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의 종류와 특성..
머니투데이 조길호선임기자][[조길호의 藥이야기 세상](10) 역그레샴의 법칙-항암제]
암세포는 시간개념이 없다. 텔로미어라는 염색체의 끝에 붙어있는 생체시계가 고장나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텔로미어는 염색체가 분열할 때 그 안에 있는 DNA를 보호하기 위해 염색체 끝에 나와 있는 여분의 염기서열을 말한다. 염색체가 분열할 때 그 끝에 있는 일부분이 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원래 세포에서 나온 딸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는 일정부분 줄어든다. 한번 분열할 때마다 50~100개의 염기가 떨어져 나간다. DNA를 복제하는 효소가 텔로미어의 끝부분에는 달라붙을 수가 없어 복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텔로미어의 염기는 그 숫자가 제한돼 있다. 보통 50~60번 정도 복제되면 더 이상 떨어져 나갈 염기가 없어 재생이 되지 못하고 그 세포는 사멸하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전체 세포수는 점차 줄어들게 돼있다. 보통 몸의 전체 세포가 100조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노인이 되면 그 숫자는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정상세포는 태어나면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정해져 있고 그 길이에 따라 염색체 쌍을 갖고 있는 단위세포의 수명도 일정횟수 분열한 후에는 사멸되는 게 정상이다. 그러므로 세포로 구성된 인간의 몸 전체의 수명도 복제과정에서 그 주기에 따라 일정정도는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이미 프로그램화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분열횟수가 미리 정해져 있어 평소 건강을 잘 관리한다 해도 세포분열 횟수가 정해진 양을 다 채우면 인간의 수명도 끝나게 된다는 얘기다.
운명은 바뀔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바뀌는 것은 시간의 스팬이라는 외연일 뿐 유한한 시간 내에서 몇 번에 걸쳐 분열하는가 하는 그 속성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적어도 유전자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나는 단계인 태반에서는 이 같은 사정이 크게 다르다. 태반에서 수정란이 분화돼 여러 장기와 기관을 만들고, 그러한 기관과 장기들로 구성된 하나의 생명으로 탄생하기 전에는 여러 번 분열해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어들지 않는다. 분열할 때마다 줄어드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다시 원상회복시키는 텔로머레이즈라는 효소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줄기세포는 바로 텔로머레이즈가 활발히 활동하는 태반세포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세포를 원상회복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 줄기세포의 이런 재생능력을 이용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로 개발 중에 있고 일부는 실용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성인의 몸에서는 줄기세포를 구하기 어렵다. 골수나 림프 비장 등에서 일부 있긴 하지만 너무 적어 농축하는데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든다. 성인의 몸 안에는 줄기세포가 이미 장기와 같은 여러 기관으로 분화됐기 때문에 텔로미어를 원상회복시키는 텔로머레이즈 효소가 억제된다. 따라서 성인세포는 재생능력이 텔로미어의 길이에 의해 제한된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 텔로머레이즈의 억제기전이 고장 나면 세포는 죽지 않고 계속 분열하는 암세포가 된다. 암세포는 앞서 말한 돌연변이와,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텔로미어의 재생을 억제하는 기전이 망가져 있는 현상을 보인다. 줄기세포와 암세포는 바로 이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따라서 치료약으로서 줄기세포는 태반에서 채취해 바로 쓰는게 아니다. 여러 조작을 거쳐 발생학적으로 완전히 분화된 세포만을 사용한다. 분화가 안된 줄기세포는 암세포와 같은 치명적 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암제는 지난 회에서 설명한 돌연변이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암세포의 이런 특성을 파악해 그 약점을 파고든다.
첫 번째 유형이 DNA의 기본구조를 만드는 것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아데닌이나 구아닌 같은 퓨린이나 티민 시토신 같은 피리미딘계 핵산을 만드는 걸 차단하거나 엽산대사에 관여하는 환원효소를 억제해 세포분열을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광범위 함암제로 다용되는 메토트렉세이트나 플루오르우라실, 요즘 유행하는 크론병을 치료하는 아자티오프린 등이 그런 항암제다.
두 번째 유형으로는 세포의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는 약이다. 암세포 안에 있는 DNA에 결합해 활성산소 같은 독소를 만들어 세포를 직접 죽이거나 복제를 못하게 하는 약이다. 유방암이나 임파종에 쓰이는 독소루비신 같은 안트라사이클린계와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같은 항암제가 있다.
세 번째로는 세포의 분열을 막는 것도 있다. 빈카잎에서 추출한 빈블라스틴 빈크리스틴 등의 천연항암제로 암세포의 염색체가 분열할 때 양쪽 끝에서 뻗어나 잡아당기는 구조단백질인 마이크로튜블린의 합성을 저해해 증식을 막는다. 신종플루에 대한 특효약으로 알려진 타미플루 같은 약도 항암제가 아닌 항바이러스제지만 바이러스의 기전을 이용해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인 뉴라미니데이즈 합성을 억제해 인플루엔자가 무한정 증식하는 것을 막는다.
마지막으로 암세포의 최대약점인 혈관생성을 막는 약도 있다. 수니티닙이나 소라페닙이 그런 약이다. 암세포성장에 필요한 영양물질 수송을 막기 위해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암세포는 영양물질 생산 대신 자신이 필요한 혈관의 생성을 촉진하는 인자를 만든다. 혈관생성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다. 이를 막아 정상세포 보다는 암세포에 더 큰 타격을 가하도록 한 게 최근에 나온 항암제의 한 원리다. 이밖에도 요즘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 타입으로는 암 억제유전자로 동정된 p53의 기전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이 활발하다.
사실 암세포는 정상유전체 속에 돌연변이가 섞여 융합돼있기 때문에 정상세포는 빼고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약을 만들기는 매우 힘들다. 대부분의 약들은 발암기전의 여러 타깃중 일부분만을 건드리거나 다른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인자를 약물타깃으로 한다. 따라서 크게 보면 '양화'와 '악화'가 싸우는 전쟁판에서 양화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악화를 구축하는 '역그레샴의 법칙'이 대부분의 항암제에 작용되는 원리다.
TIP:
항암치료에 관한 인식
항암 치료약은 먹는 약, 주사제로 크게 나누어 진다.과거에 비하여 항암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암 정복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정상 세포에게는 손상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타격을 주어 치유하는 그런 약물이 개발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가 있지만 정상 세포까지 손상을 주고 그로인한 부작용이 심각하여 항암 치료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항암 치료를 하면서 백혈구 수치나 호중구 수치를 수시로 관찰을 하면서 치료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항암치료이다.빈대 잡자고 초가산간을 다 태울 수 없기에 아직은 암치료에 많은 난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는 천연 항암 성분의 약물도 개발되었지만 아직 보편화된 처방은 아니다.아직 가격이 너무 고가여서 금전적 부담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언젠가는 그러한 성분의 약물이 모든 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그리고 막연하게 항암치료에 관하여 부정적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일단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하여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여야 하고 그 결정은 환자의 몫이다.긍정도 부정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다. 항암치료로 인하여 생명 연장이 된 경우도 있고 완치가 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여 전혀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도 반드시 나에게도 그러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단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암은 결론적으로 다각적인 방법으로 접근을 하여 환자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도록 조성하여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 더라이프 메디칼 의공학부 김동우 010.7216.6789 http://blog.daum.net/inbio8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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