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유방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를 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15일 셀트리온이 만든 유방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사진)의 품목허가(판매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정부 당국의 허가를 따낸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식약처는 “지난 7개월 동안 검토한 결과 허쥬마가 비교 시험과 다국가 임상시험에서 허셉틴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세계 1호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램시마’를 포함해 2개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보유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2007년 1월 연구 개발에 착수해 2009년부터 15개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7년간 허쥬마 개발에 2000억원을 투입했다.
허쥬마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다. 허셉틴은 유일한 유방암 바이오 의약품으로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3상), 화이자(1상 완료)까지 제품 개발에 뛰어들 만큼 시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허쥬마는 항암제 분야의 첫 바이오시밀러로 유방암 바이오의약품의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허쥬마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단백질 ‘HRE2’가 과발현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표적치료 항암제다.
바이오 항암제는 안전성에 대한 기준이 일반의약품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다국적사들도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로 꼽힌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램시마에 이어 항암제 허쥬마가 높은 수준의 허가 기준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약가등재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3월께 허쥬마 국내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허쥬마가 판매를 시작하면 오리지널 의약품 허셉틴은 현재 150㎖ 기준 53만원인 가격이 30만원대로 떨어진다.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제너릭(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값을 30% 자동 낮추도록 규정한 약사법 규정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국내 판매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가격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유방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800억원대를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높은 약값 때문에 항체의약품 항암제의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건강보험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Biosimilar.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해 동등한 품질로 만든 의약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이 절반 이상 짧고, 효능은 오리지널과 동일하나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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