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가속기 상용화 "암세포 25분 만에 치료"

 

첨단 가속기 상용화 "암세포 25분 만에 치료"

 

동남권 의료·과학 특화단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부산 기장군에는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가 오는 2016년 3월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 부지에 건립될 중입자가속기는 국내 컨소시엄이 중심이 된 국제 공동연구개발사업으로 현재 설계와 기종 선정을 위한 준비 및 실무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의료용 가속기의 장밋빛 미래를 내다보고 앞 다퉈 의료용 가속기 개발과 기술력 선점에 나서고 있는 유럽 과학강국을 둘러 봤다.
독일 14만 소도시에 연간 과학자 3천명 활동 벨기에 "양성자 가속기 세계 점유율 60%"

△독일 국립중이온 연구소(GSI)=독일 서남부 인구 14만 명의 소도시인 다름슈타트. 독일 최대의 과학도시인 이곳에 자리 잡은 GSI에는 연간 3천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활동 중이다. GSI는 핵심시설인 중이온(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해 지난 1997년부터 암치료 연구를 본격화 하고 있다. GSI는 지난해 말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에 의료용 가속기를 설치, 300여 명의 환자를 1년여 간 치료해 오며 상용화의 길을 걷고 있다.

호스트 슈테커 GSI 연구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본보 취재진에 "중입자 빔으로 암세포 치료에 필요한 정확한 에너지와 위치를 계산하는 데는 15~20분, 환자를 실제 치료하는 데는 2~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부작용도 없고 간편하게 치료한 뒤 바로 귀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암 환자들을 비롯해 의사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GSI 측은 태아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방사선 항암 치료가 어려웠던 임신부에게도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한 치료가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부정맥 등 혈관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입증됐다고 소개했다.

GSI는 현 가속기의 다섯 배 규모에 달하는 차세대 중이온 및 양성자 가속기 시설 건설사업인 'FAIR(Facility For Antiproton and Ion Research) 프로젝트'를 지난 2007년 착수, 오는 2017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1조 5천억 원이 투입되며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중국 등 모두 15개국이 참여한다.

△세계적 암치료기 제조사 IBA=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중이온 치료기 제조사 IBA(Ion Beam Application S.A)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암진단법 및 암치료법을 개발하고, 암치료용 가속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IBA는 암환자별 맞춤 치료에 중점을 둔 양성자가속기와 중이온가속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단순한 진단과 치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치료 후의 경과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적용시키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IBA는 가속기의 몸집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사이크로트론 방식의 의료용 양성자가속기를 개발해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에 보급 중이며 세계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IBA는 현재 양성자보다 암세포 치료에 정확성이 더 뛰어난 중입자를 이용한 가속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입자가속기의 기술 이전과 공동연구를 조건으로 프랑스에 관련 장비 보급문제를 협의 중이며, 4년 후에는 탄소 중입자를 이용한 암치료 장비를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마르크 앙드랄 IBA 치료책임자는 "IBA에서 개발하는 의료용 가속기는 서로 다른 효과를 가진 양성자와 중입자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가속기라는 측면에서 하이델베르크에서 상용화 된 중입자가속기보다는 장점이 있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독일 다름슈타트, 벨기에 브뤼셀=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중입자가속기
탄소 중입자 등을 가속해 얻은 에너지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초정밀·최첨단 암치료기기.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정상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으며, 암의 형태와 크기에 맞는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