우 진피 세포외기질(extracelluar matrix)이 풍부하고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혈관에 압착을 일으키며 약물의 전달 자체를 제한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약을 만들어도 암까지 잘 도달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외에도 종양미세환경 자체가 면역을 억제하기 때문에 췌장암은 다른 암들과 달리 면역항암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췌장암의 이같은 특성을 감안해 최근 'PEGPH20' 연구가 진행됐지만 실패했다.

전 교수는 "약물전달을 개선하는 방법 중 하나가 PEGPH20"라며 "이는 진피 세포외기질(extracelluar matrix)의 상당 부분을 이루고 있는 히알루론산을 녹여줄 수 있는 약제로 기초 연구에서 개선 효과를 보여 기대가 컸지만, 두 가지 3상 임상 모두 실패해 이 전략은 효과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췌장암 약물전달) 방법이 나노 기술을 이용해 약물 전달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다른 암에서 나노 기술을 접목했을 때보다 췌장암에서 그 효과가 월등히 좋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나노 기술을 접목해 첫 번째 포문을 연 약제는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다. 일명 '아브락산'으로 불리는 이 약제는 기존 파클리탁셀에 알부민을 붙인 나노물질로, 파클리탁셀 대비 월등히 좋은 효과를 보여 췌장암 1차 치료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전 교수는 나노 기술을 접목해 성공을 거둔 두 번째 치료제로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nal-IRI)'을 꼽았다.

전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nal-IRI은 100나노가 안되기 때문에 나노 물질이라고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나노 기술을 이용한 약제는 맞다"며 "nal-IRI는 수용성 공간에 이리노테칸을 채우고 바깥쪽에 리포좀을 페길화(PEGylation) 기술을 통해 실제 혈장에서 노출되는 시간을 좀 더 길게 만들고 암세포에 축적되게 만드는 새로운 약물전달 기술이 적용된 약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nal-IRI은 암세포나 대식세포에 의해서 주로 흡수가 되고, 대사를 통해서 이리노테칸이 된 다음에 활성대사체인 SN-38이 돼 종양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존 이리노테칸과의 비교해 보면 실제 혈장에 노출되는 시간 및 종양에 노출되는 시간을 월등히 개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교수는 이처럼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약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선 다소 평가절하 돼 있다고 지적했다.nal-IRI의 개발 과정이 수월치 않았고, 규모가 큰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약제가 아니기에 홍보와 평가에 있어 손해를 본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만의 한 제약사로부터 2상 임상까지 개발된 nal-IRI은 메리맥 파마수티컬스가 인수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후 박스터, 박스앨타를 거쳐 현재 세르비에까지 이렀다. 현재 국내 공급도 세르비에가 담당하고 있다.

 

전 교수는 "기존의 우리가 췌장암 후속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FOLFIRINOX'나 '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전략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이 아니라 1차 치료 효과에 기반한 확대 사용인 반면 nal-IRI은 현재 3상 임상시험(NAPOLI-1 연구)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치료 전략"이라며 "그동안 후속치료에 가이드라인이 권고한 NAPOLI 전략(nal-IRI+5-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을 국내에서 사용되지 못했던 이유는 급여 때문이었는데, 8월부터 nal-IRI가 급여 적용돼 치료법이 조금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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